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IRP에서 손해 줄이는 5가지 기준

퇴직연금IRP에서 손해 줄이는 5가지 기준

얼마 전 퇴직을 앞둔 고객 한 분이 “회사에서 IRP 계좌를 만들라는데, 이거 그냥 통장 하나 더 만드는 거죠?”라고 물으셨습니다. 상담하다 보면 퇴직연금IRP를 단순히 퇴직금 받는 계좌로만 보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퇴직금 세금, 연말정산 세액공제, 중도해지 때의 손실까지 한 계좌 안에 같이 들어 있습니다.

은행 창구에서 보면 손해는 상품 수익률보다 계좌 사용 순서에서 더 자주 납니다. 퇴직금은 넣어두고, 개인 납입금은 무리해서 넣고, 급전이 필요해 해지하면서 세액공제 받은 돈보다 더 큰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퇴직연금IRP는 “가입할까 말까”보다 “얼마를 넣고, 언제 꺼낼 수 있고, 어떤 돈을 넣지 말아야 하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1. 퇴직금 수령용 IRP와 절세용 IRP는 다르게 봐야 합니다

2022년 4월 14일 이후 퇴직자는 원칙적으로 퇴직금을 개인형퇴직연금 계정, 즉 IRP로 받아야 합니다. 다만 55세 이후 퇴직, 퇴직급여 300만원 이하, 사망, 일부 외국인 근로자의 출국 같은 예외가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안내에서도 이 부분은 계속 확인되는 내용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퇴직금이 IRP에 들어간다고 해서 무조건 오래 묶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IRP로 받은 뒤 해지해서 일시금으로 받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때는 원래 내야 할 퇴직소득세를 내고 받습니다. 반대로 만 55세 이후 연금 형태로 나누어 받으면 퇴직소득세 부담이 줄어듭니다. 실제 연금수령 연차에 따라 감면 폭이 달라지기 때문에, 은퇴가 가까운 분은 일시금 수령과 연금 수령의 차이를 숫자로 비교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퇴직금 1억원을 받는 58세 고객이라면, 당장 전액을 찾아 대출 상환에 쓸지, 일부만 쓰고 나머지를 연금으로 받을지에 따라 세후 금액이 달라집니다. 이때 단순히 “IRP가 절세된다”가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퇴직소득세 절감액을 같이 놓고 계산해야 합니다.

2. 세액공제는 최대 900만원, 하지만 모두에게 좋은 한도는 아닙니다

퇴직연금IRP의 가장 많이 알려진 장점은 연말정산 세액공제입니다.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세액공제 대상 한도는 연 900만원입니다. 연금저축만으로는 600만원 한도이고, IRP를 함께 쓰면 900만원까지 넓어집니다. 전체 납입 가능액은 연금저축, IRP, DC 추가납입 등을 합산해 연 1,800만원까지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세액공제율은 소득 구간에 따라 다릅니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라면 16.5%, 초과라면 13.2%가 적용됩니다. 900만원을 꽉 채웠을 때 총급여 5,500만원 이하 직장인은 최대 148만5천원, 초과자는 최대 118만8천원 수준의 세액공제 효과가 생깁니다.

  • 총급여 5,500만원 이하: 900만원 납입 시 최대 148만5천원 세액공제
  • 총급여 5,500만원 초과: 900만원 납입 시 최대 118만8천원 세액공제
  • 연금저축만 납입한다면 세액공제 한도는 600만원
  • IRP까지 활용하면 연금계좌 세액공제 한도는 900만원

근데 여기서 상담 현장의 차이가 나옵니다. 연봉 4,800만원인 35세 직장인이 비상금 300만원뿐인데 IRP에 900만원을 넣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습니다. 세액공제로 148만5천원을 돌려받더라도, 중간에 생활비나 전세자금 때문에 해지하면 세액공제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에 기타소득세 16.5%가 붙을 수 있습니다. 세금 혜택이 있는 계좌일수록 중도해지 비용도 같이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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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중도해지는 생각보다 비싸고, 중도인출은 사유가 좁습니다

IRP는 자유롭게 입금할 수 있지만 자유롭게 꺼내 쓰는 계좌는 아닙니다. 중도해지는 가능하지만, 세액공제를 받은 본인 납입금과 운용수익에는 16.5% 기타소득세가 붙는 구조입니다. 세액공제 받지 않은 원금은 과세 제외가 될 수 있지만, 실제 계좌 안에서는 어떤 재원부터 빠지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중도인출은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무주택자의 전세금 또는 임차보증금 부담, 본인이나 부양가족의 6개월 이상 요양, 개인회생, 파산, 천재지변 등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생활비 부족, 자동차 구입, 투자 손실 만회 같은 이유는 중도인출 사유로 보기 어렵습니다.

제가 상담할 때는 IRP 추가 납입 전에 비상금부터 묻습니다. 월 지출이 300만원이면 최소 900만원 정도는 입출금 통장이나 단기 예금으로 남겨두는 편이 낫습니다. IRP는 절세 계좌이지 비상금 통장이 아닙니다. 이 차이를 놓치면 연말정산 때 받은 돈을 몇 년 뒤 해지세로 다시 토해내는 일이 생깁니다.

4. 상품 선택은 수익률보다 위험 비율을 먼저 봐야 합니다

퇴직연금IRP 안에서는 예금, 펀드, ETF, 타깃데이트펀드 같은 상품을 고를 수 있습니다. 다만 금융회사마다 가능한 상품과 수수료가 다릅니다. 원리금보장형 위주로 운용할 수도 있고, 실적배당형 상품을 섞을 수도 있습니다. 투자형 상품은 손실 가능성이 있으니 은퇴 시점과 자금 사용 계획을 먼저 놓고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30대 직장인이 매년 300만원씩 20년 이상 넣는다면 투자형 비중을 어느 정도 가져갈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3년 뒤 퇴직금을 찾아 주택 잔금을 치를 계획이라면 원금 변동이 큰 상품 비중을 높이는 건 부담스럽습니다. 수익률 1~2%포인트를 더 기대하다가 필요한 시점에 손실 구간을 만나면 선택지가 좁아집니다.

수수료도 작게 보이면 안 됩니다. IRP는 장기 계좌라 연 0.2%, 0.3% 차이가 10년 이상 누적됩니다. 특히 퇴직금처럼 금액이 큰 돈을 넣어둘 때는 계좌 관리수수료, 상품 보수, 매매 가능 상품을 같이 비교해야 합니다. 은행이 편하면 은행에서 시작해도 되지만, 투자상품 운용을 적극적으로 할 분은 증권사 IRP도 같이 비교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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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연금으로 받을 때는 1,500만원 선을 기억해야 합니다

IRP는 만 55세 이후 일정 요건을 갖추면 연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세액공제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은 연금 수령 시 나이에 따라 5.5%, 4.4%, 3.3% 수준의 연금소득세가 적용됩니다. 55세부터 69세까지는 5.5%, 70대는 4.4%, 80세 이상은 3.3%로 보는 식입니다.

다만 사적연금 수령액이 연 1,500만원을 넘으면 세금 선택지가 달라집니다. 종합과세 또는 16.5% 분리과세 선택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국민연금·개인연금·IRP를 함께 받는 분은 연간 수령액을 나눠 설계해야 합니다. 국세청과 금융회사 안내에서도 이 구간은 세금 상담 때 자주 확인하는 부분입니다.

간단히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IRP에서 세액공제 받은 돈과 운용수익을 60세에 연 1,200만원 받으면 5.5% 기준 세금은 66만원 수준입니다. 그런데 무리해서 수령액을 크게 늘리면 다른 소득과의 관계를 다시 봐야 합니다. 특히 임대소득, 사업소득, 근로소득이 남아 있는 은퇴 초기에는 연금 수령액을 너무 크게 잡지 않는 편이 나을 때가 많습니다.

퇴직연금IRP 가입 전 3가지는 꼭 확인해야 합니다

  • 첫째, 앞으로 3년 안에 쓸 돈은 IRP 추가 납입 대상에서 빼는 것이 좋습니다.
  • 둘째, 연말정산 환급액만 보지 말고 중도해지 시 16.5% 과세 가능성을 같이 봐야 합니다.
  • 셋째, 퇴직금 수령용 계좌와 개인 납입용 계좌를 구분해 관리하면 세금 흐름을 보기 쉽습니다.

퇴직연금IRP는 잘 쓰면 세액공제와 과세이연 효과가 분명한 계좌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본 손해 사례도 대부분 이 계좌를 너무 좋은 상품으로만 이해한 데서 시작됐습니다. 당장 환급받는 100만원대 세금보다 중요한 건, 내가 중간에 깨지 않고 가져갈 수 있는 돈인지입니다. 제 가족에게 권한다면 먼저 비상금과 대출 금리를 확인하고, 그다음에 IRP 납입액을 정하라고 말할 겁니다.

퇴직연금IRP에서 손해 줄이는 5가지 기준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