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리조트 대신 골목을 걸었더니 보였던 조용한 휴식의 얼굴

베트남리조트 대신 골목을 걸었더니 보였던 조용한 휴식의 얼굴

얼마 전 다낭에서 며칠을 보냈는데, 이상하게도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건 수영장이 큰 베트남리조트가 아니라 리조트 바깥으로 난 작은 골목이었다. 아침 7시쯤 문을 열던 반미 가게, 낮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던 동네 사람들, 바닷가보다 조금 안쪽으로 들어갔을 때 들리던 오토바이 소리까지. 여행이라는 게 꼭 유명한 포토존 앞에 서야 시작되는 건 아니구나 싶었다.

베트남리조트를 고를 때도 나는 점점 기준이 달라졌다. 객실 등급이나 조식 종류보다, 걸어서 10분 안에 로컬 시장이 있는지, 저녁에 산책할 만한 골목이 있는지, 관광버스가 몰리는 동선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지를 먼저 보게 된다. 숙소 안에서 쉬는 시간도 좋지만, 그 도시의 생활이 문밖에 바로 이어져 있을 때 여행은 훨씬 부드러워진다.

큰 리조트보다 조용한 동네에 가까운 숙소

베트남리조트라고 하면 보통 다낭, 나트랑, 푸꾸옥의 해변 앞 대형 숙소를 먼저 떠올린다. 실제로 시설은 편하다. 수영장도 넓고, 직원 응대도 빠르고, 택시를 부르면 바로 온다. 그런데 그런 곳일수록 동선이 관광객 중심으로 짜여 있어서 숙소 밖을 나와도 비슷한 식당과 마사지 숍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더 좋았던 곳은 해변에서 도보 8분에서 15분쯤 떨어진 작은 리조트형 숙소였다. 바다 바로 앞은 아니지만 객실 수가 적고, 골목을 지나야 입구가 나오는 곳. 아침에는 현지 주민들이 장을 보러 지나가고, 오후에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이 보였다. 수영장은 작아도 사람이 적어서 책 한 권 들고 앉아 있기에는 오히려 편했다.

직접 걸어보니 알게 된 위치의 차이

다낭 미케비치 근처에 머물렀을 때, 해변과 너무 가까운 숙소는 밤늦게까지 음악 소리가 들렸다. 물론 활기 있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장점이다. 하지만 조용한 여행을 원한다면 해변에서 두세 블록 안쪽을 보는 편이 낫다. 걸어서 바다에 갈 수는 있지만, 밤에는 동네의 속도로 돌아오는 거리. 그 정도 거리가 내게는 가장 적당했다.

호이안 쪽에서는 올드타운 바로 앞보다 논길과 주거지가 섞인 지역이 더 기억에 남았다. 낮에는 자전거를 빌려 20분 정도 천천히 달렸고, 저녁에는 숙소 근처 작은 식당에서 까오러우를 먹었다. 메뉴판 영어가 조금 어색해도, 손짓으로 주문하고 천천히 기다리는 시간이 좋았다. 유명 식당보다 맛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날의 공기까지 같이 떠오르는 식사는 그런 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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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리조트 고를 때 내가 보는 것들

화려한 사진만 보고 숙소를 고르면 막상 도착했을 때 아쉬운 부분이 생긴다. 특히 조용한 로컬 여행을 좋아한다면 사진보다 지도를 오래 보는 게 낫다. 나는 보통 숙소 주변을 반경 1km 정도로 살펴본다. 시장, 학교, 주거 골목, 작은 카페가 섞여 있으면 여행하기 편했다. 반대로 대형 쇼핑몰과 프랜차이즈만 보이면 편리하지만 동네 맛은 조금 약했다.

  • 해변 바로 앞보다 한두 블록 안쪽이면 밤 소음이 줄어드는 편이다.
  • 객실 수가 너무 많은 곳은 조식 시간과 수영장 이용 시간이 붐빌 수 있다.
  • 택시로만 움직여야 하는 외곽 숙소는 조용하지만 동네 산책이 어려울 때가 있다.
  • 근처에 로컬 시장이 있으면 아침 시간이 훨씬 풍성해진다.
  • 후기에서 친절함보다 소음, 주변 공사, 이동 거리 이야기를 더 꼼꼼히 본다.

가격도 생각보다 차이가 컸다. 내가 갔을 때는 해변 바로 앞 대형 리조트가 1박에 15만 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많았고, 골목 안쪽 작은 리조트나 부티크 숙소는 7만 원에서 12만 원 사이에서도 괜찮은 곳을 찾을 수 있었다. 물론 시기와 환율에 따라 달라지지만, 조용함을 기준으로 보면 비싼 숙소가 항상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리조트 밖에서 보내는 느린 시간

베트남리조트의 장점은 분명하다. 더운 나라에서 깨끗한 침대와 시원한 방, 수영장, 안정적인 조식은 여행의 체력을 지켜준다. 다만 하루 종일 숙소 안에만 있으면 어느 도시인지 흐려진다. 그래서 나는 오전이나 해 질 무렵에 꼭 숙소 밖으로 나간다.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골목 끝까지 걷고, 작은 가게에서 물을 사고, 현지 카페에서 연유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정도면 충분했다.

나트랑에서는 관광객이 많은 중심가를 피해 북쪽 주거지 쪽으로 조금 걸었다. 바다는 같은 바다인데 분위기는 훨씬 조용했다. 해변 의자보다 콘크리트 난간에 앉아 파도를 보던 시간이 더 편했다. 옆에서는 동네 어른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아무도 여행자인 나를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 무심함이 좋았다.

내가 다시 간다면 고를 숙소

다시 베트남리조트를 고른다면, 초대형 시설보다 객실 30개 안팎의 작은 숙소를 먼저 볼 것 같다. 방은 아주 넓지 않아도 되고, 수영장도 길게 수영할 정도면 충분하다. 대신 걸어서 아침 식사를 하러 나갈 수 있고, 저녁에 시장 근처를 천천히 돌아볼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여행 중 매일 택시를 타야 하는 곳보다, 슬리퍼 신고 문밖으로 나갈 수 있는 숙소가 내게는 더 오래 남았다.

사실 조용한 여행은 대단한 정보를 많이 아는 것보다 속도를 낮추는 데서 시작되는 것 같다. 유명한 베트남리조트를 예약해도 괜찮다. 다만 하루에 한 번쯤은 정문이 아니라 옆 골목으로 나가보면 좋다. 그 골목에 빨래가 걸려 있고, 국수 냄새가 나고, 낡은 의자 몇 개가 놓여 있다면 여행은 조금 더 생활 쪽으로 가까워진다. 나는 그런 장면들이 오래 남는 편이고, 다음 베트남 여행도 아마 그런 길을 따라가게 될 것 같다.

베트남리조트 대신 골목을 걸었더니 보였던 조용한 휴식의 얼굴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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