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친구가 LA랑 뉴욕 중 어디가 덜 부담되냐고 묻는데, 막상 미국여행경비를 적어보니 항공권보다 숙소와 현지 지출에서 차이가 크게 나더라고요. 미국은 땅이 넓고 도시마다 물가가 달라서 “대충 얼마”로 잡으면 여행 중간에 카드값 보고 놀라기 쉽습니다.
먼저 7박 9일 총액부터 잡기
한국에서 출발하는 1인 미국여행경비는 7박 9일 기준으로 보통 아끼면 250만~330만원, 무난하게 다녀오면 350만~500만원, 숙소 위치와 식사를 편하게 잡으면 600만원 이상도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여기에는 왕복 항공권, 숙박, 식비, 교통, 관광지 입장료, ESTA, 여행자보험, 유심이나 이심 비용까지 넣은 금액입니다.
계산할 때 환율은 실제 고시보다 조금 높게 잡는 편이 마음 편합니다. 2026년 가을 기준 달러가 1,300원대 중후반에서 움직인 날이 많았기 때문에, 저는 1달러를 1,400원으로 놓고 예산표를 만듭니다. 100달러를 14만원으로 계산하면 팁이나 세금까지 넣어도 감이 덜 흔들립니다.
항공권과 숙소가 예산의 절반 이상
항공권은 도시와 시기에 따라 폭이 큽니다. 서부권인 LA, 샌프란시스코, 시애틀은 비수기 특가를 잡으면 왕복 80만~130만원대도 보이지만, 여름방학이나 연말에는 150만원을 넘기기 쉽습니다. 뉴욕, 보스턴, 워싱턴 같은 동부는 비행 시간이 길고 경유 선택도 많아서 100만~180만원 정도로 보는 게 현실적입니다.
숙소는 미국여행경비에서 가장 변수가 큽니다. 코스타와 STR이 공개한 미국 호텔 지표를 보면 2026년 여름 미국 전체 호텔 평균 객실 단가는 1박 150달러대 후반에서 170달러대까지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이건 전국 평균이라 맨해튼, 라스베이거스 주말, 샌프란시스코 중심부 같은 곳은 훨씬 비쌉니다.
- 저렴한 모텔·외곽 숙소: 1박 80~130달러
- 무난한 3성급 호텔: 1박 150~250달러
- 뉴욕·샌프란시스코 중심지: 1박 250~400달러 이상
- 리조트피가 붙는 지역: 표시 금액보다 1박 20~50달러 추가 가능
둘이 가면 숙박비를 나눌 수 있어서 체감 비용이 확 내려갑니다. 혼자라면 위치 좋은 호스텔 1인실, 공항 근처 호텔, 중심지에서 지하철 20~30분 떨어진 동네를 섞는 식으로 조절하는 게 좋습니다.
식비와 팁은 생각보다 크게 잡기
미국 식비는 메뉴 가격만 보고 계산하면 거의 항상 빗나갑니다. 식당에서는 세금이 따로 붙고, 테이블 서비스를 받으면 팁도 보통 18~20% 정도 생각해야 합니다. 햄버거 세트가 15달러라고 해도 실제 결제는 17달러 안팎이 될 수 있고, 레스토랑에서 파스타와 음료를 먹으면 30~45달러가 금방 나옵니다.
하루 식비는 아침을 마트나 숙소 조식으로 해결하고 점심은 캐주얼하게, 저녁 한 끼만 제대로 먹는 방식이면 50~80달러 정도가 현실적입니다. 카페, 디저트, 물, 간식까지 자주 사면 하루 100달러도 어렵지 않습니다. 7일이면 식비만 35만~100만원 차이가 나는 셈입니다.
교통비는 도시별로 완전히 다르다
뉴욕은 대중교통이 강해서 이동비를 낮추기 좋습니다. MTA 안내 기준 2026년 지하철과 로컬 버스 기본요금은 3달러라 하루에 여러 번 이동해도 렌터카보다 부담이 덜합니다. 반면 LA, 라스베이거스 외곽, 국립공원 코스는 차가 있으면 훨씬 편합니다.
렌터카는 하루 대여료만 보면 50~90달러처럼 보이지만 보험, 세금, 주차비, 기름값이 붙습니다. 대도시 호텔 주차비는 하루 30~70달러도 흔해서 “렌터카가 자유롭다”와 “렌터카가 싸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도시 여행 3일은 대중교통과 차량 호출, 외곽 이동 2~3일만 렌터카를 쓰는 식이 가장 균형이 좋았습니다.
출발 전 예산표는 이렇게 잡기
초보자라면 항목을 너무 잘게 나누기보다 큰 덩어리로 잡는 게 편합니다. 예를 들어 LA 7박 9일 1인 기준으로 항공권 120만원, 숙소 7박 140만원, 식비 70만원, 교통 35만원, 관광·쇼핑 전 여유금 60만원, ESTA와 보험·통신 15만원을 잡으면 총 440만원 정도입니다. 여기서 숙소를 둘이 나누면 70만원 가까이 줄고, 항공권 특가를 잡으면 또 내려갑니다.
- 아끼는 여행: 무료 전망대, 마트 식사, 대중교통 중심
- 무난한 여행: 3성급 호텔, 하루 한 번 식당, 주요 유료 관광지 포함
- 편한 여행: 중심지 호텔, 차량 호출 자주 이용, 공연·투어 포함
미국 정부 안내 기준 ESTA 수수료는 40.27달러라 아주 큰돈은 아니지만, 가족 여행이면 인원수만큼 붙습니다. 여행자보험과 통신비도 작게 보이다가 합치면 10만원을 넘기 쉬우니 처음부터 넣어두는 편이 낫습니다.
개인적으로 미국여행경비는 “최저가로 얼마까지 가능할까”보다 “내가 포기하기 싫은 것에 얼마를 남길까”로 접근하는 게 더 편했습니다. 숙소 위치를 포기하기 싫은 사람도 있고, 맛집이나 뮤지컬에 돈을 쓰고 싶은 사람도 있거든요. 예산을 조금 넉넉하게 잡아두면 여행 중에 계산기만 두드리는 시간이 줄고, 그만큼 여행 기억도 훨씬 가볍게 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