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리조트 골목 안쪽으로 묵어봤더니, 바다는 조용할 때 더 오래 남았다

파타야리조트 골목 안쪽으로 묵어봤더니, 바다는 조용할 때 더 오래 남았다

센트럴 파타야를 조금 벗어나니 밤의 속도가 달라졌다

얼마 전 파타야에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일부러 유명한 비치로드 바로 앞 숙소를 피했다. 파타야리조트라고 검색하면 대형 수영장, 화려한 조식, 바다 정면 뷰가 먼저 나오지만 솔직히 그런 곳은 로비부터 사람이 많다. 체크인 줄이 길고, 엘리베이터 앞에서도 서로 눈치를 보게 된다. 그래서 나는 해변에서 도보 10분쯤 들어간 골목 안쪽 리조트를 골랐다. 바다가 코앞은 아니었지만, 아침에 들리는 소리가 달랐다. 오토바이 지나가는 소리 사이로 새벽 장사 준비하는 소리, 청소하는 빗자루 소리, 작은 식당에서 국물 끓는 냄새가 먼저 왔다.

숙소는 객실 수가 많지 않은 편이었다. 대형 체인처럼 반짝이는 느낌은 덜했지만, 직원이 내 얼굴을 금방 기억했다. 둘째 날 아침에는 굳이 방 번호를 말하지 않아도 조식 쿠폰을 챙겨줬다. 이런 작은 장면이 여행의 속도를 늦춘다. 파타야는 밤이 강한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낮은 담장과 화분, 빨래 널린 베란다가 이어진다. 내가 좋아하는 건 그런 쪽이다.

사람 적은 파타야리조트를 고를 때 본 것들

나는 파타야리조트를 고를 때 별점보다 위치를 먼저 봤다. 해변까지 300m 이내면 편하지만, 그만큼 밤늦게까지 소리가 따라온다. 반대로 700m에서 1.2km 정도 떨어진 곳은 걸을 만하면서도 분위기가 꽤 차분했다. 특히 나끌루아 쪽이나 좀티엔 북쪽 골목은 중심가보다 숙박비가 부드럽고, 식당도 관광객용 메뉴판보다 현지 사람들이 앉아 있는 집이 많았다.

이번에 묵은 곳은 수영장이 크지는 않았다. 길이로 따지면 15m 남짓이라 수영을 길게 하긴 어렵다. 대신 오전 8시쯤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큰 리조트에서는 선베드 맡으려고 일찍 나오는 사람이 많은데, 여기서는 수건 하나 들고 나가면 조용히 물에 들어갈 수 있었다. 20분 정도 떠 있다가 젖은 머리로 방에 돌아오는 길, 복도에 바람이 지나갔다. 그게 꽤 좋았다.

  • 해변 바로 앞보다 골목 안쪽 700m 전후 위치가 조용했다.
  • 객실 수가 적은 곳은 조식 시간과 수영장 이용 시간이 덜 붐볐다.
  • 대형 쇼핑몰 셔틀보다 주변에 세탁소, 로컬 식당, 작은 카페가 있는지가 더 중요했다.
  • 밤 이동이 잦다면 큰길까지 도보 5분 이내인지 확인하는 편이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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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 밖 골목에서 더 오래 머물렀다

사실 숙소보다 기억에 남은 건 근처 골목이었다. 아침 7시 반쯤 나가면 작은 노점들이 문을 연다. 닭고기 꼬치 하나가 10밧에서 15밧 정도였고, 아이스커피는 30밧 안팎이었다. 호텔 조식이 편하긴 하지만 매일 같은 접시를 들고 줄 서는 것보다, 동네 사람들이 출근 전에 들르는 노점 앞에 서 있는 시간이 더 여행 같았다.

점심에는 리조트 직원이 알려준 국수집에 갔다. 메뉴판에 영어가 거의 없어서 손짓으로 주문했는데, 맑은 국물에 어묵과 돼지고기가 들어간 한 그릇이 나왔다. 관광지 식당처럼 접시가 예쁘진 않았다. 대신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속도가 진짜였다. 옆 테이블에서는 동네 아주머니 둘이 조용히 밥을 먹고 있었고, 선풍기는 느리게 돌았다. 이런 곳에서는 사진을 많이 찍기보다 그냥 앉아 있게 된다.

저녁에는 해변까지 천천히 걸었다. 파타야 해변은 중심부로 갈수록 음악 소리와 호객이 많아지지만, 골목에서 나와 바다를 만나는 구간은 의외로 빈틈이 있었다. 편의점에서 물 한 병을 사고, 모래 쪽으로 내려가 30분 정도 앉아 있었다. 누군가에겐 심심한 시간일 수 있는데, 나는 그 심심함 때문에 다시 오고 싶어졌다.

북적이는 리조트와 조용한 리조트의 차이

두 스타일은 장단점이 분명하다. 중심가 대형 파타야리조트는 이동이 쉽고, 시설이 넓고, 비가 와도 안에서 할 일이 많다. 가족 여행이나 첫 파타야라면 그런 선택이 편할 수 있다. 다만 조식당, 수영장, 로비가 늘 붐비는 편이고 가격도 성수기에는 꽤 오른다.

골목 안쪽 리조트는 반대다. 시설은 조금 낡았거나 단순할 수 있다. 욕실 수압이 완벽하지 않을 때도 있고, 택시 기사에게 위치를 설명해야 하는 순간도 있다. 그런데 방 앞에서 마주치는 사람이 적고, 숙소 주변 풍경이 더 생활에 가깝다. 하루 이틀 쉬는 여행보다, 사흘 이상 천천히 머무는 일정에 더 잘 맞았다.

내가 다시 간다면 이렇게 묵을 것 같다

다음에 파타야리조트를 다시 고른다면, 나는 바다 전망보다 동선의 밀도를 볼 것 같다. 아침 산책길에 시장이 있는지, 저녁에 혼자 걸어도 부담 없는 큰길이 가까운지, 세탁소와 작은 식당이 걸어서 닿는지. 이런 조건이 맞으면 객실이 아주 화려하지 않아도 꽤 편하다.

숙박비도 생각보다 차이가 났다. 비치로드 바로 앞 리조트가 1박에 12만 원 이상으로 올라가는 날, 안쪽 골목 숙소는 7만 원대에 머물 수 있었다. 물론 날짜와 환율에 따라 달라지지만, 남는 돈으로 동네 마사지 한 번, 로컬 식당 두 끼, 카페 한두 번을 더 누릴 수 있다. 여행 예산을 방 안에만 쓰지 않는 느낌이라 마음이 가벼웠다.

파타야를 조용하게 여행하고 싶다면 이름난 리조트 사진만 오래 보지 않아도 된다. 지도를 조금 확대해서 골목의 모양을 보고, 후기에 소음이나 단체 손님 이야기가 반복되는지 살피고, 해변까지의 실제 도보 시간을 가늠하면 선택이 훨씬 선명해진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바다 바로 앞 방을 포기했지만, 대신 파타야의 아침 얼굴을 봤다. 그 얼굴은 생각보다 느리고, 소박하고, 오래 남았다.

파타야리조트 골목 안쪽으로 묵어봤더니, 바다는 조용할 때 더 오래 남았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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