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KBO 기록표를 넘겨보다가 타카다 타쿠토 이름에서 눈이 꽤 오래 멈췄다.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라고만 보면 그냥 시즌 중간 합류한 좌완 한 명인데, 경력을 따라가면 일본 고교 유망주, NPB 1군 미등판, 오이식스에서의 반등, 그리고 한국 무대 적응까지 흐름이 꽤 입체적이다.
숫자보다 먼저 보이는 이동 경로
타카다 타쿠토는 2002년 9월 18일생 좌완 투수다. 일본 시즈오카상업고를 거쳐 2020년 드래프트 6순위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 들어갔다. 그런데 프로 커리어의 첫 장은 생각보다 매끄럽지 않았다. DeNA에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있었지만 NPB 1군 등판은 없었다.
사실 이 지점이 흥미롭다. 야구에서 유망주 평가는 늘 미래형 문장으로 시작되지만, 기록지는 냉정하게 현재형만 남긴다. 1군 등판 없음. 이 짧은 기록은 실패처럼 보이기 쉽다. 하지만 타카다의 이야기는 거기서 끊기지 않았다. 2025년 오이식스 니가타 알비렉스 BC로 옮기며 다시 등판 기회를 넓혔고, 2026년 5월에는 시즌 도중 KBO 두산 베어스로 이동했다.
오이식스에서 만든 반등의 근거
두산이 그를 데려올 때 가장 눈에 들어온 숫자는 오이식스 시절 2026년 초반 성적이었다. 10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1.75. 이 수치만 놓고 봐도 단순한 실험성 영입으로 보기는 어렵다. 연합뉴스 보도와 일본 현지 발표에 따르면 당시 그는 이스턴리그 평균자책점 상위권에 있었고, 시즌 중간에 아시아쿼터 카드로 한국 무대에 들어왔다.
- 출생: 2002년 9월 18일
- 투타: 좌투좌타
- 체격: 179cm, 84kg 기준
- 일본 경력: 요코하마 DeNA, 오이식스 니가타
- KBO 소속: 두산 베어스, 등번호 12
근데 반등이라는 말은 평균자책점만 보고 붙이면 조금 위험하다. 오이식스 시절 61과 3분의 2이닝 동안 41탈삼진, 18볼넷이었다. 탈삼진 능력이 압도적으로 튀는 타입이라기보다는, 안타 허용을 줄이고 경기 안에서 버티는 쪽에 더 가까웠다. WHIP 1.04라는 숫자가 그래서 중요하다. 주자를 많이 쌓지 않는 투수는 리그를 옮길 때도 비교적 빠르게 역할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두산에서의 현재 기록은 꽤 현실적이다
KBO 공식 기록 기준으로 타카다는 2026시즌 두산에서 34경기, 49이닝을 던졌다. 성적은 2승 1패, 7홀드, 평균자책점 3.49, WHIP 1.29다. 41탈삼진에 21볼넷, 피안타율은 .239. 아주 압도적인 외국인 에이스의 그림은 아니다. 대신 시즌 중간에 들어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팀 마운드의 빈칸을 메운 투수로 보면 꽤 설명이 된다.
특히 49이닝 41탈삼진이면 9이닝당 탈삼진은 약 7.5개다. 볼넷은 9이닝당 약 3.9개라 제구가 완전히 안정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피홈런이 3개에 그쳤다는 점은 좋다. 낯선 리그에서 장타를 크게 맞지 않았다는 건, 구위나 구종 선택이 최소한의 설득력을 가졌다는 뜻이다.
타카다를 볼 때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
내가 타카다를 흥미롭게 보는 이유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보다 경력의 방향 때문이다. 일본 NPB 1군 문턱을 넘지 못했던 좌완이, 오이식스에서 기록을 만들고, 다시 KBO의 외국인 슬롯을 타고 들어왔다. 이건 선수에게도 쉽지 않은 루트지만 구단 입장에서도 꽤 계산적인 선택이다. 이미 완성된 이름값보다 현재 폼과 비용, 좌완 희소성, 즉시 활용 가능성을 본 결정에 가깝다.
두산에서의 역할도 딱 그 중간 지대에 있다. 선발로만 묶기엔 볼넷 리스크가 보이고, 불펜으로만 보기엔 49이닝을 소화한 내구성이 아깝다. 7홀드라는 기록은 벤치가 그를 승부처에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는 신호다. 시즌 중간 합류 투수가 이런 위치까지 온 건 생각보다 작은 일이 아니다.
기록표 뒤에 남는 느낌
타카다 타쿠토의 2026년은 성공과 미완성이 같이 적힌 시즌처럼 보인다. 평균자책점 3.49는 안정권에 가까웠고, 피안타율 .239도 나쁘지 않았다. 반대로 21볼넷과 WHIP 1.29는 다음 단계로 가려면 줄여야 할 숙제다.
그래도 이런 선수는 계속 보고 싶어진다. 한 번 밀려난 뒤 다른 리그에서 다시 자기 자리를 만드는 투수에게는 기록표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 질감이 있다. 타카다가 앞으로 선발형 좌완으로 커질지, 승부처용 불펜으로 자리를 잡을지는 아직 열려 있다. 다만 2026년의 숫자만 놓고 보면, 그는 적어도 한국 무대에서 이름을 지나치게 만들 정도의 첫 흔적은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