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잠실 경기 중계를 켜놓고 투수 교체 타이밍을 보다가, 문득 이정용 이름이 왜 트레이드설의 중심에 섰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성적표만 보면 압도적인 에이스 숫자는 아닌데, 로스터를 굴리는 입장에서 보면 꽤 귀한 카드거든요. 근데 그 소문은 2026년 5월 스타뉴스 취재를 통해 LG 구단이 내부 논의조차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방향이 확실히 잡혔습니다.
루머가 커진 건 약해서가 아니라 쓸모가 많아서
트레이드설은 보통 애매한 선수에게만 붙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상대 팀이 탐낼 만한 가치가 있어야 이름이 돌죠. 이정용은 1996년생 우완, 2019년 LG 1차 지명, 성남고와 동아대를 거쳐 입단한 프랜차이즈 자원입니다. KBO 기록실 프로필 기준 신장 186cm, 체중 85kg의 우투우타 투수이고, 2026년 연봉은 LG 발표에서 2억7000만 원으로 표시됐습니다.
이 정도 이력에 선발과 불펜을 모두 경험했다면, 팬 커뮤니티에서 이름이 오르내릴 조건은 충분합니다. 특히 시즌 중반 순위 싸움이 빡빡해질수록 각 팀은 부족한 포지션을 메우고 싶어 합니다. 그때 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유형이 바로 즉시전력감 국내 투수입니다. 그래서 이정용 트레이드설은 ‘LG가 버릴 카드가 생겼다’보다 ‘다른 팀이 물어볼 만한 카드’라는 쪽에 더 가깝게 읽는 게 맞습니다.
구단의 부인은 꽤 강한 신호였다
이번 사안에서 눈에 들어온 건 표현의 강도였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LG는 이정용을 트레이드 카드로 검토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냈고,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팀 마운드 핵심 자원이라는 설명까지 붙였습니다. 야구판에서 구단 코멘트는 종종 여지를 남기는데, 이 경우는 ‘현재 추진 중이 아니다’ 정도가 아니라 테이블에 올린 적이 없다는 뉘앙스였습니다.
사실 이 차이는 큽니다. 단순 부인은 시장 상황에 따라 나중에 달라질 수 있지만, 내부 검토 자체를 부정하는 말은 선수와 팀 모두에게 안정감을 줍니다. 선수 입장에서는 괜한 잡음을 끊고 몸 상태와 보직 적응에 집중할 수 있고, 팀 입장에서는 라커룸의 불필요한 흔들림을 줄일 수 있습니다. LG처럼 우승권을 바라보는 팀은 한 명의 기록보다 전체 마운드 운용의 리듬이 더 중요해지는 순간이 많습니다.
숫자로 보면 이정용의 색깔이 보인다
KBO 기록실의 연도별 흐름을 보면 이정용은 한 가지 역할로만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2021년에는 66경기 평균자책점 2.97, 15홀드로 필승조 감각을 보여줬고, 2022년에는 65경기 22홀드, 평균자책점 3.34를 기록했습니다. 불펜 투수로 가장 자주 호출되는 축에 들어갔다는 뜻입니다.
- 2021년: 66경기, 평균자책점 2.97, 15홀드
- 2022년: 65경기, 평균자책점 3.34, 22홀드
- 2023년: 37경기, 86과 3분의 2이닝, 7승 2패
- 통산: 267경기, 337과 3분의 1이닝, 24승 14패, 50홀드
특히 2023년 기록이 재미있습니다. 경기 수는 줄었는데 이닝은 86과 3분의 2이닝까지 늘었습니다. 불펜 전용 카드가 아니라 긴 이닝을 맡을 수 있는 투수로 역할이 넓어진 흔적입니다. 이런 유형은 기록지에서 평균자책점 하나만 보면 손해를 봅니다. 선발 준비, 롱릴리프, 추격조, 필승조 사이를 오가면 등판 환경이 매번 다르기 때문입니다.
2026년 부침도 트레이드 논리와는 다르게 봐야 한다
2026년에는 수치만 놓고 보면 매끈하지 않은 구간도 있었습니다. 5월 보도 당시 그는 13경기에서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고, 키움전 선발 등판에서는 4와 3분의 2이닝 2실점을 남겼습니다. 패전 투수가 됐지만 4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틴 장면은 선발 준비가 완전하지 않은 투수에게 나쁘지 않은 신호였습니다.
솔직히 트레이드 루머를 성적 부진과 곧장 연결하는 건 너무 빠른 해석입니다. 국내 투수 시장에서 선발 경험이 있고, 불펜에서도 검증된 30세 우완은 생각보다 흔하지 않습니다. 당장 평균자책점이 흔들려도 팀이 그를 놓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는 ‘지금 어느 보직에 넣어도 계산이 선다’는 점입니다. 시즌을 길게 치르는 팀에는 이런 선수가 선발 5번보다 더 자주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LG가 굳이 팔 이유가 적었던 이유
트레이드는 결국 기회비용 싸움입니다. 이정용을 내보낸다면 LG는 그에 준하는 즉시전력, 혹은 더 큰 약점을 메워줄 확실한 보상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승권 팀이 시즌 중 국내 투수 뎁스를 줄이는 선택은 꽤 부담스럽습니다. 외국인 투수 컨디션, 불펜 피로, 우천 취소 뒤 몰리는 일정, 더블헤더 변수까지 생각하면 투수 한 명의 쓰임새는 숫자보다 큽니다.
그리고 LG는 2026년 전지훈련 명단에도 이정용을 포함했고, 연봉 계약에서도 주요 선수 15명 안에 그의 이름을 올렸습니다. 물론 명단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구상까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구단이 그를 전력 바깥으로 밀어낸 흐름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LG 이정용 트레이드설 부인은 팬심 달래기용 멘트라기보다, 로스터 현실과 꽤 맞아떨어지는 발언으로 보입니다.
야구 루머는 빠르게 번지고, 기록은 조금 늦게 따라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면 팀이 왜 어떤 선수를 붙잡았는지는 보직표와 등판 간격, 그리고 시즌 후반 마운드의 버티는 힘에서 드러납니다. 이정용의 이름은 거래 카드보다 LG 마운드의 보험이자 변수로 남아 있을 때 더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