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책상 위를 치우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노트북을 모니터에 연결해 쓰는 것도 좋지만, 한 번쯤은 아이맥 특유의 깔끔한 일체형 책상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 그래서 아이맥중고 매물을 며칠 동안 계속 봤는데, 처음엔 색상과 가격만 보이다가 나중에는 완전히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사진으로 보면 대부분 멀쩡하다. 은색 27인치 아이맥은 아직도 작업실 느낌이 나고, M1 24형 아이맥은 색감이 예뻐서 그냥 사고 싶어진다. 그런데 중고는 새 제품 고르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은근히 위험하다. 같은 아이맥이라도 연식, 칩, 메모리, 저장공간, 액정 상태에 따라 체감 차이가 꽤 컸다.
가격보다 먼저 연식과 칩을 봐야 했다
아이맥중고를 검색하면 크게 두 갈래가 보인다. 하나는 2019년, 2020년쯤의 인텔 27인치 5K 아이맥이고, 다른 하나는 2021년 이후 M1 24형 아이맥이다. 화면 크기만 보면 27인치가 끌리는데, 실제 사용 흐름은 M칩 쪽이 훨씬 가볍고 조용하다는 후기가 많았다.
내가 공개 매물 흐름을 보며 체감한 가격대는 M1 24형 기본형이 대략 80만 원대부터 120만 원대 사이에 많이 보였고, 16GB 메모리나 512GB 저장공간이면 가격이 더 올라갔다. 2020년 27인치 5K 모델은 사양 좋은 매물이 100만 원 안팎에서 150만 원대까지도 보였는데, 이쪽은 화면 크기와 램 확장성이 매력인 대신 연식과 발열, 부품 상태를 더 꼼꼼히 봐야 했다.
사실 50만 원 차이가 작지는 않다. 그런데 아이맥은 모니터와 본체가 붙어 있어서 액정에 문제가 있으면 수리비가 바로 커진다. 그래서 싸게 나온 매물일수록 왜 싼지부터 보는 게 낫다. 단순 생활기스인지, 액정 빛샘인지, 패널 얼룩인지에 따라 얘기가 달라진다.
초보자는 M1 24형이 마음 편한 편이었다
문서 작업, 블로그, 간단한 사진 보정, 영상 시청 정도라면 M1 24형 아이맥이 가장 무난해 보였다. 4.5K Retina 디스플레이, 1080p 카메라, 조용한 사용감, 얇은 디자인까지 일상용으로는 꽤 균형이 좋다. 애플 지원 안내에서도 모델명은 화면 왼쪽 위 메뉴의 이 Mac에 관하여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판매자가 올린 문구만 믿지 않고 실제 화면 사진을 받아보는 게 안전하다.
다만 기본형 8GB 메모리는 사람에 따라 아쉬울 수 있다. 사파리 탭을 많이 열고, 사진 앱과 문서 앱을 동시에 쓰는 정도는 괜찮지만, 영상 편집이나 디자인 작업까지 생각하면 16GB 매물이 훨씬 오래 쓴다. 저장공간도 256GB는 외장 저장장치가 사실상 따라붙는 경우가 많다.
27인치 5K 아이맥은 아직 매력이 있지만 조건이 붙는다
인텔 27인치 아이맥은 화면이 정말 크다. 5K 패널이라 글자가 선명하고, 사진 편집이나 엑셀 큰 화면 작업에는 아직도 기분 좋은 장점이 있다. 특히 2020년형은 인텔 아이맥의 마지막 세대에 가까워서 상태 좋은 매물은 꾸준히 찾는 사람이 있다.
근데 이쪽은 확인할 게 많다. 팬 소음, 발열, SSD 상태, 램 구성, 액정 테두리 얼룩, 스피커 잡음까지 봐야 한다. 무게도 만만치 않아서 택배 거래보다 직거래가 훨씬 낫다. 박스가 없으면 배송 중 파손 위험도 커지고, 파손되면 책임 소재가 피곤해진다.
- 화면에 흰 배경을 띄워 누런 얼룩이나 빛샘을 확인한다.
- 이 Mac에 관하여 화면에서 연식, 칩, 메모리, 저장공간을 본다.
- 전원 켠 뒤 팬 소음이 갑자기 커지는지 들어본다.
- 카메라, 스피커, 마이크, USB 단자를 간단히 테스트한다.
- 초기화 가능 여부와 활성화 잠금 해제 여부를 확인한다.
가격 협상은 감정 말고 추가 비용으로 계산했다
중고 거래에서 가격 이야기는 늘 민감하다. 나는 그냥 싸게 해달라고 말하기보다 추가로 들어갈 돈을 계산해봤다. 매직 키보드가 없으면 별도 구매비가 들고, 마우스나 트랙패드가 빠져도 비용이 생긴다. 256GB 모델이면 외장 SSD를 살 가능성이 높고, 액정에 흠이 있으면 되팔 때 가격도 떨어진다.
예를 들어 M1 24형 8GB, 256GB 매물이 90만 원인데 키보드가 없고 생활기스가 많다면, 실제 체감가는 90만 원에서 끝나지 않는다. 반대로 110만 원이어도 16GB, 512GB, 박스와 기본 구성품이 다 있고 액정이 깨끗하면 오히려 덜 피곤한 선택일 수 있다. 중고는 숫자 하나보다 상태와 구성품을 같이 봐야 감이 온다.
내 기준으로는 이런 사람에게 맞았다
아이맥중고가 잘 맞는 사람은 분명하다. 책상 위를 단순하게 만들고 싶고, 노트북을 들고 다닐 일이 적고, 모니터와 본체를 따로 고르는 일이 귀찮은 사람. 여기에 색감 좋은 화면으로 글쓰기, 사진 관리, 영상 감상을 자주 한다면 만족도가 높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게임, 고사양 3D 작업, 부품 교체를 자주 하는 스타일이라면 아이맥은 답답할 수 있다. 특히 M1 이후 모델은 램과 저장공간을 나중에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처음 살 때 욕심을 조금 내는 편이 낫다. 싸게 샀는데 6개월 뒤 용량 때문에 외장 장치를 주렁주렁 달게 되면 일체형의 장점이 희미해진다.
며칠 동안 매물을 보다 보니 결국 아이맥중고는 예쁜 컴퓨터를 싸게 사는 게임이 아니었다. 내 생활 패턴에 맞는 연식과 사양을 고르고, 화면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빠진 구성품까지 돈으로 계산하는 과정에 가까웠다. 그래서 내가 다시 고른다면, 초보자는 상태 좋은 M1 24형 16GB를 먼저 보고, 큰 화면이 꼭 필요한 사람만 27인치 5K를 천천히 찾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