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인이 작은 텃밭 한쪽에서 메추리를 키우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소리도 작고 공간도 많이 차지하지 않아서 꽤 놀랐습니다. 닭보다 부담은 덜한데 매일 알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더라고요. 다만 작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키워도 되는 새는 아닙니다. 온도, 바닥, 먹이, 청결을 놓치면 금방 스트레스를 받고 산란도 줄어듭니다.
메추리는 보통 몸길이 15~20cm 정도의 작은 가금류입니다. 성장이 빠른 편이라 부화 후 6~8주 전후면 알을 낳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암컷 한 마리가 환경이 잘 맞을 때 하루 1개에 가까운 알을 낳기도 합니다. 그래서 취미 사육으로 시작했다가 알 관리까지 하게 되는 분들이 많습니다.
메추리 키우기 전 먼저 확인할 것
메추리를 키우기 전에 가장 먼저 봐야 할 건 공간입니다. 베란다, 창고, 마당, 농막처럼 환기가 되는 곳이 좋습니다. 다만 바람이 직접 들이치는 곳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작은 새라 체온 변화에 예민하고, 특히 어린 메추리는 추위에 약합니다.
소음도 생각보다 중요한 부분입니다. 메추리는 닭처럼 크게 울지는 않지만 수컷은 짧고 반복적인 울음소리를 냅니다.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이라면 이웃과의 거리를 생각해야 합니다. 알을 목적으로 한다면 수컷 없이 암컷만 키워도 됩니다. 유정란이 필요한 게 아니라면 수컷은 꼭 필요하지 않습니다.
- 알 생산 목적이면 암컷 위주로 준비
- 번식 목적이면 수컷 1마리에 암컷 3~5마리 정도가 무난
- 실내 사육은 냄새와 먼지 관리가 핵심
- 지자체 조례나 공동주택 규정을 먼저 확인
사실 메추리 사육은 시작 비용보다 유지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케이지, 급수기, 급이기, 보온등 정도만 있으면 되지만 매일 청소하고 상태를 살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루 5분만 봐도 된다고 생각하고 시작했다가 냄새 때문에 당황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사육장 만드는 방법
메추리 사육장은 낮고 넓은 형태가 좋습니다. 메추리는 놀라면 위로 튀어 오르는 습성이 있어서 천장이 너무 높고 딱딱하면 머리를 다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높이는 25~35cm 정도로 낮게 만들거나, 천장 안쪽에 부드러운 망을 덧대는 방식이 좋습니다.
바닥은 철망 바닥과 깔짚 바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철망 바닥은 배설물이 아래로 떨어져 위생 관리가 편하지만 발바닥에 부담이 갈 수 있습니다. 깔짚 바닥은 메추리가 긁고 쉬기에는 편하지만 습기가 차면 냄새가 빨리 납니다. 초보자라면 일부는 철망, 일부는 깔짚 공간으로 나눠주는 방식도 괜찮습니다.
적정 공간은 어느 정도일까
메추리 1마리당 최소 0.05㎡ 정도는 잡는 편이 좋습니다. 쉽게 말해 60cm x 45cm 정도의 케이지라면 4~6마리 정도가 무난합니다. 너무 빽빽하게 넣으면 서로 쪼거나 깃털이 빠지고, 산란율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환기는 필수지만 찬바람은 피해야 합니다. 특히 겨울에는 사육장 주변 온도가 15도 아래로 내려가면 산란이 줄 수 있습니다. 어린 병아리는 더 민감해서 첫 주에는 35도 안팎의 보온이 필요하고, 이후 매주 조금씩 낮춰주는 식으로 관리합니다.
- 천장은 낮고 충격이 덜한 구조
- 바닥은 건조하게 유지
- 급수기는 엎어지지 않는 제품 사용
- 사료통은 배설물이 들어가지 않는 위치에 설치
먹이와 물 관리하는 방법
메추리는 몸집은 작아도 영양 요구량이 꽤 높습니다. 특히 알을 낳는 암컷은 단백질과 칼슘이 부족하면 알껍데기가 얇아지거나 산란이 줄어듭니다. 일반 닭 사료만 대충 주기보다는 메추리용 사료나 산란용 가금 사료를 쓰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성장기에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사료가 필요합니다. 병아리 시기에는 알갱이가 너무 크면 먹기 어려우니 잘게 부순 사료가 좋습니다. 성조가 된 뒤에는 산란용 사료를 기본으로 주고, 굴껍데기 가루나 칼슘 보충제를 소량 더해줄 수 있습니다. 다만 간식이 사료보다 많아지면 영양 균형이 깨집니다.
물은 매일 갈아주는 게 기본입니다. 메추리는 물그릇에 발을 넣거나 깔짚을 튀겨 넣는 일이 많아서 금방 더러워집니다. 작은 자동 급수기나 니플 급수기를 쓰면 훨씬 편합니다. 여름에는 물이 상하기 쉬우니 하루 2번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간식은 조금만
채소 조각, 삶은 달걀노른자, 곡물류를 소량 줄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간식은 어디까지나 보조입니다. 예를 들어 상추나 배추를 너무 많이 주면 묽은 변을 볼 수 있고, 기름진 음식이나 양념된 음식은 피해야 합니다. 사람 먹는 반찬은 메추리에게 맞지 않습니다.
알을 잘 낳게 하려면
메추리가 알을 꾸준히 낳으려면 빛, 영양, 안정감이 맞아야 합니다. 보통 하루 14~16시간 정도 밝은 환경이 유지되면 산란에 유리합니다. 자연광이 부족한 겨울에는 은은한 조명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단, 밤새 환하게 켜두면 휴식이 부족해질 수 있어 타이머를 쓰는 편이 편합니다.
산란이 갑자기 줄었다면 여러 원인을 같이 봐야 합니다. 온도가 너무 낮은지, 사료를 바꿨는지, 물이 부족했는지, 새로 들인 개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메추리는 겁이 많은 편이라 갑작스러운 소리나 잦은 이동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 빛은 일정하게 유지
- 사료와 물은 끊기지 않게 관리
- 사육장 위치를 자주 바꾸지 않기
- 너무 많은 수컷을 함께 두지 않기
알은 가능하면 매일 수거하는 게 좋습니다. 오래 두면 깨지거나 더러워질 수 있고, 여름에는 신선도가 빨리 떨어집니다. 깨끗한 알은 냉장 보관하고, 흙이나 배설물이 많이 묻은 알은 식용으로 쓰기 전에 상태를 꼼꼼히 봐야 합니다.
초보자가 자주 놓치는 관리 포인트
메추리 사육에서 가장 흔한 문제는 냄새입니다. 냄새는 메추리 자체보다 젖은 깔짚과 쌓인 배설물에서 생깁니다. 그래서 사육장 아래 받침은 자주 비우고, 깔짚은 눅눅해지기 전에 갈아주는 게 좋습니다. 특히 여름 장마철에는 하루 이틀만 지나도 냄새가 확 올라올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합사 문제입니다. 새 메추리를 기존 무리에 바로 넣으면 쪼임이 생길 수 있습니다. 며칠 동안 옆 케이지에서 서로 보게 한 뒤 천천히 합치는 편이 낫습니다. 몸집 차이가 큰 개체를 함께 두는 것도 피하는 게 좋습니다.
건강 상태는 눈, 깃털, 움직임, 배설물로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눈이 흐리거나 계속 웅크리고 있거나 먹이를 잘 먹지 않으면 이상 신호일 수 있습니다. 다리가 벌어지거나 발바닥이 붓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오래가면 가금류를 진료할 수 있는 동물병원에 문의하는 게 안전합니다.
- 배설물 받침은 자주 비우기
- 젖은 깔짚은 바로 교체
- 새 개체는 바로 합사하지 않기
- 약한 개체는 따로 보호
메추리는 작고 귀여워서 쉽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키워보면 매일 살펴야 할 부분이 꽤 많습니다. 그래도 공간을 알맞게 잡고 먹이와 물, 청결만 꾸준히 챙기면 초보자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수를 한 번에 들이기보다 3~5마리 정도로 시작해 생활 리듬에 맞는지 먼저 느껴보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