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이현마을, 농촌과 예술의 조화
여름의 짙은 초록이 서서히 옅어지고, 낮에는 여전히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지만 그늘에 들어서면 초가을의 선선한 바람이 느껴지는 계절입니다. 하늘은 더욱 높아지고 들녘의 벼는 초록에서 황금빛으로 익어가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런 계절에는 멀리 떠나지 않아도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이 좋습니다. 대전 대덕구 이현동은 대청호를 가까이 두고 논과 밭, 그리고 마을길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농촌마을입니다. 마을 안에는 도예공방과 정원이 자리해 농촌의 자연 풍경과 예술이 함께 어우러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현마을을 걸으며 도시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풍경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벼가 익어가는 논과 오래된 집과 담장이 어우러진 마을길, 그리고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과 벽화 등 예술 작품들이 걷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특히 2022년 마을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설치된 여러 작품들은 마을의 일상 공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평범한 농촌길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담장 위에 놓인 인형이나 알록달록한 조형물 등 눈에 띄는 작품뿐 아니라, 작품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논과 밭, 그리고 마을 풍경 역시 이현마을 여행의 중요한 볼거리입니다.
이현마을은 크게 아랫마을인 배오개마을과 윗마을인 심곡마을로 나뉘며, 마을 전체를 둘러볼 때는 이 두 마을의 이름과 위치를 구분해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마을길을 따라 걷다 보면 도예공방과 정원이 함께 자리한 하늘강아뜰리에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하늘강아뜰리에는 대전시가 지정한 민간정원 제1호인 ‘하늘강’으로, 2022년부터 민간정원 지정 사업이 시작된 이래 첫 번째로 등록된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흙을 빚어 그릇과 화분 등을 만드는 다양한 도예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손물레, 핸드페인팅, 화분과 그릇 만들기 등 여러 체험이 마련되어 있으며, 도자기 갤러리와 민간정원을 함께 둘러보는 프로그램도 진행 중입니다.
공방 주변 정원에는 도자기로 만든 다양한 작품들이 놓여 있고, 나무와 꽃 사이에서도 작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예술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방문 당시에는 한 기업 직원들이 도예체험을 즐기고 있었으며, 물레를 돌리고 흙을 만지며 각자의 작품을 만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도자기는 완성된 작품을 보는 것과 직접 흙을 만져보는 경험이 크게 다르며, 물레 위에서 흙의 형태를 잡아가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꾸미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집니다.
하늘강아뜰리에는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직접 만들고 체험할 수 있는 공방으로, 이현마을 여행에 잘 어울리는 장소입니다.
공방을 둘러본 후에는 다시 마을길을 따라 걸으며 가을을 앞둔 논의 벼가 익어가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아직 초록빛이 남아 있는 논도 있지만, 햇빛을 받은 벼 이삭은 점차 황금빛을 더해가며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현마을은 대청호를 곁에 둔 농촌마을로, 하늘강아뜰리에 공식 사이트에서도 ‘대청호 곁 수변 농촌마을’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공방과 정원뿐 아니라 마을의 여러 공간을 함께 둘러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또한 마을 주변에는 거대한 억새습지가 있어 계절이 깊어질수록 억새와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며 들녘과는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합니다.
여행지를 떠올릴 때 도심의 문화시설이나 유명 관광지를 먼저 생각하기 쉽지만, 대전 외곽으로 시선을 넓히면 논과 밭이 이어지고 오래된 마을의 모습이 남아 있는 농촌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대덕구 이현동이 바로 그런 곳입니다.
마을길을 따라 조형물을 찾아보고, 하늘강아뜰리에에서 흙을 빚는 사람들의 모습을 만나며, 공방과 정원을 둘러본 뒤 익어가는 논을 바라보는 여행은 빠르게 지나가는 관광이 아닌 한 걸음 늦춰 마을을 천천히 살피는 여행에 가깝습니다.
논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과 마을길의 작은 예술 작품, 그리고 흙을 만지며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함께 바라본다면 이현마을의 진면목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가을이 깊어지기 전, 가까운 곳에서 농촌의 계절을 만나고 싶다면 대덕구 이현동을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대전에도 대청호 곁에서 논과 마을, 정원과 예술이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여행이 될 것입니다.
하늘강아뜰리에
주소: 대전광역시 대덕구 대청호수로1326번길 75
더맑은이현마을 협동조합
대전광역시 대덕구 대청호수로1326번길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