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30평대 아파트 주방을 보러 갔는데, 집주인분이 첫 상담에서 딱 이렇게 말했어요. “한샘이면 얼마쯤 잡아야 해요?” 사실 이 질문은 평수보다 주방 길이, 상판 면적, 배관 이동, 가전 포함 여부를 먼저 봐야 답이 나옵니다. 같은 32평이어도 일자 주방은 얌전하고, ㄷ자 주방에 키큰장과 식기세척기 자리까지 넣으면 비용이 훅 올라가거든요.
한샘 주방 비용은 300만 원대에서 시작해도 끝은 다릅니다
2026년 9월 기준으로 한샘몰에 공개된 바로결제형 주방 상품을 보면 밀란100 라인은 250만 원대, 유로300 터치는 행사 기준 360만 원대가 보입니다. 예전 기획전의 유로8000 상품도 319만~351만 원대 표기가 있었고요. 다만 이 숫자를 ‘우리 집 전체 주방 완성 가격’으로 보면 곤란합니다. 보통 기본 구성, 정해진 사이즈, 특정 조건이 붙은 가격이라 현장 실측 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예산을 잡을 때는 이렇게 봅니다. 싱크대 본체와 도어만 바꾸는지, 상판과 타일까지 같이 가는지, 후드·쿡탑·수전·싱크볼을 새로 넣는지, 전기 콘센트와 배관 위치를 옮기는지. 이 네 가지가 금액을 갈라요.
- 작은 일자 주방 교체: 대략 300만~600만 원대
- 20~30평대 기본형 주방 리모델링: 대략 500만~900만 원대
- ㄱ자·ㄷ자 구조에 키큰장, 상판, 타일, 기기 포함: 대략 900만~1,500만 원대
- 아일랜드, 고급 상판, 빌트인 가전, 배관·전기 이동 포함: 1,500만 원 이상도 흔함
견적서에서 꼭 나눠 봐야 하는 항목
주방 견적은 총액만 보면 감이 안 옵니다. 780만 원 견적과 920만 원 견적이 있을 때, 싼 쪽이 늘 유리한 것도 아니에요. 상판이 빠져 있거나 철거·폐기물, 타일 마감, 실리콘, 전기 증설이 별도면 나중에 체감 비용은 뒤집힙니다.
1. 싱크대 길이와 수납 구성
주방 가구는 길이와 장 개수에 예민합니다. 하부장만 긴 집보다, 상부장·키큰장·냉장고장·밥솥장까지 들어간 집이 훨씬 비싸요. 특히 키큰장은 보기엔 깔끔하지만 가격도, 공간도 먹습니다. 대신 팬트리가 없는 집이라면 키큰장 하나가 생활을 꽤 편하게 만듭니다. 비싼 포인트를 줄 거라면 저는 도어 장식보다 수납 동선에 먼저 씁니다.
2. 상판과 벽 마감
인조대리석 기본 상판으로 가면 예산이 안정적이고, 세라믹이나 엔지니어드 스톤으로 올리면 분위기는 확 달라지지만 비용도 커집니다. 아이 키우는 집, 요리를 많이 하는 집은 밝은 무광 상판을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고르면 얼룩과 물자국에 예민해질 수 있어요. 타일도 마찬가지입니다. 큰 포세린 타일은 고급스럽지만 절단과 시공 난도가 있어 인건비가 붙습니다. 오래 유지되는 집은 눈에 띄는 재료보다 닦기 쉬운 재료가 이깁니다.
3. 가전과 설비
한샘 주방 상담을 받으면 후드, 쿡탑, 수전, 싱크볼, 식기세척기, 오븐 같은 기기 조합을 같이 보게 됩니다. 이때 예산이 흔들립니다. 빌트인 가전은 예쁘고 깔끔하지만, 나중에 교체할 때 사이즈 제약이 생길 수 있어요. 10년 쓸 집이면 빌트인을 긍정적으로 보고, 3~5년 안에 이사 가능성이 있으면 독립형 가전과 가구 사이즈를 더 보수적으로 잡는 편이 낫습니다.
평수별로 이렇게 잡으면 현실적입니다
20평대 구축 아파트라면 일자 또는 ㄱ자 주방이 많습니다. 기존 위치를 유지하고 밀란급 기본 라인으로 가면 500만~800만 원 안에서 꽤 단정하게 만들 수 있어요. 여기서 타일 전체 교체, 콘센트 추가, 식기세척기 자리 확보가 들어가면 100만~300만 원은 여유를 더 둡니다.
30평대는 선택지가 넓어지는 만큼 예산도 잘 샙니다. 냉장고장을 맞추고, 키큰장을 넣고, 상판을 길게 빼면 900만~1,300만 원대가 자연스럽습니다. ㄷ자 주방이나 아일랜드를 넣으면 동선은 좋아질 수 있지만 통로 폭이 90cm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 매일 부딪히는 집이 됩니다. 저는 아일랜드보다 조리대 60cm 더 확보하는 선택을 권할 때가 많아요.
40평대 이상은 주방이 집의 얼굴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그런데 손님에게 보이는 주방과 매일 쓰는 주방은 다릅니다. 팬트리, 보조주방, 김치냉장고 위치까지 같이 잡아야 비용 대비 만족도가 올라갑니다. 이 구간은 1,500만 원 이상도 흔하지만, 모든 재료를 고급으로 올리는 것보다 손이 자주 닿는 상판·수전·레일·경첩에 돈을 쓰는 쪽이 오래 갑니다.
비용을 아끼려면 덜 보이는 곳부터 줄이지 마세요
예산을 줄일 때 가장 먼저 도어 색상이나 손잡이를 낮추는 건 괜찮습니다. 그런데 레일, 경첩, 상판 실측, 실리콘 마감, 배관 같은 부분을 무리하게 줄이면 나중에 티가 납니다. 문이 처지고, 하부장 안쪽에서 냄새가 올라오고, 상판 이음부가 벌어지는 건 매일 보는 스트레스예요.
- 기존 배관 위치를 유지하면 추가 비용을 줄이기 쉽습니다.
- 상부장을 없앨 때는 예쁜 사진보다 실제 수납량을 먼저 계산해야 합니다.
- 냉장고, 밥솥, 전자레인지, 분리수거함 위치를 도면에 먼저 넣어야 합니다.
- 견적서에는 철거, 폐기물, 타일, 전기, 조명, 수전, 후드, 상판 포함 여부를 따로 적어 두는 게 좋습니다.
- 행사 가격은 좋지만, 우리 집 조건에 적용되는지 실측 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한샘 주방 리모델링 비용은 브랜드값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대신 장점은 비교적 표준화된 자재와 상담, 시공 후 관리 체계가 있다는 점이에요. 반대로 우리 집 구조가 까다롭거나 원하는 디테일이 많으면 기본가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제 기준에서는 예산이 700만 원이라면 욕심낸 ㄷ자 구조보다 잘 짠 일자 주방이 낫고, 1,200만 원이라면 아일랜드보다 수납과 조명, 작업대 높이에 돈을 쓰는 편이 생활 만족도가 오래 갑니다. 주방은 처음 봤을 때보다 세 달 뒤 아침에 더 솔직해지는 공간이라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