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제주도립미술관
2009년 6월 26일 문을 연 제주도립미술관은 제주의 자연환경인 물, 바람, 빛을 건축적으로 형상화한 대표적인 공공 미술관입니다. 미술관 외벽을 감싸는 거울 연못은 한라산의 하늘과 제주의 사계를 수면에 비추어, 마치 건물이 물 위에 고요히 떠 있는 듯한 독특한 건축미를 선보입니다.
개관 이후 제주도립미술관은 척박하지만 강인했던 섬사람들의 삶과 자연을 담아낸 제주 근현대 미술사를 체계적으로 정립해 왔습니다. 또한 국내외 현대미술 기획전과 국제 비엔날레를 꾸준히 주관하며, 제주도민에게는 일상 속 문화 쉼터로, 여행자에게는 섬의 깊은 숨결을 예술로 만나는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장리석기념관에서 만나는 해녀의 숨비소리
제주도립미술관 1층에 위치한 장리석기념관에서는 2026년 4월 7일부터 11월 15일까지 전시가 연장된 《숨비소리》 전시가 진행 중입니다. 고(故) 장리석 화백(1916~2019)은 6·25전쟁 당시 제주로 피난 온 인연을 바탕으로 평생 제주의 자연과 해녀들의 강인한 생명력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장 화백은 2005년 대표작 110점을 제주에 무상 기증하며 장리석기념관이 조성되었고, 《숨비소리》 전시는 물질하는 해녀를 주제로 한 회화, 판화, 드로잉 12점을 엄선해 선보입니다. '숨비소리'는 해녀들이 깊은 바닷속에서 숨을 참다가 수면 위로 올라와 내뿜는 첫 호흡 소리를 뜻하며, 짙푸른 제주 바다와 거친 파도 속에서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바다와 하나 되었던 해녀들의 질긴 생명력과 따뜻한 인간미를 장리석 화백 특유의 묵직하고 생동감 넘치는 필치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 변용의 기술을 만나다
2026년 8월 25일부터 11월 15일까지 83일간 열리는 제5회 제주비엔날레는 제주도립미술관을 비롯해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예술공간 이아, 제주아트플랫폼, 갤러리레미콘 등 5개 거점에서 진행됩니다. 전 세계 20개국 69팀(명)의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하는 이번 비엔날레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도립미술관이 주관하는 대형 현대미술 축제입니다.
전시 표제인 '히끄곡(허끄곡)'과 '모닥치곡'은 제주어로 '섞고 모은다'는 뜻이며, '이야홍'은 제주의 대표 통속민요 후렴구에서 착안한 말로 서로 어우러져 흥겹게 화답하는 제주의 정취를 상징합니다. 이번 비엔날레는 '유배', '돌 문화', '신화'라는 세 가지 핵심 주제를 통해 외지로부터 밀려든 낯선 문화와 역경을 흡수해 독창적인 삶의 양식으로 승화시켜 온 제주의 '변용의 지혜'를 조명합니다.
추사 김정희의 유배 예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부터 제주의 현무암과 신화를 다룬 설치 및 미디어아트까지, 섬 곳곳에서 펼쳐지는 풍성한 현대미술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관람 안내 및 여행 팁
제주도립미술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입장 마감은 오후 5시입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입니다.
미술관 야외의 거울 연못과 조각공원은 산책과 사진 촬영에 적합하며, 본관 관람 후 인근 제주돌문화공원 등 비엔날레 연계 전시 공간을 방문해 예술 투어를 확장하면 더욱 뜻깊은 여행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