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극장 예매표를 보다가 2019년에 세 시간 넘게 숨죽였던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다시 걸린 걸 보고 조금 놀랐습니다. 단순 재상영이라기엔 이름에 앙코르가 붙었고, 〈어벤져스: 둠스데이〉와 연결된다는 말까지 나오니 그냥 지나치기 어렵더군요.
그냥 재개봉인가, 새 버전인가
〈어벤져스: 엔드게임 앙코르〉는 2019년 개봉작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다시 극장에 거는 특별 상영판입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가 공개한 내용 기준으로 국내 개봉일은 2026년 9월 23일이고, 북미 개봉일은 9월 25일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포인트는 2026년 12월 북미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둠스데이〉로 이어지는 독점 영상이 붙는다는 점입니다.
다만 완전히 새로 편집된 확장판을 기대하면 온도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본편의 큰 줄기는 그대로이고, 추가되는 부분은 〈둠스데이〉를 예고하는 영상, 특별 인트로, 엔드 태그 성격의 구성에 가깝습니다. 이미 여러 번 본 관객에게는 새 장면 몇 분보다 극장 사운드와 관객 반응을 다시 경험하는 의미가 더 큽니다.
쿠키 영상은 있나
원래 2019년판 〈엔드게임〉은 전통적인 쿠키 영상 대신 엔딩 크레디트 끝에 상징적인 소리만 남겼습니다. 앙코르판은 상황이 다릅니다. 공식 예고편 안내에 따르면 〈둠스데이〉 독점 영상이 포함되고, IMAX나 Infinity Vision 인증 상영에서는 추가 미리보기가 더 제공됩니다. 온라인에는 이미 구체적인 장면 설명이 빠르게 돌고 있어서,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다면 제목 수준의 정보만 보고 들어가는 편이 깔끔합니다.
러닝타임과 포맷은 무엇이 다르나
〈엔드게임〉은 원래도 짧은 영화가 아닙니다. 2019년 국내 등급분류 당시 러닝타임은 180분 57초였고, 관람등급은 12세 이상 관람가였습니다. 앙코르판은 일반 상영 기준 183분대로 안내되는 곳이 많습니다. 일부 프리미엄 포맷은 186분 안팎으로 표기되는 사례가 있어, 어떤 상영관을 고르느냐에 따라 추가 미리보기 구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일반 상영판: 대체로 183분대 러닝타임으로 안내됩니다.
- IMAX·Infinity Vision: 〈둠스데이〉 추가 미리보기 여부가 가장 큰 관람 포인트입니다.
- 국내 관람등급: 예매 정보와 보도 기준 12세 이상 관람가로 안내되고 있습니다.
- 체감 시간: 광고와 예고편까지 더하면 실제 극장 체류 시간은 세 시간 반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Infinity Vision은 이름 때문에 새 상영 기술처럼 느껴지지만, 쉽게 말하면 디즈니가 대형 스크린, 밝기, 사운드 기준을 내세운 프리미엄 상영 인증에 가깝습니다. 한국 관객에게는 IMAX, ScreenX, 4DX처럼 이미 익숙한 특별관 선택과 함께 비교하게 되는 포맷입니다.
박스오피스 관점에서는 어떤 의미인가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2019년 국내에서 약 1,393만 명을 모은 작품입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계 기준으로 그해 〈극한직업〉에 이어 연간 박스오피스 2위였고, 외화 흥행작으로는 한국 극장가에서 상징성이 큰 제목이었습니다. 당시 예매 전쟁, 새벽 상영, 스포일러 방지 분위기까지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이번 앙코르 상영이 단순한 재탕처럼만 보이진 않을 겁니다.
앙코르판의 출발도 재개봉작 기준으로는 눈에 들어옵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로 2026년 9월 23일 개봉 첫날 2만1503명의 관객을 모으며 일일 박스오피스 5위로 출발했습니다. 신작이 쏟아지는 연휴 극장가에서 7년 전 영화를 다시 걸어 이 정도 관심을 받는다는 건, 마블이 아직도 극장 이벤트를 만들 힘은 남아 있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보기 전 챙길 포인트
처음 보는 관객이라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사건은 알고 가는 편이 낫습니다. 〈엔드게임〉은 타노스의 핑거 스냅 이후 무너진 세계에서 시작하고, 토니 스타크, 스티브 로저스, 나타샤 로마노프의 감정선은 이전 MCU 흐름을 알수록 훨씬 크게 다가옵니다.
- 새 장면만 목적이라면 기대치를 낮게 잡는 편이 좋습니다.
- 극장용 스케일을 다시 느끼고 싶다면 특별관 선택의 만족도가 높을 수 있습니다.
- 〈둠스데이〉 예습 목적이라면 엔딩 이후 영상까지 자리를 지키는 쪽이 안전합니다.
- 세 시간짜리 영화라 늦은 회차는 귀가 시간까지 계산하는 게 좋습니다.
저라면 이번 앙코르판을 새 영화처럼 권하기보다는, 2019년에 극장에서 봤던 감정을 다시 꺼내는 이벤트에 가깝게 보겠습니다. 새로 붙은 영상은 〈둠스데이〉를 향한 팬서비스에 가깝고, 진짜 매력은 포털 장면의 함성, 어벤져스 어셈블의 울림, 그리고 이제는 조금 달라진 마음으로 보는 토니와 스티브의 마지막 선택에 있습니다. 그 기억을 큰 화면으로 다시 확인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충분히 이유가 있는 상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