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네여행, 사막보다 골목이 오래 남았던 3박 4일 후기

무이네여행, 사막보다 골목이 오래 남았던 3박 4일 후기

얼마 전 무이네에 다녀왔는데, 이상하게도 가장 또렷하게 남은 장면은 붉은 모래언덕도 바다도 아니었다. 숙소 앞 골목에서 아침마다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던 사람들, 해가 기울 때 천천히 문을 여는 작은 식당, 오토바이 소리 사이로 지나가던 바닷바람 같은 것들이 더 오래 남았다.

무이네여행은 속도를 낮출수록 좋았다

무이네는 베트남 남부 판티엣 근처에 있는 바닷가 마을이다. 보통 호치민에서 슬리핑버스나 리무진으로 5시간에서 6시간 정도 걸린다. 유명한 일정은 하얀 모래언덕, 붉은 모래언덕, 피싱빌리지, 요정의 샘을 반나절 지프 투어로 도는 코스다. 나도 새벽 투어를 한 번 탔다. 풍경은 분명 멋있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차들이 몰리는 시간엔 조용한 사막이라기보다 사진 명소에 가까웠다.

그래서 다음 날부터는 일부러 일정을 비웠다. 오전엔 숙소 근처 함티엔 길을 천천히 걸었고, 오후엔 햇빛이 약해질 때까지 방에서 쉬었다. 무이네는 대단한 계획을 세울수록 조금 피곤해지고, 반대로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꽤 다정해지는 곳이었다.

사람이 적던 시간과 골목들

내가 가장 좋았던 시간은 오전 6시 30분부터 8시 사이였다. 해가 아직 부드럽고, 관광객이 조식당으로 몰리기 전이라 길이 느슨했다. 큰 도로에서 한 블록만 안쪽으로 들어가도 빨래가 널린 집, 작은 과일 가게, 현지 사람들이 찾는 국수집이 나왔다. 메뉴판이 영어로 친절하게 적힌 곳보다, 냄비 하나를 오래 끓이며 아는 얼굴에게 먼저 인사하는 가게가 더 끌렸다.

  • 함티엔 안쪽 골목은 오전 시간에 걷기 좋았다.
  • 피싱빌리지는 투어 차량이 빠진 뒤인 오전 9시 이후가 조금 덜 붐볐다.
  • 해변은 리조트 앞보다 작은 식당 뒤쪽으로 난 길이 한적했다.
  • 요정의 샘은 이른 아침보다 점심 전 애매한 시간이 오히려 조용했다.

특히 피싱빌리지는 기대보다 생활감이 강했다. 둥근 바구니배가 바다 위에 떠 있고, 해산물을 손질하는 사람들 옆으로 작은 냄새와 소음이 같이 흘렀다. 예쁜 풍경만 생각하고 가면 당황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 투박함이 좋았다. 여행자가 잠깐 빌려 보는 풍경이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가 그대로 놓인 곳 같았다.

광고

사막 투어는 기대를 조금 낮추면 편하다

무이네여행에서 사막을 빼기는 어렵다. 하얀 모래언덕은 규모가 크고, 붉은 모래언덕은 접근이 쉽다. 다만 한적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투어 선택을 조금 신중하게 하는 편이 낫다. 새벽 일출 투어는 멋있지만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이 꽤 많다. 지프가 줄지어 서고, ATV 호객도 적극적이다. 조용히 걷고 싶다면 가장 인기 있는 언덕 중앙에서 벗어나 가장자리로 이동하는 게 훨씬 낫다.

붉은 모래언덕은 해 질 무렵이 유명하지만, 그만큼 사람이 많다. 나는 오후 4시쯤 먼저 도착해서 가장자리 능선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 뒤쪽으로 조금만 빠지면 발자국이 적은 모래가 보였고, 바람 소리도 들렸다. 엄청난 비밀 장소는 아니지만, 같은 장소에서도 어디에 서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꽤 달라졌다.

먹는 일은 작은 가게가 더 기억에 남았다

무이네에는 해산물 식당이 많다. 바닷가 쪽 큰 식당은 편하고 메뉴도 다양하지만, 가격은 동네 식당보다 높았다. 나는 3박 동안 큰 식당 한 번, 작은 로컬 식당 두 번, 길가 반미와 커피를 여러 번 먹었다. 가장 기억나는 건 숙소에서 10분쯤 걸어 들어간 작은 쌀국수집이었다. 테이블은 네 개뿐이었고 선풍기가 천천히 돌았다. 국물은 진했고, 라임을 짜 넣으니 더운 공기 속에서도 이상하게 속이 편해졌다.

가격은 가게마다 차이가 있지만, 간단한 국수나 반미는 부담이 덜한 편이었다. 해산물은 주문 전 무게와 조리 방식을 확인하는 게 마음이 편했다. 사실 여행지에서 돈을 아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먹는지 조금 천천히 보는 일이었다. 작은 가게에 앉아 있으면 관광지의 속도에서 살짝 빠져나온 느낌이 들었다.

광고

무이네에서 좋았던 건 빈칸이었다

무이네는 누군가에게는 사막 사진을 찍으러 가는 곳이고, 누군가에게는 리조트에서 쉬는 바닷가일 것이다. 나에게는 그 사이의 빈 시간이 더 좋았다. 숙소 앞을 서성이다가 아무 가게에 들어가고, 지도에 저장하지 않은 길을 걷고, 생각보다 더운 날씨에 금방 포기하고 돌아오는 그런 시간들 말이다.

무이네여행을 간다면 유명한 코스를 모두 지우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하루쯤은 투어도 예약도 없이 남겨두면 좋겠다. 모래언덕에서 본 일출보다, 오후 늦게 골목 끝에서 마신 달달한 커피 한 잔이 더 오래 남을 수도 있다. 여행은 가끔 그렇게 작고 조용한 장면으로 마음에 들어온다.

무이네여행, 사막보다 골목이 오래 남았던 3박 4일 후기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