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 바꾸기 전 꼭 보는 7가지 숫자

사료 바꾸기 전 꼭 보는 7가지 숫자

얼마 전 보호소에서 새로 들어온 아이 밥그릇을 치우는데, 사료 알갱이는 그대로 남고 물만 잔뜩 마신 흔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엔 낯선 환경 탓인가 했는데, 며칠 지나도 변이 묽고 냄새가 심해서 사료 봉투부터 다시 봤습니다. 저는 수의사가 아니니 병을 단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8년 동안 보호소에서 밥 바꾸다 설사하고, 잘 먹던 아이가 갑자기 가려워하고, 입양 후 보호자가 사료 때문에 다시 상담하는 경우를 꽤 봤습니다.

사료는 비싼 게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 유명한 품종견이 먹는 제품이 우리 집 아이에게 맞는 것도 아닙니다. 봉투 앞면 문구보다 뒤쪽 성분표와 급여량 표가 더 솔직할 때가 많습니다.

1. 단백질 숫자는 나이와 몸 상태에 맞춰 봅니다

성견용 건사료를 볼 때 조단백이 대략 18% 이상이면 일반적인 유지 기준은 넘는 편입니다. 성장기 강아지는 보통 22% 이상 제품을 많이 봅니다. 고양이는 강아지보다 단백질 요구량이 높아서 성묘용도 26% 이상, 성장기나 임신·수유묘는 30% 이상인 제품이 흔합니다.

그런데 단백질 숫자만 높다고 끝은 아닙니다. 신장 질환, 췌장 문제, 간 질환이 있거나 노령으로 혈액검사 수치가 흔들리는 아이는 보호자가 마음대로 고단백 사료를 고르면 안 됩니다. 크레아티닌, BUN, SDMA 같은 수치는 병원에서 봐야 합니다. 보호소에서도 나이 많은 아이들은 입맛보다 검사 결과를 먼저 확인했습니다.

2. 지방은 활동량과 변 상태를 같이 봅니다

건사료에서 조지방은 성견 기준 8~15% 정도가 흔합니다. 활동량이 많고 마른 아이는 15% 안팎도 잘 맞을 수 있지만, 산책이 하루 20분 이하이고 체중이 늘고 있다면 너무 기름진 사료는 부담이 됩니다. 고양이도 지방이 너무 낮으면 기호성이 떨어지고, 너무 높으면 살이 빨리 붙는 아이가 있습니다.

사실 보호소 아이들은 운동량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입소 직후엔 긴장해서 잘 안 먹다가, 적응하면 갑자기 허겁지겁 먹습니다. 이때 지방 높은 사료로 급하게 올리면 변이 번들거리고 묽어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변이 2일 이상 물처럼 나오거나 피가 섞이면 사료 탓으로만 넘기지 말고 진료를 잡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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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원재료 첫 5개가 생각보다 많은 말을 합니다

저는 봉투를 보면 원재료 첫 5개를 먼저 읽습니다. 닭고기, 연어, 칠면조처럼 동물성 원료가 앞에 있는지, 옥수수·밀·쌀 같은 탄수화물 원료가 얼마나 앞에 있는지 봅니다. 곡물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닙니다. 다만 알레르기 의심 증상이 있는 아이는 어떤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먹었는지 기록이 필요합니다.

  • 닭고기 사료를 먹고 귀 가려움, 발 핥기, 설사가 반복되면 닭 단백질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 새 사료로 바꾼 뒤 1~2주 안에 증상이 생겼다면 급여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 피부가 붉거나 귀 냄새가 심하면 사료만 바꾸지 말고 병원에서 피부·귀 검사를 받는 편이 낫습니다.

보호소에서 가장 난감한 건 여러 사람이 간식을 조금씩 주는 상황입니다. 사료 문제인지 간식 문제인지 흐려집니다. 집에서도 최소 2주 정도는 주식 사료, 간식, 영양제를 적어두면 원인을 찾기 훨씬 쉽습니다.

4. 칼로리는 컵이 아니라 그램으로 계산합니다

사료 봉투에 보통 100g당 350~420kcal 정도로 표시됩니다. 종이컵 한 컵, 사료컵 한 컵은 제품마다 무게가 달라서 정확하지 않습니다. 같은 한 컵이라도 작은 알갱이는 100g 가까이 들어가고, 큰 알갱이는 70g대에서 멈추기도 합니다. 가능하면 주방저울로 1회 급여량을 재는 게 제일 깔끔합니다.

예를 들어 5kg 성견이 중성화되어 있고 활동량이 보통 이하라면 하루 필요 열량이 대략 300kcal 안팎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100g당 380kcal 사료라면 하루 80g 정도가 출발점입니다. 여기서 간식이 하루 30kcal 들어가면 사료는 그만큼 줄여야 합니다. 간식은 전체 열량의 10% 이내로 잡는 게 무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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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사료 교체는 최소 7일, 예민한 아이는 14일 잡습니다

입양 첫날부터 새 사료로 확 바꾸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가능하면 이전에 먹던 사료를 조금이라도 이어가라고 말합니다. 일반적으로는 기존 사료 75%와 새 사료 25%로 2~3일, 반반으로 2~3일, 기존 25%와 새 75%로 2~3일, 그다음 완전 교체가 무난합니다.

장이 예민한 아이, 파양 후 돌아와 스트레스가 큰 아이, 항생제를 먹는 아이는 10~14일로 더 천천히 갔을 때 사고가 적었습니다. 설사가 생겼다고 바로 굶기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어린 강아지나 고양이는 저혈당 위험이 있어서 특히 병원 조언을 받는 게 좋습니다.

6. 생애 단계 표시와 중성화 이후 체중을 같이 봅니다

봉투에 전연령, 성장기, 성견용, 노령견용 같은 표시가 있습니다. 전연령 사료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지만, 살이 잘 찌는 중성화 성견에게 성장기까지 맞춘 고열량 사료가 계속 맞는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중성화 후에는 활동량이 같아도 체중이 늘기 쉬워서 급여량을 10~20% 줄여 시작하는 보호자도 많습니다.

고양이는 특히 살이 천천히 붙어서 늦게 알아차립니다. 갈비뼈가 손끝에 살짝 만져지는지, 위에서 봤을 때 허리선이 있는지 한 달에 한 번은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숫자로는 2주에 한 번 체중을 재고, 한 달에 체중의 5% 이상 오르내리면 급여량이나 건강 상태를 다시 봐야 합니다.

7. 보호자가 기억해야 할 건 비싼 사료보다 기록입니다

제가 보호소에서 배운 건 단순합니다. 아이 몸은 말 대신 변, 피부, 귀, 체중, 식욕으로 답합니다. 사료를 바꿨다면 날짜, 제품명, 하루 급여량, 변 상태, 가려움 여부를 2주만 적어도 병원에서 설명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토를 하루에 여러 번 하거나, 설사가 48시간 넘게 이어지거나, 혈변·무기력·식욕 저하가 같이 있으면 사료 문제로만 붙잡고 있지 않는 게 좋습니다. 특히 6개월 미만 어린 동물, 10살 이상 노령 동물, 지병이 있는 아이는 더 빨리 병원에 가야 합니다.

사료는 보호자가 매일 하는 건강관리입니다. 대단한 광고 문구보다 우리 집 아이가 먹고 난 뒤의 기록이 더 정확할 때가 많습니다. 저도 아직 새 아이를 만나면 봉투부터 보고, 그다음 밥그릇과 배변판을 봅니다. 귀엽다는 마음으로 데려왔으면, 밥 한 끼를 고르는 일도 꽤 진지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료 바꾸기 전 꼭 보는 7가지 숫자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