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골프 부산 기록표를 다시 봤더니, 연장 18번홀이 전부였다

리브골프 부산 기록표를 다시 봤더니, 연장 18번홀이 전부였다

얼마 전 리브골프 부산 기록표를 다시 열어봤는데, 우승 장면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숫자는 12언더파 동률과 18번홀 연장 하나였습니다. 부산 기장 아시아드컨트리클럽에서 열린 LIV Golf Korea 2026은 단순히 해외 투어가 한국에 온 행사가 아니었어요. 파70, 7,024야드 코스에서 57명, 13개 팀이 나흘 동안 부딪힌 대회였고, 마지막에는 호아킨 니만과 테일러 구치가 같은 자리에서 다시 18번홀을 걸어야 했습니다.

부산으로 온 리브골프, 장소부터 달랐다

2025년 첫 한국 대회가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렸다면, 2026년 무대는 부산 아시아드CC였습니다. 이 변화가 꽤 큽니다. 인천 대회가 브라이슨 디섐보와 크러셔스GC의 압도적인 출발점이었다면, 부산 대회는 조금 더 압축된 승부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아시아드CC는 2002년 아시안게임을 위해 조성된 챔피언십 코스라는 배경이 있습니다. 그런데 리브골프 방식으로 들어오면 풍경이 달라집니다. 샷건 스타트, 개인전과 팀전 동시 진행, 컷 없는 흐름이 겹치면서 일반적인 투어 대회보다 리더보드가 훨씬 자주 흔들립니다. 그래서 리브골프 부산은 ‘누가 잘 쳤나’보다 ‘어느 순간 누가 버텼나’에 가까운 대회였습니다.

우승 스코어 12언더, 니만의 여덟 번째 기록

최종 개인전 우승자는 호아킨 니만이었습니다. 니만은 최종 합계 12언더파로 테일러 구치와 동률을 이룬 뒤, 18번홀 파4에서 열린 첫 번째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았습니다. 공식 리더보드 기준으로 정규 라운드에서는 둘 다 최종일 3언더파를 쳤고, 연장에서 니만은 3타, 구치는 4타였습니다. 숫자로 보면 딱 한 타 차이지만, 심리적으로는 훨씬 큰 차이였죠.

니만에게 이 우승은 LIV 통산 8승째였습니다. 더 흥미로운 건 2026시즌 첫 우승이었다는 점입니다. 2025년에 5승을 몰아쳤던 선수가 부산에서 다시 승리 감각을 꺼냈다는 건, 단순한 트로피 하나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우승 상금 400만 달러도 눈에 띄지만, 기록 팬 입장에서는 ‘LIV 역사상 개인 최다승 격차를 더 벌린 경기’로 기억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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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의 16번홀, 디섐보의 추격도 짙었다

테일러 구치는 54홀까지 니만과 공동 선두였고, 마지막 날에도 쉽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16번홀에서 약 27피트 버디 퍼트를 넣어 다시 12언더파로 맞춘 장면은 이 대회의 긴장감을 가장 잘 보여줬습니다. 근데 골프는 가끔 잔인합니다. 정규 라운드에서 버티고, 연장 첫 홀에서 한 번 흔들리면 순위표는 바로 승자와 2위로 갈라집니다.

브라이슨 디섐보도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단독 3위. 마지막 날 5언더파를 치면서 연장권을 한 타 차로 압박했습니다. 2025년 인천에서 19언더파로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던 선수가 부산에서는 직접 트로피를 들지 못했지만, 팀전에서는 또 다른 방식으로 존재감을 남겼습니다.

  • 개인전 1위: 호아킨 니만, 12언더파, 연장 승
  • 개인전 2위: 테일러 구치, 12언더파
  • 개인전 3위: 브라이슨 디섐보, 11언더파
  • 개인전 4위: 더스틴 존슨, 10언더파
  • 개인전 5위: 스콧 빈센트, 9언더파

크러셔스GC는 왜 또 강했나

팀전 우승은 크러셔스GC였습니다. 합계 23언더파로 OKGC를 3타 차로 제쳤고, 한국 대회 팀 타이틀을 2년 연속 가져갔습니다. 더 인상적인 기록은 정규시즌 팀 통산 10승입니다. 디섐보, 찰스 하월 3세, 아니르반 라히리 중심의 팀 색깔이 오랫동안 유지됐고, 부산에서는 폴 케이시가 손목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트래비스 스미스가 들어와도 팀 스코어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이 대목이 리브골프의 독특한 재미입니다. 개인전에서는 니만이 주인공이었지만, 팀전의 흐름을 보면 크러셔스GC가 ‘선수 한 명의 폭발력’만으로 굴러가는 팀은 아니라는 게 보입니다. 디섐보가 단독 3위, 스미스와 하월이 나란히 7언더파 그룹에 들어가면서 팀 합산을 단단하게 받쳤습니다. 골프가 개인 스포츠라는 말이 맞긴 한데, 리브골프에서는 그 말이 매번 조금씩 흔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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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 기록은 아쉬움과 가능성이 같이 남았다

홈 팬들이 가장 보고 싶었던 이름들은 코리안 골프 클럽 쪽에 모였습니다. 팀 성적은 1언더파로 10위. 우승 경쟁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세부 기록을 보면 완전히 밋밋한 대회도 아니었습니다. 송영한이 6언더파 공동 12위로 팀을 이끌었고, 문도엽은 2언더파 공동 23위에 올랐습니다. 안병훈은 1오버파 공동 37위, 김민규는 6오버파 54위였습니다.

솔직히 한국 팀 입장에서는 ‘부산 홈 대회’라는 말에 비해 순위가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송영한의 6언더파는 의미가 있습니다. 톱10에는 한 끗 모자랐지만, 세계적인 이름들이 섞인 리더보드에서 중상위권을 지킨 기록이니까요. 문도엽도 대회 직전 합류한 흐름을 생각하면 2언더파는 나쁘지 않은 출발이었습니다.

기록으로 남은 부산의 장면

리브골프 부산을 다시 떠올리면 화려한 이름보다 구조가 먼저 생각납니다. 니만은 연장 한 홀로 개인 최다승 흐름을 이어갔고, 구치는 16번홀 버디 하나로 마지막까지 대회를 붙잡았습니다. 디섐보는 개인전 방어에는 실패했지만 크러셔스GC를 팀전 정상에 올려놓았고, 한국 선수들은 홈 대회에서 아직 넘어야 할 간격을 숫자로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대회를 ‘부산에서 열린 글로벌 골프 이벤트’보다 ‘기록이 각자의 위치를 꽤 냉정하게 보여준 경기’로 기억하고 싶습니다. 축제 분위기는 분명 있었지만, 리더보드는 감정에 휩쓸리지 않았습니다. 12언더파, 23언더파, 공동 12위, 팀 10위. 이 숫자들이 남긴 이야기가 오히려 오래 갑니다.

리브골프 부산 기록표를 다시 봤더니, 연장 18번홀이 전부였다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