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리 운동을 묻는 분들이 정말 많아졌어요
얼마 전 상담실에서 만난 분이 “배에 힘을 주라는데, 도대체 어디에 힘을 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셨어요. 사실 코어운동은 복근을 멋지게 만드는 운동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몸통을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생활 근육을 깨우는 일에 더 가깝습니다.
코어는 배 앞쪽 근육만 말하지 않아요. 옆구리, 등, 골반 주변, 엉덩이 깊은 근육까지 함께 움직입니다. 의자에서 일어날 때, 장바구니를 들 때, 기침을 하거나 계단을 오를 때도 이 근육들이 조용히 일을 합니다. 그래서 코어가 약하면 운동할 때보다 일상에서 먼저 티가 납니다.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가 묵직하고, 조금만 걸어도 골반이 흔들리는 느낌이 나기도 하죠.
코어운동은 세게 하는 것보다 흔들림을 줄이는 게 먼저예요
많은 분들이 윗몸일으키기부터 떠올립니다. 그런데 허리가 자주 아픈 분에게 반복적인 윗몸일으키기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허리를 둥글게 말았다 펴는 동작이 계속되면 디스크나 허리 관절에 압박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배를 접는 운동보다 몸통을 안정적으로 버티는 운동이 더 무난합니다.
운동 강도는 “힘들지만 자세가 무너지지 않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예를 들어 플랭크를 1분 버티다가 허리가 꺼지고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면, 20초씩 3번 나누는 편이 낫습니다. 운동은 오래 버티기 대회가 아니라 내 몸이 안정적인 자세를 기억하게 만드는 과정이니까요.
- 운동 중 통증이 0~10점 중 4점 이상으로 올라가면 멈춥니다.
- 허리가 꺾이거나 어깨가 귀 쪽으로 올라가면 시간을 줄입니다.
- 운동 다음 날 통증이 더 심해지면 강도나 횟수가 과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처음 시작한다면 이 세 가지가 편합니다
1. 누워서 배 힘 잡기
무릎을 세우고 누운 뒤, 숨을 편하게 내쉬면서 배꼽 주변이 살짝 납작해지는 느낌을 찾습니다. 허리를 바닥에 세게 누르려 애쓸 필요는 없습니다. 갈비뼈가 들썩이지 않고, 골반이 흔들리지 않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5초 유지하고 풀기를 8~10번 반복하면 됩니다.
2. 데드버그
누워서 양팔을 위로 들고, 무릎은 90도로 세운 자세에서 한쪽 팔과 반대쪽 다리를 천천히 내립니다. 이때 허리가 바닥에서 크게 뜨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다리를 멀리 뻗지 말고 발끝만 살짝 내려도 됩니다. 작게 움직여도 배 안쪽이 일하는 느낌이 나면 잘하고 있는 겁니다.
3. 사이드 플랭크 변형
옆으로 누워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팔꿈치로 바닥을 짚고 골반을 살짝 들어 올립니다. 옆구리와 엉덩이가 같이 버티는 느낌이 나야 합니다. 허리만 찌릿하거나 어깨가 아프면 높이를 낮추거나 시간을 줄이세요. 처음에는 10~15초만 해도 충분합니다.
허리가 아픈 날에도 해도 될까요?
허리 통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누워만 있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통증의 종류를 봐야 합니다. 뻐근함이나 가벼운 당김은 조절하며 움직일 수 있지만, 다리로 저림이 내려가거나 힘이 빠지는 느낌, 소변이나 대변 조절 이상, 넘어지거나 부딪힌 뒤 생긴 심한 통증은 빨리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50세 이후에 갑자기 시작된 심한 허리 통증, 암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경우, 이유 없는 체중 감소나 열이 동반되는 경우도 그냥 운동으로 넘기면 안 됩니다. 운동은 몸을 돕는 방법이지, 모든 통증을 해결하는 만능 처방은 아니니까요. 이런 기준을 알고 있으면 괜히 겁먹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때를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얼마나 해야 몸이 달라질까요?
세계보건기구는 성인에게 주당 150분 이상의 중등도 유산소 활동과 주 2회 이상의 근력운동을 권합니다. 코어운동도 이 근력운동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30분씩 잡지 않아도 됩니다. 하루 5~10분을 주 3~4회만 해도 몸의 감각은 꽤 달라집니다.
추천하는 방식은 짧고 자주 하는 것입니다. 누워서 배 힘 잡기 1분, 데드버그 2분, 사이드 플랭크 양쪽 2분, 가벼운 스트레칭 2분이면 7분 안팎입니다. 여기에 걷기까지 붙이면 허리와 골반 주변 근육이 훨씬 자연스럽게 쓰입니다. 솔직히 운동복을 갈아입고 마음을 크게 먹어야 하는 계획은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코어운동은 눈에 바로 보이는 변화보다 생활 속에서 먼저 느껴지는 운동입니다. 의자에서 일어날 때 허리를 짚는 일이 줄고, 오래 걸어도 몸통이 덜 흔들리고, 무거운 물건을 들 때 겁이 덜 나는 식입니다.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내 몸이 무너지지 않는 범위를 알아차리고, 그 범위를 아주 조금씩 넓혀가는 쪽이 오래 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