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가족 모임에서 상속 이야기가 잠깐 나왔는데, 분위기가 생각보다 진지해졌습니다. 집 한 채와 예금 조금만 있어도 세금이 얼마나 나오는지 감이 잘 안 오더라고요. 상속세계산기를 열어보면 숫자를 넣는 칸은 많고, 공제 이름은 낯설어서 처음엔 괜히 더 복잡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순서만 잡으면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재산을 모으고, 빼야 할 금액을 빼고, 공제를 적용한 뒤 세율을 얹는 흐름입니다.
상속세계산기 전에 숫자부터 모으기
상속세 계산은 총재산을 그대로 넣는 방식이 아닙니다. 2026년 9월 기준 국세청 안내 흐름을 보면, 상속재산가액에서 공과금, 채무, 장례비용 등을 빼고 사전증여재산 같은 합산 항목을 더한 뒤 과세가액을 잡습니다. 계산기가 아무리 좋아도 처음 입력하는 숫자가 대충이면 결과도 대충 나옵니다.
- 부동산, 예금, 주식, 자동차, 보험금, 퇴직금처럼 상속재산에 들어갈 수 있는 항목을 모읍니다.
-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미납 세금처럼 피상속인의 채무와 공과금을 확인합니다.
- 장례비용은 일반 장례비 기준 500만원에서 1000만원 범위로 반영되고, 봉안시설이나 자연장지 비용은 별도로 최대 500만원까지 볼 수 있습니다.
- 상속인에게 10년 안에 증여한 재산,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5년 안에 증여한 재산은 합산 여부를 따져야 합니다.
특히 부동산 평가액에서 차이가 크게 납니다. 같은 아파트라도 기준시가를 넣었는지, 사망일 전후의 시가를 넣었는지에 따라 예상 세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상속세계산기를 쓸 때는 부동산 금액 옆에 어떤 기준으로 적었는지 메모해두면 나중에 세무 상담할 때 훨씬 편합니다.
공제가 세액을 크게 흔듭니다
상속세계산기가 편한 이유는 공제를 한 번에 넣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속세는 세율만 보고 겁낼 일이 아니라, 공제가 얼마나 적용되는지가 먼저입니다. 일반적인 가족 상속에서는 일괄공제와 배우자 상속공제가 가장 자주 등장합니다.
- 일괄공제는 기초공제 2억원과 그 밖의 인적공제 합계액, 그리고 5억원 중 큰 금액을 적용하는 구조입니다.
- 배우자 상속공제는 배우자가 있으면 최소 5억원을 볼 수 있고, 실제 상속받은 금액이 5억원 이상이면 법정 한도와 30억원 범위 안에서 계산합니다.
- 금융재산공제는 순금융재산이 있을 때 적용되며, 구간에 따라 달라지고 최대 2억원까지 가능합니다.
- 동거주택 상속공제는 10년 이상 동거, 1세대 1주택 등 요건을 갖추면 최대 6억원까지 반영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배우자와 자녀가 함께 있는 집은 일괄공제 5억원과 배우자공제 최소 5억원을 합쳐 10억원까지는 세금이 없다고 많이 말합니다. 다만 이 말은 단순한 출발점에 가깝습니다. 사전증여가 있거나,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재산을 남겼거나, 배우자 재산분할이 늦어지면 계산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세율은 누진공제로 빠르게 계산하기
과세표준이 나온 뒤에는 10%부터 50%까지의 누진세율을 적용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의 현재 세율표를 기준으로 보면, 실무에서는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한 뒤 누진공제액을 빼는 방식이 편합니다.
- 1억원 이하: 세율 10%, 누진공제 없음
-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 세율 20%, 누진공제 1000만원
-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세율 30%, 누진공제 6000만원
-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세율 40%, 누진공제 1억6000만원
- 30억원 초과: 세율 50%, 누진공제 4억6000만원
예를 들어 과세표준이 4억원이면 4억원에 20%를 곱하고 1000만원을 빼서 산출세액은 7000만원입니다. 법정기한 안에 신고하면 신고세액공제 3%를 적용받을 수 있어 예상 납부액은 6790만원 수준으로 내려갑니다. 계산기마다 신고세액공제 반영 여부가 다르니 결과 화면의 항목을 꼭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10억, 15억 사례로 감 잡기
배우자와 자녀가 있고 순재산 9억원인 경우
채무와 장례비용 등을 뺀 순재산이 9억원이고 배우자가 생존해 있다면, 단순 계산에서는 일괄공제 5억원과 배우자공제 최소 5억원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공제 합계가 10억원이라 과세표준은 0원으로 계산됩니다. 이런 경우 상속세계산기에서도 예상 세액이 0원으로 나오는 일이 많습니다.
배우자와 자녀 둘, 순재산 15억원인 경우
배우자가 실제로 6억원을 상속받는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일괄공제 5억원과 배우자공제 6억원을 빼면 과세표준은 4억원입니다. 세율 20% 구간이라 산출세액은 7000만원이고, 기한 안에 신고하면 3% 공제를 반영해 약 6790만원이 됩니다. 같은 15억원이라도 배우자에게 실제로 얼마를 나누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배우자 없이 자녀만 있고 순재산 8억원인 경우
배우자공제가 없으면 계산이 확 달라집니다. 자녀만 상속받고 일괄공제 5억원을 적용하면 과세표준은 3억원입니다. 3억원에 20%를 곱하고 누진공제 1000만원을 빼면 산출세액은 5000만원입니다. 신고세액공제 3%를 적용하면 약 4850만원 정도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계산기 결과를 믿기 전 확인할 것
상속세 신고기한은 일반적으로 상속개시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입니다. 피상속인이나 상속인이 외국에 주소를 둔 경우에는 9개월로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한 안에 신고해야 신고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고, 불필요한 가산세 부담도 줄일 수 있습니다.
- 사망일 전후 부동산 평가 기준을 어떻게 잡았는지 확인합니다.
- 최근 10년 안의 증여 내역이 빠지지 않았는지 봅니다.
- 배우자 상속재산 분할과 등기 일정이 신고기한 이후 일정까지 맞는지 챙깁니다.
- 계산기 결과가 0원이어도 신고 필요성이 있는 상황인지 따져봅니다.
저라면 먼저 국세청 자동계산으로 큰 금액을 잡고, 재산 규모가 10억원 근처를 넘거나 가족 간 배분이 복잡하면 세무사에게 계산서를 맞춰 봅니다. 상속세계산기는 겁을 덜어주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다만 숫자를 대충 넣으면 마음만 잠깐 편하고 실제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는 점은 기억해둘 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