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반찬 오래 두고 먹으려면 이렇게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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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반찬 오래 두고 먹으려면 이렇게 만드세요

냉장고 밑반찬이 빨리 쉬는 이유

얼마 전 요리교실에서 멸치볶음이 이틀 만에 눅눅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레시피는 그대로 따라 했는데 맛이 안 잡히고 보관도 짧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밑반찬은 양념보다 불 세기와 수분 조절이 먼저입니다. 같은 간장 2큰술을 넣어도 팬에 물기가 남아 있으면 짜지 않고 싱거운 듯하다가, 냉장고에 들어가면서 질척해집니다.

제가 주방에서 오래 보며 배운 건 이거예요. 밑반찬은 처음부터 맛을 세게 만드는 음식이 아니라, 식어도 맛이 남게 만드는 음식입니다. 그래서 조림은 마지막에 국물이 바닥에 얇게 깔릴 정도로 졸이고, 볶음은 양념을 넣기 전 재료의 겉수분을 먼저 날려야 해요. 이 순서 하나만 지켜도 실패가 꽤 줄어듭니다.

기본 밑반찬 3가지로 감 잡는 방법

잔멸치볶음

잔멸치 80g, 식용유 1큰술, 진간장 1작은술, 올리고당 1큰술, 설탕 1작은술, 맛술 1큰술, 통깨 1작은술을 준비합니다. 견과류가 있으면 30g 정도 넣으면 좋고, 없으면 빼도 됩니다. 멸치가 이미 짭짤하면 간장은 반 작은술만 넣으세요.

팬을 중약불로 달군 뒤 멸치만 먼저 2분 볶습니다. 이때 기름을 바로 넣지 않는 이유가 있어요. 멸치에 남은 비린내와 습기를 먼저 날려야 양념이 끈적하게 붙습니다. 멸치를 접시에 덜어두고 같은 팬에 식용유, 맛술, 간장, 설탕, 올리고당을 넣어 약불에서 30초만 끓입니다. 거품이 작게 올라오면 멸치를 넣고 1분 안쪽으로 섞습니다. 오래 볶으면 식으면서 딱딱해집니다.

감자채볶음

감자 2개는 채 썰어 찬물에 5분 담급니다. 전분을 조금 빼야 팬에 들러붙지 않아요. 너무 오래 담그면 감자 맛이 빠지니 5분이면 충분합니다. 물기를 체에 밭친 뒤 키친타월로 한 번 눌러주세요. 소금은 처음부터 많이 넣지 말고 1작은술의 절반만 먼저 씁니다.

팬에 식용유 1큰술 반을 두르고 중불에서 감자를 3분 볶습니다. 감자가 반투명해지면 소금 나머지, 후추 조금을 넣고 2분 더 볶습니다. 뚜껑을 덮으면 빨리 익지만 물러지기 쉽습니다. 도시락용으로 만들 때는 뚜껑 없이 볶는 쪽이 식감이 낫습니다. 양파를 넣고 싶다면 감자가 절반쯤 익은 뒤 넣어야 물이 덜 생깁니다.

어묵조림

사각어묵 4장, 양파 반 개, 진간장 2큰술, 물 5큰술, 설탕 1작은술, 올리고당 1큰술, 다진 마늘 반 작은술을 씁니다. 어묵이 두꺼우면 물을 6큰술까지 늘리고, 얇은 어묵이면 4큰술이면 충분합니다.

어묵은 뜨거운 물을 한 번 끼얹어 기름기를 가볍게 빼면 양념이 깔끔해집니다. 팬에 물, 간장, 설탕, 마늘을 먼저 넣고 끓인 뒤 어묵과 양파를 넣습니다. 중불에서 4분, 마지막 1분은 약간 센 불로 올려 국물을 줄입니다. 올리고당은 마지막에 넣어야 윤기가 살아납니다. 처음부터 넣으면 단맛은 진해지는데 윤기는 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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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가 없을 때 바꾸는 기준

밑반찬은 재료가 딱 맞아야만 되는 음식이 아닙니다. 다만 바꿀 때 기준은 있어야 해요. 간장 양념 반찬은 짠맛, 단맛, 수분의 균형을 맞추면 됩니다. 진간장이 없으면 양조간장을 써도 되지만 같은 양을 넣으면 향이 조금 더 강할 수 있어요. 국간장은 염도가 높아 2큰술 들어가는 레시피라면 1큰술 정도로 줄이고 물을 1큰술 더 넣는 편이 안전합니다.

  • 올리고당이 없으면 물엿을 같은 양으로 쓰되 설탕은 조금 줄입니다.
  • 맛술이 없으면 물 1큰술에 설탕 한 꼬집을 섞어 씁니다.
  • 마늘 향이 부담스러우면 다진 마늘 대신 마늘가루를 아주 조금만 넣습니다.
  • 고춧가루를 넣는 반찬은 마지막 1분에 넣어야 텁텁함이 덜합니다.

채소 밑반찬은 물이 많이 나오는 재료인지 먼저 봐야 합니다. 애호박, 양파, 버섯은 볶을수록 수분이 나옵니다. 이런 재료는 소금을 초반에 많이 넣으면 금방 축 처져요. 반대로 우엉, 연근, 감자처럼 단단한 재료는 물이나 육수를 조금 넣고 익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같은 볶음이라도 재료 성격이 다르니 불 조절도 달라져야 합니다.

오래 두고 먹는 보관 요령

주방에서 반찬을 대량으로 만들 때 가장 조심하는 건 식히는 시간입니다. 뜨거운 반찬을 바로 뚜껑 닫아 냉장고에 넣으면 안쪽에 물방울이 맺힙니다. 이 물기가 반찬을 빨리 상하게 하고 맛도 흐리게 만들어요. 넓은 접시나 쟁반에 펼쳐 20분 정도 김을 뺀 뒤 용기에 담는 게 좋습니다.

집에서는 한 용기에 많이 담는 것보다 2~3일 먹을 양씩 나누는 편이 낫습니다. 젓가락이 자주 들어가면 아무리 잘 만든 밑반찬도 빨리 맛이 변합니다. 멸치볶음이나 진미채처럼 마른 반찬은 5일 정도, 감자나 어묵처럼 수분 있는 반찬은 3일 안에 먹는 쪽이 맛이 좋습니다. 냉장고 성능과 계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냄새가 달라지거나 표면이 미끈하면 아깝더라도 먹지 않는 게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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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했을 때 바로잡는 법

멸치볶음이 딱딱해졌다면 팬에 물 1큰술과 올리고당 반 큰술을 넣고 약불에서 짧게 섞어주세요. 완전히 처음 식감으로 돌아가진 않지만 밥반찬으로 먹기엔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감자채볶음이 부서졌다면 더 볶지 말고 불을 끈 뒤 넓게 펼쳐 식히는 게 낫습니다. 계속 뒤적이면 으깨집니다.

어묵조림이 짜졌을 때는 물만 붓지 마세요. 물만 넣으면 간은 약해지지만 맛이 밍밍해집니다. 양파나 대파를 조금 더 넣고 물 2큰술을 부어 2분만 다시 끓이면 단맛이 보태져 균형이 돌아옵니다. 반대로 싱거우면 간장을 바로 붓기보다 국물을 먼저 1~2분 졸인 뒤 맛을 보세요. 물이 남아 있어서 싱겁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밑반찬은 대단한 기술보다 순서가 더 중요합니다. 재료의 물기를 먼저 빼고, 양념은 타지 않게 짧게 끓이고, 마지막에 윤기와 간을 맞추는 흐름만 익히면 냉장고에 든 반찬 맛이 확 달라집니다. 저는 아직도 반찬 만들 때 팬 바닥을 제일 많이 봅니다. 양념이 얼마나 남았는지, 재료가 물을 내고 있는지 거기에 답이 있거든요.

밑반찬 오래 두고 먹으려면 이렇게 만드세요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