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밤 대전 중구 원도심, 국가유산 야행 현장
9월의 선선한 바람과 함께 대전 중구 원도심이 특별한 축제의 장으로 변모했다. 2026년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대전 중구 원도심 일대, 특히 은행동과 대흥동에서 국가유산 야행 행사가 개최되어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이번 축제는 옛 충남도청, 대흥동성당, 최종태전시관, 대전여중강당 등 원도심의 역사적 가치가 높은 국가유산과 문화시설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방문객들은 공연과 체험, 야경을 함께 즐기며 대전 중구 원도심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종태전시관에서 시작된 야행
축제 첫날, 최종태전시관을 찾은 방문객들은 스탬프 원정대 프로그램에 참여해 원도심 곳곳을 자연스럽게 걸으며 다섯 개의 주요 스팟 중 세 곳의 도장을 모았다. 이 인증을 통해 타로 이용권을 받을 수 있어 참여의 재미를 더했다.
최종태전시관은 1958년 건립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옛 충청 지원 건물로, 1999년 대전시 좋은 건축물 40선에 선정된 바 있다. 현재는 대전시립미술관 분관으로 활용되며 조각과 최종태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이곳에서는 '기억의 빛거리-시간을 듣는 청음실'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헤드셋을 착용하고 음악과 작품, 공간을 함께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했다. 축제의 활기 속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대흥동성당과 대전여중강당에서 만난 역사와 이야기
대흥동성당은 1960년대 한국 모더니즘 성당 건축의 대표적 사례로, 고딕 건축의 수직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종탑이 인상적이다. 이곳에서는 이야기꾼이 대전의 근현대사와 3·8민주의거 등 도시의 역사를 흥미롭게 전했다.
대전여중강당은 과거 여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공간으로, 현재는 '대전갤러리'라는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방문객들은 건축물의 옛 모습을 상상하며 그 시절 학생들의 일상을 떠올리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강당 앞에서는 '달밤의 근대놀이 100초 챌린지'가 진행되어 팽이, 제기, 비석, 공기, 딱지 등 근대 놀이를 체험하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참여하며 어린 시절 추억을 되살리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다채로운 문화 체험과 야경의 매력
거리 곳곳에서는 대전 관내 초등학생들이 참여한 '동심의 국가유산전'이 열려 아이들의 시선으로 표현된 국가유산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어른들에게도 익숙한 공간이 아이들의 그림을 통해 새롭게 다가왔다.
특히 '근대 로맨스-그날의 흑백사진관' 프로그램은 대흥동성당을 배경으로 전문 사진작가가 촬영과 보정, 인화까지 담당하며 연인과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참가비 5천 원으로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
해가 지면서 조명이 켜진 대흥동성당과 원도심 골목길은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선선한 가을바람과 어우러진 조명은 원도심을 걷는 것만으로도 야행의 정취를 만끽하게 했다.
우리들공원과 중앙로 일대의 축제 분위기
우리들공원에서는 '레트로 감성장터'가 열려 다양한 수공예품과 의류, 소품 등을 판매하며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또한 공연 무대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와 가족, 친구, 연인들이 함께 축제의 분위기를 즐겼다.
중앙로122번길 일원에서는 '빵맥로드×대흥야장' 행사가 진행되어 먹거리와 야장을 즐기는 사람들로 원도심이 활기찬 축제 거리로 변모했다.
대전 중구 원도심의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축제
이번 국가유산 야행은 단순한 건축물 관람을 넘어 이야기꾼의 역사 해설, 근대 놀이 체험, 사진 촬영, 공연과 장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원도심 곳곳을 자연스럽게 탐방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1932년 옛 충남도청 이전 이후 행정 중심지로 성장한 대전 중구 원도심은 이번 축제를 통해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문화 공간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어두워질수록 더욱 빛나는 국가유산과 활기찬 축제 거리는 내년에도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