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26일 한화-NC전 다시 봤더니, 비가 삼킨 페라자의 1점

2026년 5월 26일 한화-NC전 다시 봤더니, 비가 삼킨 페라자의 1점

얼마 전 2026년 5월 26일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창원 경기를 다시 찾아봤는데, 이 경기는 스코어보다 장면 하나가 더 오래 남는 밤이었다. 공식 기록으로는 우천 노게임. 그런데 야구를 기록으로만 보면 놓치는 게 있다. 이날은 2이닝 남짓한 경기 안에 두 팀의 흐름, 선발 카드, 주루 센스, 그리고 비가 경기 서사를 어떻게 바꿔놓는지가 꽤 선명하게 들어 있었다.

1-0인데 없던 일이 된 경기

경기는 2026년 5월 26일 오후 6시 30분,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한화는 23승 24패로 5위권을 바라보는 위치였고, NC는 19승 27패 1무로 하위권 탈출이 급한 흐름이었다. 순위표만 놓고 보면 한화는 승률 5할 복귀, NC는 연패 분위기 차단이 걸려 있었다. 화요일 3연전 첫 경기라 더 묘했다. 첫 판을 잡느냐, 아니면 최소한 불펜 소모를 줄이고 다음 날로 넘어가느냐가 시리즈의 결을 바꿀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선발 매치업도 볼 만했다. NC는 커티스 테일러, 한화는 윌켈 에르난데스를 냈다. 테일러는 초반 제구와 장타 억제가 중요했고, 에르난데스는 구위로 NC 상위 타선을 얼마나 눌러놓느냐가 관건이었다. 실제로 2이닝만 놓고 보면 에르난데스 쪽이 더 깔끔했다. 2이닝 21구, 1피안타, 2탈삼진. 반면 테일러는 2이닝 동안 33구를 던졌고 3피안타 1실점 흐름이었다. 물론 이 숫자들은 노게임과 함께 공식 기록에서 사라졌다. 그래서 더 얄궂다.

페라자의 홈 쇄도, 기록보다 강한 장면

1회초가 이 경기의 거의 전부였다. 1사 후 요나탄 페라자가 안타로 출루했고, 문현빈의 안타와 우익수 쪽 실책이 겹치며 1사 1, 3루가 됐다. 다음 타자는 강백호. 3루수 땅볼이 나왔고 1루 주자 문현빈이 2루에서 포스 아웃됐다. 보통 여기서 3루 주자는 스타트를 끊어도 홈 승부가 쉽지 않다. 그런데 페라자는 멈칫하지 않았다.

포수 김형준과 홈에서 맞붙은 장면이 이날의 백미였다. 태그를 피해 몸을 틀고, 마지막에는 손으로 홈플레이트를 찍었다. NC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세이프 판정은 유지됐다. 스코어는 한화 1-0. 야구장에서 가장 짜릿한 1점 중 하나였는데, 정식경기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서 이 득점도 기록지 밖으로 밀려났다. 솔직히 이런 장면은 기록으로 사라져도 팬들 기억에서는 쉽게 안 지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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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입장에서는 안도, 한화 입장에서는 아쉬움

흐름을 보면 한화가 더 아쉬웠다. 1회에 선취점을 냈고, 노시환의 안타까지 이어지며 테일러를 흔들었다. 추가점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초반 공격 접근은 나쁘지 않았다. 빠른 카운트에서 방망이가 나왔고, 주루로 압박을 걸었다. 한화가 원했던 원정 경기의 첫 그림이 꽤 잘 그려지고 있었다.

반대로 NC는 실점을 했지만 노게임 선언으로 가장 큰 손실을 피했다. 1회말 김주원, 한석현, 박민우가 모두 출루 없이 물러났고, 2회말에는 이우성이 안타로 나갔지만 도루 실패로 흐름이 끊겼다. 2이닝 동안 공격의 연결감은 부족했다. 그래도 공식 패배도 아니고, 선발 테일러의 실점도 남지 않았다. 하위권에서 버티는 팀 입장에서는 이런 하루가 은근히 크다. 못 이긴 경기가 아니라, 지고 있던 경기가 사라진 셈이니까.

  • 경기 장소: 창원NC파크
  • 경기 상황: 한화 1-0 리드 중 3회초 전 우천 노게임
  • 중단 시점: 2회말 종료 뒤 비로 중단
  • 대기 시간: 약 31분
  • 공식 처리: 득점, 안타, 투구 기록 모두 무효

노게임이 남긴 진짜 포인트

이날을 단순히 취소 경기로만 보면 재미가 없다. 중요한 건 두 팀이 어떤 상태로 그라운드에 들어왔고, 비가 어떤 타이밍에 개입했느냐다. 한화는 초반부터 주루와 컨택으로 득점 루트를 만들었다. 홈런이 아니라 안타, 실책, 땅볼, 홈 쇄도였다. 이런 방식의 1점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힘이 있다. 특히 원정 1회초 선취점은 선발 투수에게도 확실한 여유를 준다.

NC는 오히려 다음 날을 봐야 했다. 실제로 5월 27일 같은 장소에서 NC가 한화를 6-4로 잡았다. 그리고 5월 28일에는 한화가 18-7로 크게 이겼다. 그러니까 26일의 노게임은 사라진 하루가 아니라, 뒤이은 두 경기의 감정선을 흔든 출발점에 가까웠다. 한화는 빼앗긴 1점을 다시 증명해야 했고, NC는 비가 준 리셋 버튼을 살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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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없어서 더 오래 남는 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라고들 한다. 맞는 말이다. 타율, 평균자책점, 승패, 이닝, 투구 수가 쌓여 시즌을 만든다. 그런데 2026년 5월 26일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는 그 반대편을 보여줬다. 공식 기록에는 남지 않아도, 경기의 분위기와 선수의 판단은 팬들 머릿속에 남는다.

페라자의 득점은 사라졌지만, 그 주루 판단은 사라지지 않았다. 에르난데스의 21구도, 테일러의 흔들림도, NC가 한숨 돌린 장면도 숫자로는 지워졌다. 근데 야구를 계속 챙겨보는 사람이라면 안다. 어떤 경기는 승패보다 더 선명한 잔상을 남긴다. 이날 창원의 비는 기록지를 비웠지만, 오히려 장면 하나를 더 또렷하게 만들었다.

2026년 5월 26일 한화-NC전 다시 봤더니, 비가 삼킨 페라자의 1점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