
요즘 극장 예매창을 열어보면 추석 연휴가 아직 시작도 안 됐는데 이미 경쟁이 꽤 뜨겁다는 느낌이 듭니다. 2026년 추석 당일은 9월 25일 금요일이고, 연휴는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이어집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9월 23일에만 한국영화 세 편이 나란히 개봉하고, 9월 30일에도 액션 신작이 뒤따라옵니다.
추석 직전 극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9월 21일 일일 박스오피스에서는 인턴이 3만3849명으로 1위, 오디세이가 3만2932명으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차이가 1000명 안팎이라 연휴 첫날 좌석 배분과 입소문이 곧바로 순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개봉 예정작인 암살자(들), 타짜: 벨제붑의 노래, 가능한 사랑까지 사전 상영과 예매 흐름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실시간 예매 쪽을 보면 9월 22일 기준 암살자(들)이 30.0%, 오디세이가 20.7%, 타짜: 벨제붑의 노래가 15.5% 수준으로 앞쪽에 있습니다. 예매율은 시간대와 극장 편성에 따라 달라지지만, 적어도 올해 추석 극장가는 한 작품이 독주한다기보다 장르별로 관객이 갈라지는 모양새에 가깝습니다.
9월 23일 개봉작이 가장 치열합니다
암살자(들)
암살자(들)은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가 출연하는 범죄 드라마입니다. 1974년 8월 15일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러닝타임은 130분, 관람등급은 12세 이상 관람가입니다.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 추적극이라 부모님 세대와 함께 볼 때 대화거리가 생길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하는 만큼 가벼운 명절 오락영화보다는 밀도 있는 드라마에 가까울 것으로 보입니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최국희 감독, 변요한과 노재원, 미요시 아야카가 중심에 선 범죄 드라마입니다. 러닝타임은 129분이고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입니다. 시리즈물이라는 이름값이 확실하지만, 이번 편은 장태영과 박태영이라는 두 인물의 배신과 복수, 글로벌 도박판을 전면에 세웁니다. 가족 단위보다는 친구나 성인 관객끼리 보기 좋은 선택지입니다. 전편을 모두 복습해야만 이해되는 구조라기보다, 타짜 특유의 긴장감과 인물 간 수싸움을 기대하는 관객에게 맞겠습니다.
가능한 사랑
가능한 사랑은 이창동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만으로도 시네필 관심이 큽니다.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출연하고, 해고노동자 부부와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가 만나 서로의 삶과 욕망을 마주하는 드라마로 알려져 있습니다. 러닝타임은 164분, 관람등급은 청소년관람불가입니다. 긴 상영시간과 묵직한 소재 때문에 모두에게 편한 명절 영화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대신 연휴 중 하루를 온전히 영화에 쓰고 싶은 관객이라면 가장 진득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개봉한 인턴도 추석 변수입니다
인턴은 9월 16일 개봉해 추석 전에 먼저 관객을 만난 작품입니다. 김도영 감독이 연출했고 최민식, 한소희가 출연합니다. 132분, 12세 이상 관람가이며, 은퇴한 베테랑 직장인이 젊은 CEO가 운영하는 패션 스타트업에 실버 인턴으로 들어가는 이야기입니다. 원작을 기억하는 관객에게는 비교 포인트가 있고, 원작을 모르는 관객에게도 세대 차이와 직장 문화라는 익숙한 소재가 있습니다.
박스오피스에서 이미 1위를 찍었다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추석 연휴에는 어르신과 10대가 같이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서, 등급이 낮고 이야기가 비교적 부드러운 작품이 유리할 때가 많습니다. 강한 사건보다 배우 호흡과 따뜻한 분위기를 보고 싶다면 인턴이 가장 무난한 후보입니다.
9월 30일 이후까지 보면 부활남이 있습니다
연휴 직후에는 부활남: 더 레드가 9월 30일 개봉합니다. 백 감독이 연출하고 구교환, 신승호, 강기영, 김시아가 출연하는 액션 영화입니다. 죽은 뒤 72시간마다 되살아나는 취업준비생 석환이 의문의 추격을 받는다는 설정이고, 러닝타임은 101분, 15세 이상 관람가입니다.
이 작품은 추석 당일 관람작이라기보다 연휴 뒤 극장가 흐름을 이어받을 카드에 가깝습니다. 설정이 빠르게 이해되고 러닝타임도 비교적 짧아서, 긴 드라마보다 속도감 있는 장르물을 좋아하는 관객에게 어울립니다. 구교환 특유의 리듬을 좋아한다면 기대치가 꽤 올라갈 만합니다.
취향별로 고르면 이렇게 나뉩니다
- 가족과 무난하게 보고 싶다면 인턴이 가장 편한 선택입니다.
-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 추적극이 끌린다면 암살자(들)이 맞습니다.
- 강한 범죄 드라마와 성인 관객용 긴장감을 원한다면 타짜: 벨제붑의 노래가 선명합니다.
- 감독의 세계와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를 보고 싶다면 가능한 사랑이 눈에 들어옵니다.
- 연휴 뒤 액션 신작까지 챙긴다면 부활남: 더 레드도 일정에 넣을 만합니다.
올해 추석 개봉 예정 영화는 장르가 꽤 또렷하게 갈립니다. 그래서 흥행 1위만 따라가기보다는 같이 가는 사람의 나이, 러닝타임을 견딜 수 있는지, 명절에 무거운 이야기를 보고 싶은지부터 생각하는 편이 낫습니다. 솔직히 이번 연휴 극장가는 작품 하나를 찍어 모두에게 권하기보다, 누구와 보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