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극장 예매창을 열어봤는데, 상위권 영화들이 하루 사이 꽤 빠르게 움직이더군요.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둔 시기라 신작이 한꺼번에 들어오고, 장기 흥행작까지 버티면서 영화순위를 그대로 믿고 골라도 되는지 살짝 헷갈릴 수 있는 주간입니다.
이번 주 영화순위가 유난히 빨리 바뀐 이유는?
2026년 9월 24일 일일 박스오피스 기준으로는 〈암살자(들)〉이 28만 8,482명을 모아 1위에 올랐습니다. 같은 날 개봉한 〈타짜: 벨제붑의 노래〉도 14만 3,959명으로 2위에 들어왔고, 8월 개봉작인 〈오디세이〉는 9만 556명으로 3위를 지켰습니다. 신작이 앞에서 치고 나가고, 대형 장기 흥행작이 뒤에서 받치는 구도입니다.
흥미로운 건 1위와 2위가 모두 9월 23일 개봉작이라는 점입니다. 개봉 초반에는 스크린 수, 상영 횟수, 사전 관심도가 순위에 크게 반영됩니다. 〈암살자(들)〉은 1,477개 스크린에서 6,195회 상영됐고,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1,069개 스크린에서 3,827회 상영됐습니다. 관객이 몰린 것도 맞지만, 애초에 관객을 만날 기회 자체가 많았던 셈입니다.
현재 상위권은 어떤 영화들이 잡고 있을까요?
2026년 9월 24일 일일 박스오피스 기준
- 1위 〈암살자(들)〉: 당일 관객 28만 8,482명, 범죄·드라마, 12세 이상 관람가
- 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당일 관객 14만 3,959명, 범죄·드라마, 청소년 관람불가
- 3위 〈오디세이〉: 당일 관객 9만 556명, 액션·드라마·어드벤처, 15세 이상 관람가
- 4위 〈인턴〉: 당일 관객 5만 5,125명, 드라마, 12세 이상 관람가
- 5위 〈어벤져스: 엔드게임 앙코르〉: 당일 관객 2만 3,179명, 액션·SF, 12세 이상 관람가
상위 5편만 봐도 선택지가 꽤 뚜렷합니다. 한국 범죄극 두 편이 앞쪽을 차지했고, 긴 러닝타임의 대작 〈오디세이〉가 여전히 강합니다. 〈인턴〉은 첫 주 폭발력보다 입소문형 드라마에 가까운 흐름이고, 〈어벤져스: 엔드게임 앙코르〉는 재개봉·이벤트성 관람 수요가 반영된 순위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1위 영화가 항상 가장 좋은 선택일까요?
솔직히 영화순위 1위라는 숫자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봤다는 뜻이고, 극장에서도 가장 많은 시간대를 배정했다는 뜻이니까요. 그런데 관람 만족도와는 조금 다른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암살자(들)〉은 130분,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129분으로 러닝타임이 비슷하지만, 후자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라 동반 관람자에 따라 선택이 갈립니다.
〈오디세이〉는 172분으로 확실히 깁니다. 하루 일정을 영화 중심으로 잡을 수 있다면 장점이 되지만, 식사나 이동까지 같이 생각하면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레지던트 이블: 0번째 밤〉은 93분이라 공포·액션 장르를 짧고 강하게 보고 싶은 관객에게 맞습니다. 순위보다 러닝타임과 등급을 먼저 보면 실패 확률이 줄어듭니다.
취향별로 고르면 이렇게 갈립니다
범죄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이번 주는 선택지가 꽤 좋습니다. 〈암살자(들)〉은 1위답게 상영 시간대가 넓고,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기존 시리즈 이미지와 청불 장르의 자극을 기대하는 관객에게 맞습니다. 다만 두 영화가 같은 범죄·드라마 범주에 있어도 톤은 다를 가능성이 큽니다. 예매 전에는 예고편 분위기와 관람 등급을 같이 보는 쪽이 좋습니다.
대작 감각을 원한다면 〈오디세이〉가 아직도 유효합니다. 누적 관객이 이미 1,100만 명대를 넘긴 작품이라 단순한 신작 효과와는 다른 힘이 있습니다. 극장에서 스케일을 느끼는 쪽에 가까운 영화라면, 일반관보다 큰 화면이나 사운드가 좋은 관을 우선으로 고르는 것도 관람 만족도에 영향을 줍니다.
가볍게 가족 관람을 생각한다면 10위권의 〈바다 탐험대 옥토넛 어보브 앤 비욘드 : 두근두근 대자연 어드벤처〉도 눈에 들어옵니다. 당일 관객 수는 4,398명으로 크지 않지만, 전체관람가에 56분 러닝타임이라 아이와 함께 보기에는 부담이 적습니다. 순위가 낮아도 목적이 분명하면 오히려 더 알맞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영화순위를 볼 때 놓치기 쉬운 숫자는?
박스오피스에서 관객 수만 보면 간단하지만, 스크린 수와 상영 횟수도 같이 봐야 합니다. 〈옵세션〉은 2만 1,705명으로 7위였지만 448개 스크린에서 695회 상영됐고, 〈가능한 사랑〉은 2만 1,756명으로 6위였지만 178개 스크린에서 338회 상영됐습니다. 관객 수는 거의 비슷한데 상영 규모는 꽤 다릅니다.
이럴 때는 좌석이 적어도 꾸준히 들어오는 영화인지, 상영 기회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순위에 오른 영화인지 나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독립·예술 성향이 있거나 러닝타임이 긴 작품은 단순 순위보다 회차당 분위기, 관객평의 방향, 상영관 접근성이 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이번 주 영화순위는 신작 중심으로 강하게 재편된 상태입니다. 1위 〈암살자(들)〉의 기세는 확실하고, 〈타짜: 벨제붑의 노래〉도 초반 화제성은 충분합니다. 다만 가족 관람, 긴 대작 선호, 짧은 장르물 선호처럼 관람 목적이 다르면 순위표의 답도 달라집니다. 숫자는 좋은 출발점이지만, 결국 가장 만족스러운 영화는 내 시간표와 취향에 맞는 쪽에 더 가깝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