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일본여행을 처음 가는 친구가 항공권은 샀는데 숙소를 어디에 잡아야 할지 몰라서 한참을 고민하더라고요. 사실 일본은 가까워서 만만해 보이지만, 막상 준비하면 공항 이동, 교통카드, 현금, 면세 규정처럼 작은 선택지가 꽤 많습니다.
일본여행은 크게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욕심을 많이 내면 이동하는 데 시간을 다 써버리기 쉽습니다.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처럼 도시 하나를 중심으로 잡고, 하루에 큰 일정은 2개 정도만 넣는 편이 훨씬 편합니다.
일정은 도시 하나부터 잡는 게 편합니다
2박 3일이라면 도쿄만, 오사카만, 후쿠오카만처럼 한 도시 안에서 움직이는 일정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오사카 여행이라면 난바, 우메다, 도톤보리,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정도만 넣어도 시간이 금방 갑니다. 여기에 교토까지 넣으면 사진은 많아지지만 몸은 꽤 피곤해집니다.
3박 4일은 한 도시와 근교 하나가 적당합니다. 오사카에 숙소를 잡고 교토나 나라를 하루 다녀오거나, 도쿄에 머물면서 요코하마나 가마쿠라를 하루 넣는 식입니다. 5박 6일 이상이면 도쿄와 오사카를 잇는 동선도 괜찮지만, 이때는 신칸센 비용이 꽤 큽니다. JR패스는 이름만 보고 사기보다 내가 탈 구간의 표값을 먼저 더해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숙소 위치는 관광지보다 역 접근성이 중요합니다
처음 일본여행을 가면 유명 관광지 바로 앞 숙소가 좋아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지하철이나 JR역까지 걸어서 5~8분 안에 닿는 숙소가 더 편할 때가 많습니다. 도쿄는 신주쿠, 우에노, 긴자 주변이 이동에 무난하고, 오사카는 난바와 우메다가 초보자에게 편합니다. 교토는 버스 이동이 많아서 교토역이나 시조 가와라마치 주변을 많이 고릅니다.
- 2박 3일: 한 도시 집중 일정
- 3박 4일: 한 도시와 근교 하루
- 5박 6일 이상: 도시 이동 가능, 교통비 계산 필수
- 숙소 기준: 관광지 이름보다 역과의 거리
입국 준비는 미리 해두면 공항에서 덜 바쁩니다
한국 일반 여권으로 관광 목적의 짧은 일본 방문은 일본 외무성 기준으로 최대 90일 무비자 대상에 포함됩니다. 다만 취업, 장기 체류, 유학처럼 목적이 달라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여권은 체류 기간을 넘겨 유효해야 하고, 항공사나 현장 확인에서 변수를 줄이려면 6개월 이상 남겨두는 쪽이 마음 편합니다.
Visit Japan Web은 일본 디지털청이 운영하는 입국 절차 서비스입니다. 여권 정보, 항공편, 숙소 주소, 세관 신고 내용을 미리 넣어두면 입국 심사와 세관 신고 때 QR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종이 신고서를 써도 되는 경우가 있지만, 비행기 안에서 급하게 펜 찾는 일이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꽤 편합니다.
숙소 주소는 예약 확인서에 적힌 영문 주소를 그대로 준비해두면 됩니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가도 각자 여권 정보가 필요하고, 미성년자 동반이나 대리 입력은 항공사와 서비스 안내를 함께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현금, 카드, 교통카드는 이렇게 나누면 편합니다
일본은 카드 사용처가 많이 늘었지만, 아직도 현금이 편한 순간이 있습니다. 작은 식당, 오래된 상점, 일부 티켓 발권기, 교통카드 충전기에서 현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2박 3일 기준으로 식비와 작은 지출용 현금 2만~3만 엔 정도를 준비하고, 큰 결제는 카드로 나누면 부담이 덜합니다.
식비는 편의점 아침 500~900엔, 라멘 한 그릇 900~1,400엔, 규동이나 덮밥 500~900엔, 카페 음료 500~800엔 정도로 생각하면 감이 옵니다. 물론 관광지 유명 맛집이나 캐릭터 카페는 이보다 훨씬 올라갑니다. 하루 식비를 평범하게 잡으면 4,000~7,000엔, 디저트와 쇼핑을 넣으면 더 여유 있게 보는 편이 좋습니다.
교통은 IC카드가 있으면 확실히 편합니다. 도쿄권은 Welcome Suica나 모바일 Suica를 많이 쓰고, JR동일본 안내에 따르면 여행자용 물리 카드는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형은 기기와 결제수단 조건이 있어서 출발 전에 설치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잔액 환불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으니 처음부터 큰 금액을 넣기보다 2,000~3,000엔씩 충전하는 방식이 무난합니다.
- 현금: 작은 식당, 충전기, 시장, 사찰 입장료용
- 카드: 호텔, 쇼핑몰, 백화점, 큰 식당 결제용
- 교통카드: 지하철, 버스, 편의점 소액 결제용
- 충전 금액: 처음엔 소액, 부족하면 추가 충전
면세와 쇼핑은 날짜를 꼭 봐야 합니다
일본 쇼핑에서 면세는 은근히 헷갈립니다. 일본 관광청 안내 기준으로 면세 대상은 보통 한 매장에서 하루 5,000엔 이상 구매할 때 적용됩니다. 여권이 필요하고, 단기 체류자 조건도 확인됩니다. 계산대에서 여권을 캐리어 안에 넣어두면 다시 꺼내느라 줄 뒤에서 괜히 마음이 급해집니다.
중요한 변화도 있습니다. 2026년 11월 1일 구매분부터 일본 면세 방식은 기존처럼 매장에서 바로 세금이 빠지는 방식에서, 출국 때 반출 확인 뒤 돌려받는 방식으로 바뀝니다. 그래서 그 이후 여행자는 공항에서 시간 여유를 더 두는 편이 좋습니다. 특히 화장품, 의약품, 간식처럼 여러 개 사는 물건은 포장 상태와 반출 조건을 더 신경 써야 합니다.
쇼핑 예산은 따로 봉투를 나누듯 잡아두면 과소비를 막기 쉽습니다. 드럭스토어 1만 엔, 기념품 5,000엔, 의류나 잡화 1만 엔처럼 대략의 선을 정해두면 여행 막판에 카드 명세서를 보고 놀랄 일이 줄어듭니다.
짐은 가볍게, 변수는 조금 넉넉하게
일본 숙소는 객실이 작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큰 캐리어 두 개를 펼치면 걸어 다닐 공간이 애매한 호텔도 있습니다. 옷은 하루 한 벌씩 꽉 채우기보다 세탁 가능한 숙소인지 먼저 보는 게 낫습니다. 편의점, 코인세탁, 드럭스토어가 가까운 나라라서 모든 걸 한국에서 들고 갈 필요는 없습니다.
전기는 일본이 100V이고 콘센트 모양은 납작한 A타입이 많습니다. 휴대폰 충전기는 대부분 100~240V를 지원하지만, 고데기나 드라이기는 제품 표시를 꼭 봐야 합니다. 멀티 어댑터 하나, 보조배터리, 작은 동전지갑, 접이식 장바구니, 얇은 비닐봉투 정도는 실제로 자주 쓰입니다.
일본여행은 완벽하게 준비해야만 즐거운 여행은 아닙니다. 그래도 입국 정보, 첫날 동선, 교통카드, 현금 비율만 미리 잡아두면 현장에서 당황하는 시간이 확 줄어듭니다. 저는 첫 여행일수록 유명한 곳을 많이 찍는 일정과 맛집 예약보다, 저녁에 편의점에서 산 간식을 들고 숙소로 천천히 돌아올 여유가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