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수유량 맞추는 방법,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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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수유량 맞추는 방법,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할 것들

상담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우리 아기, 너무 적게 먹는 것 같아요”입니다. 특히 조리원 퇴소를 앞두면 수유 기록표 숫자만 보다가 마음이 급해지기 쉽습니다. 그런데 신생아 수유량은 옆방 아기와 비교하면 거의 매번 헷갈립니다. 같은 날짜에 태어나도 몸무게, 빠는 힘, 잠 패턴, 황달 여부, 엄마 젖양에 따라 다르게 가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저는 수유량을 볼 때 “몇 ml 먹었나”만 보지 않습니다. 하루에 몇 번 먹는지, 먹고 나서 잠깐이라도 편안해지는지, 기저귀가 나오는지, 몸무게가 회복되는지를 같이 봅니다. 숫자는 필요하지만, 숫자 하나로 아기를 판단하면 부모가 너무 지칩니다.

신생아 수유량, 첫 주에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는 위가 아주 작습니다. 그래서 첫날부터 60ml, 80ml씩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출발부터 불안해집니다. 미국소아과학회 안내에서도 생후 24시간 안팎의 모유 섭취량은 한 번에 2~10ml 정도로 제시됩니다. 정말 작은 양입니다.

분유만 먹는 아기라면 생후 며칠 동안은 보통 한 번에 30~60ml 정도를 2~3시간 간격으로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 횟수로 보면 8~12회 정도가 흔합니다. 다만 이건 평균적인 범위입니다. 20ml 먹고 잠드는 아기도 있고, 며칠 지나 60ml를 금방 먹는 아기도 있습니다.

  • 생후 1일: 한 번에 아주 소량, 5~10ml 안팎도 가능합니다.
  • 생후 2~3일: 10~30ml 정도로 조금씩 늘 수 있습니다.
  • 생후 4~7일: 30~60ml까지 먹는 아기가 많아집니다.
  • 생후 2주 전후: 60~90ml 정도로 늘어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 생후 1개월 무렵: 90~120ml 정도를 3~4시간 간격으로 먹는 아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표를 그대로 맞추려고 애쓸 필요는 없습니다. 상담하다 보면 “표에는 60ml라는데 우리 아기는 45ml밖에 안 먹어요” 하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기가 잘 깨고, 잘 빨고, 소변이 나오고, 체중이 흐름대로 가고 있다면 45ml라는 숫자만으로 문제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모유 수유 아기는 ml보다 횟수와 기저귀를 봅니다

모유 수유는 병으로 눈금이 보이지 않아서 더 불안합니다. “얼마나 먹었는지 모르겠어요”라는 말이 정말 많이 나옵니다. 사실 직수는 정확한 ml보다 수유 횟수, 삼키는 소리, 젖 먹은 뒤 표정, 기저귀 개수가 더 현실적인 기준이 됩니다.

생후 초반 모유 수유 아기는 하루 8~12회 이상 먹는 일이 흔합니다. 특히 밤이나 저녁에 몰아서 먹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걸 무조건 젖이 부족해서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신생아는 위가 작고, 빨다가 지치고, 다시 배고파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기저귀는 꽤 좋은 힌트입니다. 생후 첫날에는 소변 기저귀가 1개만 나와도 볼 수 있고, 이후 며칠 사이 점점 늘어납니다. 생후 5~7일쯤에는 하루 소변 기저귀가 6개 안팎으로 나오는지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변 색도 태변에서 점점 초록빛, 노란빛으로 바뀝니다.

근데 기저귀만 보고도 애매할 때가 있습니다. 황달이 있거나, 너무 오래 자거나, 젖을 문 채로 잠만 자고 삼키는 소리가 거의 없다면 수유 자세와 젖 물림을 같이 봐야 합니다. 이럴 때는 혼자 버티기보다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모유수유 전문가에게 한 번 확인받는 게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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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유 수유량은 ‘더 먹이면 더 잘 잔다’가 아닙니다

분유 수유는 눈금이 보이니까 오히려 과하게 먹이기 쉽습니다. 상담실에서도 “먹이면 먹길래 더 줬어요”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신생아가 빠는 욕구 때문에 계속 빠는 것인지, 실제로 배가 고픈 것인지는 구분이 필요합니다.

분유만 먹는 신생아는 처음 며칠 동안 30~60ml를 2~3시간마다 먹는 범위가 흔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한 번 양이 조금씩 늘어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안내에서도 생후 첫 며칠은 1~2온스, 즉 약 30~60ml를 2~3시간마다 제시합니다. 첫 달에는 점차 90~120ml 정도까지 늘 수 있습니다.

분유량을 늘릴 때는 한 번에 확 올리기보다 10~20ml씩 봅니다. 예를 들어 60ml를 먹고도 계속 입을 찾고 손을 빨며 달래지지 않는다면 다음 수유 때 70ml 정도로 조절해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먹고 나서 자주 게워내고, 배가 빵빵하고, 불편하게 울면 양이 많거나 속도가 빠를 수 있습니다.

  • 젖병 젖꼭지 단계가 너무 빠르면 아기가 원치 않아도 많이 삼킬 수 있습니다.
  • 수유 중간에 트림 시간을 주면 과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먹다 고개를 돌리거나 입을 닫으면 억지로 끝까지 먹이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 분유는 제품 설명서의 물과 분말 비율을 그대로 맞춰야 합니다.

특히 분유를 진하게 타거나 묽게 타는 건 피해야 합니다. 물을 먼저 맞추고, 그다음 분말을 넣는 순서를 지키는 게 기본입니다. 남은 분유를 오래 두었다 다시 먹이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준비한 분유는 실온에 오래 두지 않는 쪽으로 관리합니다.

수유량보다 더 중요한 배고픔 신호와 배부름 신호

아기는 배고프면 나름의 신호를 보냅니다. 입을 오물거리거나,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찾거나, 손을 입으로 가져가고, 안아도 입으로 파고드는 모습이 보입니다. 울음은 늦은 신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많이 배고픈 상태라 젖을 물리기도, 젖병을 물리기도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배부른 신호도 있습니다. 빠는 힘이 약해지고, 입을 스르르 놓고, 몸에 힘이 풀리고, 젖병이나 유두를 밀어냅니다. 이때 “조금 남았으니 다 먹자” 하고 밀어붙이면 게움, 딸꾹질, 불편한 울음으로 이어질 때가 있습니다. 어른도 매 끼니 같은 양을 먹지 않듯이 아기도 매번 똑같이 먹지는 않습니다.

신생아 수유에서 제가 부모님께 자주 말하는 기준은 이겁니다. 한 번 수유량이 들쑥날쑥한 건 괜찮습니다. 대신 하루 전체 흐름을 봅니다. 너무 적게 먹은 수유가 여러 번 이어지는지, 소변이 줄었는지, 처지는지, 깨워도 잘 못 먹는지를 보는 게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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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는 수유량을 혼자 판단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대부분의 수유 고민은 조절하면서 지나갑니다. 하지만 확인이 필요한 상황도 있습니다. 특히 생후 한 달 안쪽 아기는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자”가 늘 맞지는 않습니다.

  • 하루 수유 횟수가 6~7회 이하로 줄고 깨워도 잘 먹지 않을 때
  • 소변 기저귀가 눈에 띄게 줄었을 때
  • 입술이 마르거나 축 처져 보일 때
  • 먹을 때마다 심하게 토하거나 분수처럼 뿜을 때
  • 황달이 진해 보이거나 잠만 자려 할 때
  • 체중이 계속 줄거나 출생 체중 회복이 늦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런 경우에는 수유량 표를 붙잡고 계산하기보다 소아청소년과에서 체중, 탈수 여부, 황달, 수유 상태를 같이 보는 게 맞습니다. 특히 미숙아, 저체중아, 선천성 질환이 있는 아기, 입원 치료를 받았던 아기는 일반적인 수유량 표와 다르게 계획을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산 준비물도 그렇고 수유도 그렇고, 처음에는 숫자가 있어야 마음이 놓입니다. 저도 첫째 때는 수유 기록을 보면서 매번 계산했습니다. 그런데 둘째를 키우고, 또 상담실에서 많은 아기들을 보면서 느낀 건 숫자는 방향을 잡아주는 도구일 뿐이라는 겁니다. 신생아 수유량은 ‘정답 ml’를 맞히는 일이 아니라, 우리 아기가 편안하게 먹고 자라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신생아 수유량 맞추는 방법,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할 것들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