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동네 테니스장 앞을 지나가는데 평일 저녁인데도 코트가 꽉 차 있더라고요. 예전에는 테니스가 조금 멀게 느껴졌는데, 요즘은 회사 끝나고 레슨 받는 사람도 많고 주말에 친구끼리 랠리 치는 사람도 꽤 많아졌습니다. 저도 처음 시작할 때는 라켓부터 신발, 레슨비까지 뭐가 필요한지 감이 안 와서 괜히 장비만 검색하다가 시간을 많이 썼어요.
테니스는 보기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편입니다. 다만 처음 한두 달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재미를 붙일 수도 있고, 팔만 아프다가 그만둘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멋진 폼보다 안전하게 공을 맞히는 감각, 꾸준히 나갈 수 있는 환경, 너무 과하지 않은 장비 선택이 더 중요합니다.
테니스 시작 전 비용은 어느 정도 잡으면 될까
초보자가 가장 먼저 궁금해하는 건 비용입니다. 지역과 시설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보통 그룹 레슨은 월 10만 원대부터 20만 원대 정도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대1 개인 레슨은 회당 3만 원대에서 7만 원대까지 폭이 넓고, 실내 테니스장은 접근성이 좋은 대신 비용이 조금 더 높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장비는 처음부터 풀세트로 맞출 필요가 없습니다. 입문용 라켓은 대략 10만 원대 중후반부터 20만 원대 정도면 충분히 고를 수 있고, 테니스화는 7만 원대부터 시작해도 괜찮은 제품이 많습니다. 공, 그립, 손목 보호대 같은 소모품까지 더하면 첫 달에는 레슨비를 제외하고 20만 원 안팎을 예상하면 현실적입니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라켓보다 신발이 먼저입니다. 러닝화로 테니스를 치면 좌우 이동 때 발목이 흔들리기 쉽습니다. 테니스는 앞뒤보다 옆으로 움직이는 동작이 많아서, 코트에서 버텨주는 신발이 훨씬 중요합니다.
라켓은 가볍고 큰 헤드가 편하다
처음 라켓을 고를 때는 프로 선수 모델을 보고 고르기 쉽습니다. 솔직히 디자인도 멋지고 괜히 실력이 빨리 늘 것 같은 느낌이 들죠. 하지만 초보자에게는 너무 무겁거나 컨트롤 위주의 라켓이 오히려 부담이 됩니다.
입문자라면 무게는 대략 260g에서 285g 사이가 무난합니다. 라켓 헤드 크기는 100제곱인치 전후가 많이 쓰이고, 공을 맞히는 면이 조금 넓은 편이라 실수에 관대합니다. 손잡이 두께도 중요합니다. 그립이 너무 두꺼우면 손목이 굳고, 너무 얇으면 라켓이 손 안에서 놀 수 있습니다.
- 여성 초보자나 팔 힘이 약한 편이라면 260g대 라켓이 편합니다.
- 남성 초보자나 운동 경험이 있다면 280g 전후도 무난합니다.
- 중고 라켓을 살 때는 프레임 금, 그로멧 파손, 줄 상태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 처음부터 비싼 스트링 세팅에 집착하지 않아도 됩니다.
라켓은 직접 잡아보면 생각보다 느낌 차이가 큽니다. 같은 무게라도 머리 쪽이 무겁게 느껴지는 모델이 있고, 손잡이 쪽이 안정적인 모델도 있습니다. 가능하면 매장에서 몇 개 들어보고, 주변에 테니스를 치는 지인이 있다면 잠깐 빌려 쳐보는 것도 꽤 좋은 방법입니다.
레슨은 최소 8주 정도 잡는 게 좋다
테니스는 독학이 아예 불가능한 운동은 아니지만, 처음 자세가 굳으면 고치기 어렵습니다. 특히 포핸드, 백핸드, 서브는 몸의 회전과 타점이 중요해서 영상만 보고 따라 하면 팔로만 치는 습관이 생기기 쉽습니다.
처음에는 최소 8주 정도 레슨을 잡는 걸 추천합니다. 주 1회라면 두 달, 주 2회라면 한 달 정도입니다. 이 기간에 완벽해질 필요는 없습니다. 공을 어느 위치에서 맞혀야 하는지, 스윙을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로 보내야 하는지, 발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정도만 잡아도 이후 연습이 훨씬 편해집니다.
그룹 레슨과 개인 레슨은 장단점이 다릅니다. 그룹 레슨은 비용 부담이 낮고 분위기가 가볍습니다. 대신 코치에게 직접 피드백 받는 시간이 적을 수 있습니다. 개인 레슨은 짧은 시간에도 교정이 빠르지만 비용이 높습니다. 완전 초보라면 처음 4회 정도는 개인 레슨으로 기본기를 잡고, 이후 그룹 레슨이나 동호회 연습을 섞는 방식도 좋습니다.
첫 레슨에서 바로 잘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첫날에는 공이 라켓 중앙에 잘 안 맞는 게 정상입니다. 생각보다 공이 빨리 오고, 내 몸은 늦게 움직이고, 스윙은 머릿속과 다르게 나갑니다. 그런데 테니스는 그 어색한 시기를 지나면서 갑자기 공이 맞기 시작하는 순간이 옵니다. 보통 4회에서 6회 정도 지나면 짧은 랠리는 조금씩 이어집니다.
초보자가 가장 많이 다치는 부분
테니스 초보자에게 흔한 통증은 손목, 팔꿈치, 종아리, 발목입니다. 특히 팔꿈치 바깥쪽이 아픈 경우가 많은데, 흔히 테니스 엘보라고 부릅니다. 무리하게 손목으로 공을 때리거나, 너무 무거운 라켓을 쓰거나, 준비운동 없이 강하게 치면 통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운동 전에는 5분만이라도 몸을 데우는 게 좋습니다. 가볍게 뛰고, 어깨를 돌리고, 손목과 종아리를 풀어주는 정도만 해도 차이가 납니다. 운동 후에는 팔 앞쪽과 뒤쪽, 허벅지, 종아리를 천천히 늘려주면 다음 날 뻐근함이 줄어듭니다.
- 처음 한 달은 강한 서브 연습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 통증이 3일 이상 이어지면 쉬는 날을 늘리는 게 낫습니다.
- 공을 세게 치는 것보다 몸 앞에서 맞히는 감각을 먼저 익히는 게 중요합니다.
- 코트에서는 일반 운동화보다 테니스화를 신는 편이 안전합니다.
사실 초보자는 체력보다 욕심 때문에 다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이 한두 번 잘 맞으면 더 세게 치고 싶어지는데, 그때 팔에 힘이 들어갑니다. 처음에는 70% 힘으로 길게 치는 연습이 훨씬 오래 갑니다.
꾸준히 늘려면 연습 루틴을 작게 잡자
테니스 실력은 한 번에 확 늘기보다 계단식으로 올라갑니다. 며칠 잘 맞다가 갑자기 안 맞는 날도 있고, 지난주에 되던 백핸드가 오늘은 전혀 안 될 때도 있습니다. 이건 꽤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그래서 연습 목표를 너무 크게 잡기보다 한 번에 하나만 보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주는 포핸드 타점만 신경 쓰고, 다음 주는 백핸드 준비 자세만 보는 식입니다. 서브까지 한꺼번에 잘하려고 하면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30분 연습한다면 10분은 짧은 랠리, 10분은 포핸드 방향 조절, 10분은 가벼운 서브 감각 정도로 나누면 부담이 덜합니다.
같이 칠 사람을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비슷한 실력의 파트너가 있으면 공을 주고받는 시간이 늘고, 자연스럽게 코트에 나가는 횟수도 많아집니다. 동호회에 바로 들어가는 게 부담스럽다면 실내 레슨장이나 지역 커뮤니티에서 초보 모임을 찾아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테니스는 처음엔 공 하나 넘기는 것도 어렵지만, 어느 순간 5번, 10번 랠리가 이어지면 생각보다 큰 재미가 생깁니다. 장비를 완벽하게 갖추고 시작하려고 기다리기보다, 편한 라켓과 안전한 신발, 꾸준히 갈 수 있는 레슨 시간을 먼저 잡는 쪽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오래 치는 사람들을 보면 결국 잘 치는 비결보다 계속 코트에 나가는 습관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