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뻐근해서 마취통증의학과에 가봤더니 알게 된 진짜 역할

목이 뻐근해서 마취통증의학과에 가봤더니 알게 된 진짜 역할

얼마 전부터 목 뒤가 돌처럼 굳고, 오른쪽 어깨까지 찌릿하게 내려오는 느낌이 있었다. 처음엔 자세가 안 좋았나 싶어서 스트레칭도 하고 파스도 붙였는데, 2주가 지나도 비슷했다. 그때 문득 든 생각이 이거였다. 마취통증의학과는 수술할 때 마취만 하는 곳일까, 아니면 이런 통증도 봐주는 곳일까.

솔직히 병원 간판에 ‘마취’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괜히 큰 시술을 받을 것 같은 느낌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 가보니 분위기는 생각보다 담백했다. 어디가 아픈지, 언제부터인지, 어떤 자세에서 심해지는지 꽤 집요하게 물어봤고, 바로 주사부터 놓는 식은 아니었다.

마취통증의학과는 생각보다 통증 쪽 비중이 컸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는 수술 마취뿐 아니라 급성 통증, 만성 통증, 시술 전후 통증 조절을 다룬다. 미국마취과학회 안내에서도 통증의학은 원인을 진단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분야로 설명된다. 그러니까 ‘아픈 부위에 주사 놓는 곳’ 정도로만 보면 조금 좁게 본 셈이다.

제가 갔던 곳에서는 먼저 통증 위치를 손으로 짚어보게 했다. 목인지, 어깨인지, 팔까지 내려가는지에 따라 의심하는 방향이 달라진다고 했다. 같은 어깨 통증이어도 근육 문제, 목 디스크 쪽 신경 자극, 관절 문제, 자세로 인한 긴장성 통증이 섞여 있을 수 있다는 얘기였다.

언제 가면 애매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며칠 쉬면 낫겠지’와 ‘이건 병원 가야 하나’ 사이에서 제일 헷갈렸다. 병원에서 들은 설명과 여러 의료기관 안내를 겹쳐보면, 통증이 1~2주 이상 반복되거나 일상 동작을 줄일 정도면 진료를 받아볼 만하다.

  • 목, 허리, 어깨 통증이 팔이나 다리 저림으로 이어질 때
  • 진통제를 먹어도 잠을 깰 정도로 아플 때
  • 운동이나 집안일 뒤 특정 부위 통증이 계속 남을 때
  • 대상포진 뒤 따끔거림이나 화끈거림이 오래갈 때
  • 수술이나 시술 후 통증 조절이 잘 안 될 때

반대로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거나, 대소변 조절 이상이 생기거나, 열과 심한 통증이 같이 오면 동네 통증 진료를 기다릴 일이 아니라고 했다. 이런 경우는 응급 진료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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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실제로 물어본 것들

제가 의외로 준비가 안 됐던 건 통증 설명이었다. “그냥 아파요”라고 말하면 의사도 범위를 좁히기 어렵다. 실제로는 언제부터, 어디가, 어떤 느낌으로, 몇 점 정도 아픈지가 중요했다. 0점은 통증 없음, 10점은 참기 어려운 통증이라고 했을 때 저는 평소 4점, 오래 앉아 있으면 7점 정도라고 말했다.

그리고 생활 패턴도 꽤 중요했다. 하루에 노트북을 몇 시간 보는지, 베개 높이는 어떤지, 최근 무거운 걸 들었는지, 운동을 갑자기 늘렸는지 같은 질문이 이어졌다. 사실 이 부분에서 뜨끔했다. 저는 통증이 생긴 뒤에도 휴대폰을 고개 숙이고 오래 봤고, 자기 전 스트레칭은 이틀 하고 멈췄다.

가면 챙기면 좋은 것

  • 통증 시작 날짜와 심해진 계기
  • 아픈 부위를 표시한 메모나 사진
  • 먹고 있는 약 이름
  • 이전에 찍은 엑스레이, MRI, 초음파 자료
  • 통증이 심해지는 자세와 덜한 자세

이 정도만 챙겨도 진료 시간이 훨씬 덜 어수선하다. 특히 약은 “소염진통제 먹었어요”보다 제품명이나 성분명이 있으면 좋다. 같은 진통제처럼 보여도 위장 부담, 졸림, 다른 약과의 조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는 주사 하나로 끝나는 느낌은 아니었다

마취통증의학과 하면 신경차단술, 주사치료 같은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실제로 그런 치료가 쓰이긴 한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바로 시술을 권하는 건 아니었다. 제 경우에는 자세 교정, 약, 물리치료를 먼저 이야기했고, 통증이 계속되면 주사치료를 검토하자는 흐름이었다.

메이요클리닉 같은 의료기관 설명을 봐도 통증 관리는 약물, 주사, 신경차단, 재활, 생활 조절이 함께 가는 경우가 많다. 통증이 오래되면 몸뿐 아니라 수면, 기분, 활동량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단순히 아픈 곳만 보는 방식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비용도 궁금해서 물어봤다. 병원마다 다르지만 진찰, 영상 확인, 물리치료, 주사 종류에 따라 차이가 컸다. 단순 진료와 물리치료는 비교적 예측이 쉬웠고, 초음파 유도 주사나 특수 시술은 금액이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접수할 때 대략적인 본인부담금을 먼저 묻는 게 마음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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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와서 바꾼 작은 습관

진료를 받고 가장 크게 바뀐 건 ‘참다가 한 번에 해결’이라는 기대를 내려놓은 점이다. 통증은 원인이 하나만 있는 경우보다 생활 습관, 근육 긴장, 신경 자극, 수면 상태가 겹치는 경우가 많았다. 저는 모니터 높이를 올리고, 40분마다 일어나고, 자기 전 목을 세게 꺾는 스트레칭은 줄였다.

그리고 통증이 줄어드는 속도도 생각보다 들쭉날쭉했다. 어떤 날은 괜찮다가 오래 운전한 다음 날 다시 뻐근했다. 그래도 예전처럼 막연히 파스만 붙이는 것보다, 어떤 행동 뒤에 심해지는지 기록하니 조절할 여지가 생겼다.

마취통증의학과는 이름 때문에 살짝 거리감이 있었는데, 막상 가보니 ‘통증을 어떻게 줄이고 다시 움직이게 할지’에 가까운 진료였다. 참을 만하다고 계속 버티는 것과 불필요하게 겁먹는 것 사이에서, 내 통증 패턴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용도로 꽤 현실적인 선택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이 뻐근해서 마취통증의학과에 가봤더니 알게 된 진짜 역할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