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갱노노만 믿고 입찰가 써봤더니 법원 앞에서 손이 멈춘 이유

호갱노노만 믿고 입찰가 써봤더니 법원 앞에서 손이 멈춘 이유

얼마 전 초보 투자자 한 분이 입찰표를 들고 제게 물었습니다. “이 아파트 호갱노노에서 보니까 최근 실거래가가 이 정도인데, 여기서 10%만 빼고 쓰면 될까요?” 솔직히 그 말 듣고 바로 말렸습니다. 호갱노노가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현장 조사 전에 거의 습관처럼 켜는 앱입니다. 다만 경매에서는 앱 화면 하나 보고 입찰가를 쓰는 순간, 생각보다 비싼 수업료를 낼 수 있습니다.

호갱노노는 경매 초보에게 좋은 출발점입니다

경매 물건을 처음 보면 감정가, 최저가, 유찰 횟수부터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그 숫자들은 법원 서류의 숫자일 뿐입니다. 실제 시장에서 사람들이 얼마에 사고팔았는지, 주변 단지와 가격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봐야 합니다. 이때 호갱노노는 꽤 편합니다.

제가 주로 보는 건 최근 실거래가 흐름, 같은 평형의 거래 빈도, 전세가와 매매가 차이, 주변 단지와의 가격 간격입니다. 특히 거래가 끊긴 단지는 조심해서 봅니다. 화면상 가격은 좋아 보여도, 막상 매수자가 없는 시장이면 낙찰받고 나서 출구가 막힐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감정가 5억 원짜리 아파트가 두 번 유찰돼 최저가 3억2천만 원까지 내려왔다고 해보겠습니다. 숫자만 보면 싸 보입니다. 그런데 호갱노노에서 최근 6개월 실거래가가 3억7천만 원 한 건뿐이고, 그마저도 저층 급매였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낙찰가 3억4천만 원에 취득세, 법무비, 명도비, 이자, 수리비까지 붙으면 남는 게 별로 없을 수 있습니다.

실거래가는 답이 아니라 질문입니다

초보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실거래가를 정답처럼 받아들이는 겁니다. 실거래가는 지나간 가격입니다. 경매 입찰가는 앞으로 내가 감당할 가격입니다. 둘은 비슷해 보여도 성격이 다릅니다.

저는 호갱노노에서 가격을 볼 때 딱 한 숫자만 보지 않습니다. 같은 동, 같은 평형, 같은 층급, 같은 향인지 나눠서 봅니다. 84제곱미터라고 다 같은 84가 아닙니다. 로열동과 외곽동, 남향과 서향, 판상형과 타워형, 올수리와 원상태는 시장에서 체감 가격이 다릅니다.

경매 물건은 여기서 한 번 더 깎아 봐야 합니다. 점유자가 누구인지, 미납 관리비가 있는지, 내부 상태를 볼 수 있는지, 대출이 얼마나 나오는지, 명도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에 따라 실제 매입가가 달라집니다. 호갱노노에서 보이는 4억 실거래가가 있어도, 내가 낙찰받은 물건에 수리비 2천만 원과 금융비용 800만 원이 붙으면 내 장부에는 이미 다른 물건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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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현장에서 같이 확인하는 것들

호갱노노로 1차 시세를 잡은 뒤에는 반드시 현장으로 갑니다. 화면에서 5분이면 보이는 정보가 있고, 발로 걸어야 보이는 정보가 있습니다. 경매는 이 차이를 놓치면 아픕니다.

  • 단지 입구에서 지하철역까지 실제 도보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봅니다.
  • 상가 공실, 주변 학원가, 주차 분위기, 단지 관리 상태를 봅니다.
  • 같은 평형 매물이 부동산에 몇 개나 쌓였는지 확인합니다.
  • 네이버 부동산 호가와 실제 중개사 말이 얼마나 다른지 비교합니다.
  • 관리사무소 주변 분위기와 미납 관리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체크합니다.

특히 중개사 통화는 최소 세 군데 이상 합니다. “급매 나오면 얼마에 바로 팔릴까요?”라고 물으면 대답이 꽤 갈립니다. 어떤 곳은 4억2천을 말하고, 어떤 곳은 3억9천 아니면 손님이 안 본다고 말합니다. 저는 이 낮은 쪽 숫자를 더 무겁게 봅니다. 팔 때 웃고 싶으면 살 때 겁을 좀 먹어야 합니다.

호갱노노 화면에서 초보가 놓치는 함정

첫 번째는 최고가 거래에 눈이 꽂히는 겁니다. 사람 심리가 그렇습니다. 내가 낙찰받을 물건도 왠지 그 가격에 팔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고가는 대개 조건이 좋았던 거래일 가능성이 큽니다. 인테리어가 좋았거나, 층이 좋았거나, 시장 분위기가 지금보다 뜨거웠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전세가를 너무 편하게 보는 겁니다. 매매가 4억, 전세가 3억2천이면 갭이 8천이라 좋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전세 세입자를 맞추려면 수리 상태, 대출 규제, 임차인 선호, 입주 가능일이 맞아야 합니다. 경매 물건은 명도 일정이 밀리면 전세 전략이 꼬입니다. 잔금 납부 후 두세 달씩 비어 있으면 이자가 매일 새어 나갑니다.

세 번째는 주변 단지 평균에 묻어가는 겁니다. 같은 동네라도 길 하나, 초등학교 배정 하나, 구축과 준신축 차이 하나로 매수층이 갈립니다. 호갱노노에서 주변 단지들이 비슷하게 올라 보여도 현장에서는 선호도가 분명히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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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가는 앱이 아니라 계산서에서 나옵니다

제가 입찰가를 잡을 때는 먼저 보수적인 매도가를 정합니다. 그다음 취득세, 법무비, 명도비, 수리비, 중개보수, 대출이자, 보유기간 리스크를 뺍니다. 제 수익을 남깁니다. 그러고 나면 처음 생각했던 금액보다 2천만 원, 3천만 원 낮아지는 일이 흔합니다.

예를 들어 호갱노노 기준으로 비슷한 물건의 거래 가능 가격을 4억 원으로 봤다고 합시다. 취득 관련 비용 600만 원, 수리비 1천500만 원, 명도와 이사 협의 비용 500만 원, 금융비용 700만 원, 중개보수와 기타 비용 300만 원을 잡으면 벌써 3천600만 원이 빠집니다. 여기에 최소 수익 2천만 원을 남기려면 제 입찰 상한은 3억4천만 원 근처가 됩니다. 남들이 3억6천만 원을 쓴다고 해도 저는 멈춥니다. 안 먹는 것도 투자입니다.

호갱노노는 좋은 도구입니다. 다만 도구는 도구답게 써야 합니다. 경매장에서 돈을 지켜주는 건 예쁜 그래프가 아니라, 보수적인 계산과 현장에서 느낀 찜찜함을 무시하지 않는 태도였습니다. 저는 지금도 앱으로 시작하지만, 입찰표 마지막 숫자는 항상 발품과 비용표를 놓고 씁니다. 그게 오래 버티는 투자자들이 은근히 공통으로 하는 방식입니다.

호갱노노만 믿고 입찰가 써봤더니 법원 앞에서 손이 멈춘 이유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