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인이 로스쿨 준비를 시작했다며 무엇부터 해야 하냐고 물어봤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로스쿨을 ‘법 공부를 잘하면 가는 곳’ 정도로만 알고 있더라고요.
사실 로스쿨 입시는 법 지식만 보는 구조가 아닙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안내 기준으로 로스쿨은 전국 25개 대학에 설치되어 있고, 매년 입학정원은 총 2,000명 규모입니다. 경쟁이 있는 만큼 준비 순서를 잘 잡는 게 꽤 중요합니다.
로스쿨이 어떤 과정인지 먼저 잡기
로스쿨은 법학전문대학원입니다. 보통 3년 과정으로 운영되고, 졸업 후 변호사시험 응시 자격과 연결됩니다. 그래서 단순히 대학원 하나 더 가는 느낌보다는, 직업 진로를 꽤 구체적으로 정하는 선택에 가깝습니다.
입시에서 자주 보는 요소는 LEET, 학부 성적, 공인영어, 자기소개서, 면접입니다. 학교마다 반영 비율은 다르지만, 이 다섯 가지가 큰 틀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학교는 LEET 비중이 높고, 어떤 학교는 서류와 면접에서 지원자의 경험을 더 촘촘히 봅니다.
- LEET: 언어이해, 추리논증, 논술로 구성
- 학부 성적: GPA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음
- 공인영어: 학교별 기준 점수 확인 필요
- 서류: 자기소개서, 학업계획, 활동 이력 등
- 면접: 논리력, 태도, 진로 적합성 확인
초보자는 LEET부터 감을 잡는 게 좋습니다
로스쿨 준비를 처음 시작하면 ‘민법부터 읽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입시 초반에는 LEET 기출문제를 먼저 풀어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LEET는 법 조문을 외웠는지보다 글을 읽고 구조를 잡는 힘, 조건을 따져 판단하는 힘을 봅니다.
처음 기출을 풀면 점수가 예상보다 낮게 나와 당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언어이해는 지문 길이가 길고, 추리논증은 선택지 하나하나가 비슷해 보입니다. 근데 이 시험은 익숙해질수록 자기 약점이 꽤 선명하게 보입니다. 어떤 사람은 시간이 부족하고, 어떤 사람은 조건 정리에서 흔들립니다.
LEET 공부 순서
- 최근 기출 1회분을 시간 재고 풀기
- 틀린 문제를 영역별로 나누기
- 오답 이유를 ‘시간 부족’, ‘지문 오독’, ‘선택지 판단 실수’로 기록하기
- 2주 단위로 같은 방식의 점검 반복하기
대략 3개월 이상 꾸준히 보면 본인이 어떤 유형에서 자주 막히는지 보입니다. 솔직히 무작정 문제집을 많이 푸는 것보다, 틀린 이유를 계속 같은 언어로 기록하는 게 더 오래 갑니다.
성적과 영어는 늦게 챙기면 부담이 커집니다
학부 성적은 이미 지나간 학기의 결과라서 단기간에 바꾸기 어렵습니다. 재학생이라면 남은 학기 성적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게 좋고, 졸업생이라면 LEET와 서류에서 보완 포인트를 만들어야 합니다.
공인영어는 학교마다 요구 방식이 다릅니다. 일정 점수 이상이면 통과처럼 보는 곳도 있고, 점수 차이를 반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래서 목표 학교 5곳 정도를 먼저 적어두고, 모집요강에서 영어 기준을 비교하는 게 좋습니다. 막연히 고득점을 목표로 하면 시간은 많이 쓰는데 입시에 실제로 필요한 수준을 놓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장인이 퇴근 후 준비한다면 평일에는 LEET 1세트보다 짧은 지문 분석과 영어 단어 점검을 섞고, 주말에 모의고사처럼 시간을 잡는 방식이 부담이 덜합니다. 하루 6시간을 갑자기 만들기는 어렵지만, 평일 90분과 주말 4시간은 생각보다 현실적인 편입니다.
자기소개서는 스펙 나열보다 방향이 중요합니다
로스쿨 자기소개서는 대단한 이력만 쓰는 문서가 아닙니다. 왜 법을 공부하려는지,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그동안의 경험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글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시민단체 활동을 했다면 ‘봉사했습니다’에서 끝내기보다 어떤 제도적 한계를 봤는지, 그 경험이 법률가라는 진로와 어떻게 연결됐는지 써야 설득력이 생깁니다. 회사에서 계약 업무를 본 사람이라면 실제 업무에서 느낀 분쟁 예방의 중요성을 풀어낼 수 있습니다.
- 좋은 방향: 경험, 문제의식, 로스쿨 학업계획이 이어짐
- 아쉬운 방향: 수상, 동아리, 인턴을 시간순으로만 나열함
- 면접 대비: 자기소개서 문장마다 질문이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면접도 비슷합니다. 멋진 답을 외우는 것보다 자기 글을 스스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수님이 날카롭게 물어보는 순간에도 ‘제가 왜 이 선택을 했는지’가 분명하면 답변이 훨씬 덜 흔들립니다.
목표 학교는 점수만 보고 고르지 않아도 됩니다
로스쿨 선택에서 점수는 당연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지역, 학비, 장학금, 통학 가능성, 관심 분야, 졸업 후 진로도 같이 봐야 합니다. 3년은 짧지 않습니다. 매일 이동 시간이 길거나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면 공부 리듬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학교별 모집요강은 매년 달라질 수 있으니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와 각 대학 입학 안내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다만 처음부터 모든 학교를 다 파고들 필요는 없습니다. 상향, 적정, 안정으로 나눠 6곳 안팎을 추린 뒤 세부 기준을 비교하면 훨씬 덜 복잡합니다.
로스쿨 준비는 정보가 많아서 오히려 시작이 어렵습니다. 그래도 순서는 단순하게 잡을 수 있습니다. LEET로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영어와 성적의 빈틈을 줄이고, 자기소개서에서 나만의 방향을 만드는 것. 이 세 가지가 맞물리면 준비 과정이 조금씩 손에 잡힙니다.
개인적으로는 로스쿨을 너무 신비한 코스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준비할 것은 많지만, 결국 긴 글을 읽고 판단하는 힘, 꾸준히 시간을 쌓는 태도, 왜 법률가가 되고 싶은지 설명하는 힘이 모이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