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리버풀의 새 시즌 수비진 명단을 보다가 제레미 자케 이름에서 한 번 멈췄습니다. 단순히 어린 센터백을 데려왔다는 뉴스로 넘기기엔 숫자가 꽤 선명했거든요. 리버풀 공식 발표 기준으로 자케는 스타드 렌에서 리버풀로 이적을 확정했고, 2026-27시즌을 앞두고 안필드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확정 발표보다 흥미로운 건 시점이었다
이 영입은 하루아침에 튀어나온 장면이 아닙니다. 리버풀은 2026년 2월 이미 자케 영입 합의를 알렸고, 렌 역시 시즌 종료 후 7월 1일부터 선수가 리버풀로 향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7월 1일 리버풀은 장기 계약으로 영입을 완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흐름만 봐도 구단이 급하게 빈자리만 메운 게 아니라, 수비진의 다음 세대를 미리 잡아둔 움직임에 가깝습니다.
사실 리버풀의 센터백 영입은 늘 무게가 큽니다. 버질 판데이크라는 기준점이 워낙 높고,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센터백 한 명의 적응 실패가 곧바로 승점 손실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만 20세 자케에게 등번호 5번까지 맡겼다는 건 꽤 상징적입니다. 이 번호는 이브라히마 코나테가 떠난 뒤 이어졌고, 과거 다니엘 아게르, 조르지니오 바이날둠 같은 이름도 지나간 번호입니다.
숫자로 보면 왜 리버풀이 움직였는지 보인다
자케의 2025-26시즌 기록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공중볼입니다. 리그앙 19경기 기준 공중볼 경합 승률이 75.5%였습니다. 센터백에게 이 수치는 단순한 장점이 아니라, 박스 안 수비와 세트피스 방어에서 바로 체감되는 무기입니다. 프리미어리그는 크로스와 롱볼, 세컨드볼 압박이 강한 리그라서 공중볼을 버티는 능력은 적응의 첫 관문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자케가 흥미로운 건 힘만 앞세우는 유형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같은 시즌 패스 성공률은 90.4%, 시도 1,076회 중 973회를 성공시켰습니다. 클리어링은 90분당 4.9회, 소유권 회복은 90분당 4.14회였습니다. 숫자 조합이 꽤 좋습니다. 걷어내기만 하는 수비수도 아니고, 빌드업만 예쁜 수비수도 아닙니다. 수비 장면에서는 몸을 던지고, 공을 잡으면 비교적 침착하게 다음 패스를 고르는 쪽에 가깝습니다.
자케의 기록에서 눈에 띄는 포인트
- 리버풀 합류 전 렌 1군에서 공식전 33경기 출전
- 클레르몽 임대 기간 동안 24경기를 뛰며 성인 무대 경험 축적
- 2025-26시즌 리그앙 공중볼 경합 승률 75.5%
- 같은 시즌 패스 성공률 90.4%, 973회 성공
- 프랑스 U-19 유로 준우승 멤버이자 대회 베스트 팀 선정 경험
부상 이력은 변수지만, 성장 곡선은 분명하다
물론 완전히 깔끔한 영입이라고만 말하긴 어렵습니다. 자케는 2026년 2월 렌 소속으로 뛰던 경기에서 어깨 부상을 당했고, 리버풀에 합류하기 전 시즌 막판 흐름이 끊겼습니다. 어린 센터백에게 경기 감각 공백은 꽤 민감한 문제입니다. 특히 프리미어리그는 압박 속도와 몸싸움 강도가 달라서, 부상 복귀 후 첫 몇 달은 신중하게 봐야 합니다.
그래도 긍정적인 장면은 있습니다. 자케는 렌 유스에서 올라왔고, 2024년 1월 1군 데뷔를 한 뒤 클레르몽 임대를 택했습니다. 출전 시간을 얻기 위한 선택이었고, 실제로 그 경험이 돌아온 뒤 렌에서의 입지를 키우는 발판이 됐습니다. 어린 선수가 빅클럽 이적 전에 이미 출전 시간의 가치를 알고 있었다는 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재능만 믿고 기다리는 선수와, 경기를 통해 성장해야 한다는 걸 아는 선수는 적응 과정에서 차이가 납니다.
리버풀 수비진에서 맡을 역할은 무엇일까
자케가 당장 모든 경기를 책임질 주전 센터백이라고 보는 건 조금 성급합니다. 리버풀에는 여전히 경험 많은 수비 자원이 있고, 팀 전술에 녹아드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다만 왼쪽과 오른쪽 센터백 조합, 높은 라인 뒤 공간 관리, 세트피스 수비까지 생각하면 자케는 로테이션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특히 판데이크를 오래 지켜본 선수라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자케는 성장 과정에서 판데이크를 많이 참고한 센터백으로 알려져 있고, 이제는 같은 라커룸에서 배울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건 그냥 낭만적인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센터백은 위치 선정, 몸 방향, 전진 타이밍 같은 디테일이 경기 영상만으로는 다 보이지 않는 포지션입니다. 훈련장에서 옆에 서는 것만으로도 배울 수 있는 장면이 많습니다.
팬들이 체크할 관전 포인트
- 프리미어리그 압박 속도에서 첫 패스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가져가는지
- 공중볼 강점이 세트피스 수비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는지
- 부상 이후 어깨를 쓰는 몸싸움 장면에서 주저함이 있는지
- 높은 수비 라인 뒤로 뛰는 공격수를 상대로 회복 속도를 보여주는지
개인적으로는 자케 영입이 리버풀의 현재와 미래가 겹치는 지점처럼 보입니다. 당장의 완성형 스타를 산 느낌보다는, 이미 성인 무대에서 숫자로 검증된 어린 센터백을 판데이크 이후 시대의 후보군으로 끌어온 움직임입니다. 공중볼 75.5%, 패스 성공률 90.4%라는 숫자는 화려하진 않아도 꽤 단단합니다. 이제 남은 건 그 숫자가 안필드의 속도와 압박 속에서도 같은 표정을 유지하느냐입니다. 그 장면을 보는 재미가 새 시즌 리버풀 수비진의 꽤 큰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