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학원 앞 횡단보도 턱에 오토바이 한 대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차도는 막지 않았다고 생각했겠지만, 보행자는 그 오토바이를 피해 차도 쪽으로 돌아 나왔습니다. 이륜차 주정차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운전자는 “잠깐인데요”라고 말하고, 보행자는 “길을 막았다”고 느낍니다.
도로교통법은 이륜차를 작다고 봐주지 않습니다. 이륜자동차와 원동기장치자전거도 도로 위에서는 ‘차’로 다뤄집니다. 그래서 주정차 금지 장소 규정도 그대로 걸립니다. 특히 배달, 방문, 편의점 앞 정차가 많은 분들은 장소 기준을 숫자로 외워야 합니다. 감으로 세우면 언젠가 걸립니다.
정차와 주차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도로교통법에서 정차는 5분을 넘지 않는 정지입니다. 주차는 계속 정지해 두거나, 운전자가 차에서 떠나 즉시 운전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이륜차를 세워 두고 건물 안으로 올라가면 “5분 안에 돌아올 건데요”라고 해도 주차로 볼 여지가 큽니다.
제가 교육할 때 제일 많이 고치는 습관이 비상등 믿는 습관입니다. 비상등은 면제권이 아닙니다. 이륜차는 비상등이 없거나 깜빡이를 켜 두는 경우도 많은데, 그런 표시가 있어도 금지 장소면 위반입니다.
- 운전자가 바로 옆에 있고 5분 이내면 정차에 가깝습니다.
- 배달 물건을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주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 보도 위, 횡단보도 옆, 교차로 모퉁이는 시간보다 장소가 먼저 문제 됩니다.
이륜차 주정차 금지 장소는 숫자로 외워야 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되는 도로교통법 제32조는 정차와 주차가 모두 금지되는 장소를 정합니다. 여기서는 “잠깐 세웠다”가 잘 통하지 않습니다. 정차 자체가 금지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 보도, 교차로, 횡단보도, 건널목 위에는 세우면 안 됩니다.
- 교차로 가장자리나 도로 모퉁이에서 5m 이내는 정차·주차 금지입니다.
- 소방용수시설, 비상소화장치 등 소방시설 주변 5m 이내도 금지입니다.
- 안전지대 사방 10m 이내는 피해야 합니다.
- 버스정류장 표지판이나 기둥으로부터 10m 이내도 금지입니다.
- 건널목 가장자리와 횡단보도에서 10m 이내도 세우면 안 됩니다.
- 어린이보호구역은 원칙적으로 정차와 주차가 금지됩니다.
특히 보도 위 이륜차 주차를 가볍게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보도는 보행자 공간입니다. 오토바이가 작아도 유모차, 휠체어, 지팡이 짚는 분에게는 벽처럼 느껴집니다. 차도에 세우면 차가 불편하고, 보도에 세우면 사람이 위험합니다. 그래서 애매한 곳은 좋은 자리가 아니라 위험한 자리입니다.
과태료와 범칙금은 다르게 봐야 합니다
현장에서 경찰관이 운전자를 확인하면 범칙금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주정차 위반의 이륜차 등 범칙금은 일반 구역 3만 원, 소방시설 주변이나 노인·장애인보호구역은 6만 원, 어린이보호구역은 9만 원 수준으로 봅니다. 주정차 위반은 보통 벌점보다 금전 제재가 중심입니다.
문제는 과태료입니다. 과태료는 운전자가 현장에 없어도 차량 소유자에게 부과하는 방식입니다. 2026년 6월 19일부터 7월 29일까지 경찰청이 입법예고한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안은 이륜자동차 등의 불법 주정차 과태료 기준을 새로 두는 내용이었습니다. 입법예고안 기준으로는 일반 지역 3만 원, 소방시설 주변과 노인·장애인보호구역 6만 원, 어린이보호구역 9만 원입니다. 같은 장소에서 2시간 이상이면 1만 원을 더하는 구조도 담겼습니다.
다만 입법예고는 확정 시행과 다릅니다. 2026년 8월 30일 기준으로는 실제 고지서의 근거 법령과 시행일을 확인해야 합니다. 법이 바뀌는 시기에는 단속 현장보다 고지서 문구가 더 정확합니다. 고지서에는 위반 일시, 장소, 근거 조항, 금액, 의견 제출 기간이 적힙니다.
배달·방문 때는 세우는 순서가 있습니다
배달 일을 하거나 잠깐 상가에 들를 때 가장 위험한 선택은 출입구 바로 앞입니다. 문 앞은 편하지만 대개 보도, 횡단보도 접근부, 교차로 모퉁이와 겹칩니다. 30초 아끼려다 3만 원, 6만 원, 9만 원 문제가 됩니다.
- 먼저 바닥 표시와 주정차 금지 표지를 봅니다.
- 횡단보도와 모퉁이에서 최소 10m 정도 떨어진 곳을 찾습니다.
- 소화전, 소방시설 표지가 보이면 5m 안쪽은 비웁니다.
- 버스정류장 표지판 근처는 앞뒤 10m를 피합니다.
-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허용 표지가 있는 시간·구간인지 먼저 확인합니다.
- 보도 위에 올려 세우는 습관은 끊어야 합니다.
상가 앞에 이륜차 여러 대가 이미 세워져 있어도 따라 세우면 안 됩니다. 단속은 “다들 그렇게 했다”를 기준으로 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현장 교육을 나가 보면, 오래된 습관이 많은 곳일수록 단속 한 번에 민원이 크게 터집니다. 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동안 괜찮았다는 기억이 운전자를 방심하게 만듭니다.
신고당했을 때 확인할 것
안전신문고는 불법 주정차 신고를 받는 대표 창구입니다. 생활불편신고 앱은 2020년 12월 29일 운영이 끝났고 안전신문고로 통합됐습니다. 신고가 들어가면 사진, 위치, 시간, 차량번호 확인이 중요합니다. 이륜차는 번호판이 뒤에 있어 사진 각도에 따라 식별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고지서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전화부터 하지 말고 세 가지를 봐야 합니다. 첫째, 위반 장소가 정확한지. 둘째, 금지 구역 기준 거리 안인지. 셋째, 의견 제출 기간이 지났는지입니다. 지자체 안내 기준으로 불법 주정차 의견진술은 단속일로부터 20일 이내 또는 사전통지서에 적힌 기간 안에 하는 방식이 많고, 과태료 고지서를 받은 뒤 이의신청은 60일 이내로 안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억울한 사정이 있으면 사진과 동선으로 말해야 합니다. “잠깐이었다”보다 “해당 위치가 금지 구역 거리 밖이었다”, “차량 식별이 불명확하다”, “긴급한 위험 회피였다”처럼 기준에 맞춰 설명해야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륜차 주정차는 작은 공간의 문제가 아닙니다. 보행자 통로, 소방 통로, 어린이 시야를 건드리는 문제입니다. 운전을 오래 가르치다 보면 사고 직전의 장면은 대부분 별것 아닌 습관에서 나옵니다. 오토바이를 어디에 세우느냐도 운전 실력의 일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