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홋카이도 여행 일정을 짜다가 하코다테를 하루만 넣을까, 이틀 묵을까 꽤 오래 고민했어요. 삿포로처럼 크고 화려한 도시는 아닌데, 이상하게 지도만 봐도 동선이 예쁘게 이어지는 도시더라고요. 바다, 언덕, 노면전차, 야경, 아침시장까지 분위기가 확실해서 짧게 다녀와도 기억에 남는 쪽에 가깝습니다.
하코다테 일정은 1박 2일이 가장 편해요
하코다테는 욕심을 줄이면 하루에도 주요 명소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침시장과 하코다테산 야경을 모두 여유 있게 넣으려면 1박 2일이 훨씬 낫습니다. 낮에는 고료카쿠와 모토마치, 베이 에어리어를 보고 저녁에는 하코다테산으로 올라가는 식이 자연스러워요.
특히 하코다테산 야경은 해가 완전히 진 뒤보다 일몰 전후로 색이 바뀌는 시간이 좋습니다. 일본정부관광국 안내에서도 일몰 30분 뒤 무렵을 추천하는데, 실제로 그 시간대가 바다와 도시 불빛이 같이 살아납니다. 다만 주말이나 연휴에는 로프웨이와 전망대가 꽤 붐빌 수 있어요.
- 하루 코스: 아침시장, 고료카쿠, 베이 에어리어, 하코다테산 야경
- 1박 2일 코스: 첫날 모토마치와 야경, 둘째 날 아침시장과 고료카쿠
- 2박 이상 코스: 유노카와 온천, 오누마 공원, 카페 투어까지 추가
처음 가는 사람은 노면전차 기준으로 움직이면 쉬워요
하코다테 시내 관광은 노면전차를 중심에 두면 길을 덜 헤맵니다. 하코다테역, 모토마치와 베이 에어리어, 고료카쿠, 유노카와 온천 쪽이 전차와 버스로 연결돼 있어서 렌터카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하코다테시 교통 안내 기준으로 노면전차 기본 운임은 거리에 따라 대략 250엔에서 300엔 수준이고, 여러 번 탈 계획이라면 24시간권이나 전차·버스 공통권을 비교하는 편이 좋아요.
신칸센으로 들어오면 신하코다테호쿠토역에서 하코다테 라이너를 타고 하코다테역까지 약 20분 정도 걸립니다. 항공편으로 오면 하코다테공항에서 유노카와 온천이나 하코다테역 방면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 편합니다. 도착 첫날 숙소를 하코다테역 근처로 잡으면 아침시장, 전차, 버스 접근이 좋아서 초행자에게 부담이 적습니다.
숙소 위치는 어디가 좋을까
동선을 중시하면 하코다테역 근처가 가장 무난합니다. 밤 분위기와 산책을 더 보고 싶다면 베이 에어리어나 모토마치 쪽도 매력적이에요. 온천을 우선하면 유노카와가 좋은데, 야경을 본 뒤 돌아오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은 계산해야 합니다.
꼭 넣으면 좋은 코스는 세 군데예요
첫 번째는 하코다테산입니다. 높이는 334m 정도로 아주 높은 산은 아니지만, 정상에서 보면 도시가 양쪽 바다 사이로 길게 놓인 모양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로프웨이는 산 아래 역에서 정상 쪽까지 약 3분이면 올라가지만, 바람이 강하면 운행이 바뀔 수 있어요. 여름에도 정상은 생각보다 쌀쌀해서 얇은 겉옷 하나가 꽤 든든합니다.
두 번째는 고료카쿠입니다. 별 모양 요새로 유명한 곳이고, 고료카쿠 타워는 지상 약 107m 규모라 위에서 내려다봐야 그 모양이 제대로 보입니다. 봄에는 벚꽃이 특히 유명한데, 하코다테 공식 관광 안내에 따르면 보통 4월 말부터 5월 초 사이가 시즌으로 잡힙니다. 벚꽃 시기는 해마다 달라서 이때를 노린다면 숙소를 조금 일찍 잡는 편이 마음 편해요.
세 번째는 모토마치와 베이 에어리어입니다. 하치만자카 언덕에서 항구 쪽으로 내려다보는 풍경, 빨간 벽돌 창고 주변 산책, 오래된 교회와 서양식 건물들이 이어지는 길이 하코다테다운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여기는 빠르게 찍고 이동하기보다 천천히 걸을수록 맛이 납니다.
- 야경 중심: 하코다테산, 하치만자카, 베이 에어리어
- 역사 중심: 고료카쿠, 모토마치, 옛 공회당 주변
- 먹거리 중심: 하코다테 아침시장, 해산물 덮밥, 럭키삐에로
먹거리와 계절까지 맞추면 만족도가 올라가요
하코다테에서 아침을 한 번만 먹는다면 아침시장 쪽 해산물 덮밥을 많이 고릅니다. 오징어, 연어알, 성게, 게처럼 바다 도시 느낌이 나는 메뉴가 많아요. 다만 관광지 가격대라 저렴한 한 끼를 기대하기보다는 여행 기분을 사는 식사에 가깝습니다. 가볍게 먹고 싶다면 시장 안 작은 식당이나 역 주변 카페를 섞어도 괜찮고요.
계절은 취향에 따라 갈립니다. 봄은 고료카쿠 벚꽃, 여름은 항구와 언덕 산책, 가을은 선선한 날씨, 겨울은 일루미네이션과 온천이 강점입니다. 겨울에는 눈길 때문에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해가 짧아지니, 하루에 명소를 너무 많이 넣으면 피곤해질 수 있어요. 대신 공기가 맑은 날 야경은 더 또렷하게 보이는 편입니다.
하코다테는 거창하게 많은 걸 해내야 하는 여행지라기보다, 작은 동선을 기분 좋게 이어 붙이는 도시라고 느꼈습니다. 오전엔 시장에서 따뜻한 국물 한 그릇 먹고, 낮엔 전차 타고 별 모양 요새를 보고, 저녁엔 언덕 위에서 불빛을 기다리는 흐름이 잘 어울려요. 그래서 처음 가는 여행이라면 일정을 꽉 채우기보다 한두 시간쯤 비워두는 쪽이 하코다테의 매력을 더 오래 남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