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품부터 바꾸면 집이 덜 피곤해집니다
얼마 전 24평 아파트 거실을 손봐달라는 지인 집에 갔는데, 벽지도 깨끗하고 바닥도 멀쩡한데 이상하게 집이 어수선해 보였습니다. 큰 공사를 해야 하나 싶어 보였지만, 막상 뜯어보니 문제는 가구보다 작은 물건들이었습니다. 쿠션 색은 제각각이고, 선반 위에는 기념품이 줄지어 있고, 조명은 천장등 하나만 켜져 있더군요.
아파트인테리어소품은 집을 꾸미는 마지막 장식처럼 보이지만, 사실 분위기를 가장 싸게 바꾸는 도구입니다. 페인트칠은 하루 이상 잡아야 하고, 조명 교체도 전기 지식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소품은 실패해도 되돌리기 쉽습니다. 다만 아무거나 예뻐 보여서 사면 집이 금방 매장 진열대처럼 됩니다.
제가 11년 동안 집을 고치면서 느낀 건, 소품은 많이 사는 게 아니라 기준을 먼저 잡고 덜 사는 쪽이 훨씬 낫다는 겁니다. 특히 아파트는 천장고와 평면이 비슷해서 물건이 조금만 많아도 답답해 보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색, 크기, 위치 이 세 가지만 정해도 실패 확률이 많이 줄어듭니다.
먼저 집에 있는 색을 세어보세요
소품을 사기 전에 거실이나 침실에 이미 있는 색을 세어보는 게 먼저입니다. 벽지, 바닥, 방문, 소파, 커튼, 큰 가구 색을 보면 대체로 3가지 안에서 집 분위기가 정해집니다. 여기에 쿠션, 러그, 액자, 화병까지 각자 다른 색으로 들어오면 눈이 쉴 곳이 없어집니다.
초보라면 기본색 70%, 보조색 20%, 포인트색 10% 정도로 잡으면 편합니다. 예를 들어 벽과 커튼이 흰색 계열이고 바닥이 밝은 오크라면, 기본색은 화이트와 우드입니다. 여기에 회색이나 베이지를 보조색으로 두고, 초록 식물이나 짙은 남색 쿠션을 포인트로 하나만 넣는 식입니다.
제가 제일 많이 말리는 조합은 포인트색을 3개 이상 쓰는 경우입니다. 노란 쿠션, 파란 액자, 빨간 시계, 핑크 러그가 한 공간에 있으면 각각은 예쁜데 집 전체는 산만해집니다. 소품을 고를 때는 마음에 드는 색보다 집에 이미 있는 색과 잘 붙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 초보 추천: 화이트, 우드, 그레이, 식물 초록 조합
- 작은 평수 추천: 밝은 바탕색에 어두운 소품 1~2개
- 피해야 할 것: 같은 공간에 포인트색 3개 이상 넣기
돈을 먼저 쓸 곳과 아낄 곳을 나누면 편합니다
아파트인테리어소품을 살 때 모든 걸 좋은 걸로 맞추면 예산이 금방 커집니다. 반대로 전부 저렴한 제품으로만 채우면 사진으로는 괜찮아도 실제로 봤을 때 가벼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돈을 쓸 곳과 아낄 곳을 나누는 게 현실적입니다.
돈을 써도 되는 건 매일 손이 닿거나 시야 중앙에 오는 물건입니다. 러그, 커튼, 스탠드 조명, 큰 액자는 공간 인상을 크게 바꿉니다. 특히 커튼은 원단이 너무 얇거나 길이가 애매하면 방 전체가 덜 꾸며진 느낌이 납니다. 바닥에서 1~2cm 정도 뜨거나 살짝 닿는 길이로 맞추면 훨씬 단정해 보입니다.
반대로 계절마다 바꾸는 쿠션 커버, 작은 트레이, 캔들 홀더, 조화 같은 건 비싼 제품을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쿠션 솜은 괜찮은 걸 하나 사두고 커버만 바꾸면 비용이 줄어듭니다. 45cm 쿠션 2개와 50cm 쿠션 1개를 섞으면 소파가 납작해 보이지 않습니다.
대략적인 예산을 잡자면 20평대 거실 기준으로 쿠션 커버 2~3개는 2만~5만 원, 러그는 6만~15만 원, 스탠드 조명은 5만~12만 원 정도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더 비싼 것도 많지만 처음부터 크게 쓰지 않아도 분위기 변화는 충분히 납니다.
선반과 벽은 비우는 면적이 있어야 예쁩니다
선반 설치를 해보면 많은 분들이 설치보다 진열에서 막힙니다. 벽에 선반을 달아놓고 그 위를 가득 채우면 처음 생각한 느낌이 안 납니다. 선반은 물건을 많이 올리는 곳이 아니라, 보이고 싶은 것만 남기는 곳에 가깝습니다.
가로 80cm 선반이라면 물건은 3묶음 정도면 충분합니다. 작은 액자 하나, 낮은 화분 하나, 책 3~5권 정도를 한 묶음으로 잡으면 됩니다. 높이가 모두 비슷하면 지루해 보이니 큰 것, 중간 것, 낮은 것을 섞는 게 좋습니다. 대신 선반 위 전체 면적의 30~40%는 비워두는 쪽이 보기 편합니다.
벽에 못을 박기 전에는 꼭 위치를 종이테이프로 표시해보는 게 좋습니다. 저는 액자나 선반 위치를 잡을 때 최소 하루는 테이프 표시만 해두고 지나가며 봅니다. 앉아서 볼 때 괜찮은데 서서 보면 높거나, 낮에는 좋은데 밤 조명 아래서 이상한 경우가 꽤 있습니다.
콘크리트 벽에 선반을 달려면 일반 드라이버로는 어렵습니다. 해머드릴, 칼블럭, 수평자가 필요합니다. 한두 번 쓸 거라면 공구를 사기보다 대여가 낫습니다. 다만 전선이 지나갈 가능성이 있는 벽, 욕실과 주방 주변 벽은 함부로 타공하면 안 됩니다. 이 부분은 경험이 없으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맞습니다.
조명 소품은 분위기보다 안전을 먼저 봅니다
집 분위기를 빠르게 바꾸는 소품 중 하나가 조명입니다. 천장등만 켜면 집이 납작해 보입니다. 스탠드 조명이나 간접등을 하나만 둬도 밤에는 훨씬 편안해집니다. 근데 조명은 예쁘다고 아무 제품이나 쓰면 안 됩니다.
콘센트에 꽂아 쓰는 스탠드나 무드등은 초보도 부담이 적습니다. 전구 색온도는 2700K에서 3000K 정도가 집에서는 따뜻하게 보입니다. 4000K 이상은 작업등 느낌이 강해서 주방 조리대나 책상에는 괜찮지만 침실이나 거실 휴식 공간에는 차갑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면 천장 조명 교체, 매입등 설치, 벽 스위치 변경은 전기 작업입니다. 차단기를 내리고 한다고 해도 배선 구조를 모르면 위험합니다. 특히 오래된 아파트는 배선 색이 요즘 기준과 다르거나 접지가 애매한 경우도 있습니다. 셀프로 할 수 있는 영역과 멈춰야 하는 영역은 분명히 나눠야 합니다.
- 직접 가능: 콘센트형 스탠드, 건전지형 센서등, 전구 교체
- 주의 필요: 레일 조명 부품 교체, 조광기 사용
- 전문가 권장: 천장 배선 연결, 스위치 교체, 매입등 추가
처음부터 세트로 사지 않는 게 오래 갑니다
아파트인테리어소품을 한 번에 세트로 사면 당장은 편합니다. 그런데 생활이 들어오면 너무 맞춘 느낌이 금방 어색해집니다. 집은 쇼룸이 아니라 매일 쓰는 공간이라서, 조금씩 바꾸고 빼면서 맞추는 쪽이 자연스럽습니다.
저라면 처음에는 쿠션 커버, 작은 조명, 식물 하나부터 시작합니다. 이 세 가지는 비용 부담이 적고 실패해도 다른 방으로 옮기기 쉽습니다. 그다음 러그나 커튼처럼 면적이 큰 소품을 고르면 됩니다. 순서를 바꾸면 큰돈을 쓰고도 작은 물건들이 안 맞아 다시 사게 되는 일이 생깁니다.
소품을 놓고 나서는 사진을 찍어보면 판단이 빨라집니다. 눈으로 볼 때는 괜찮아도 사진에서는 복잡한 부분이 바로 보입니다. 저는 작업할 때도 휴대폰으로 한 장 찍고, 필요 없는 물건을 하나씩 빼보는 식으로 맞춥니다. 새로 사는 것보다 빼는 게 더 나은 순간이 꽤 많습니다.
집 분위기는 비싼 소품 하나로 갑자기 완성되지 않습니다. 색을 줄이고, 시선이 가는 곳에만 힘을 주고, 위험한 작업은 선을 지키는 게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집으로 가는 길입니다. 소품은 집을 꾸미는 물건이기도 하지만, 내가 어떤 생활을 편하게 느끼는지 확인하는 도구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