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라이프 시작하는 방법, 물건보다 생활이 먼저 가벼워지는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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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라이프 시작하는 방법, 물건보다 생활이 먼저 가벼워지는 순서

얼마 전 서랍을 열었다가 똑같은 검은 펜이 11개나 나오는 걸 보고 잠깐 멈췄습니다. 분명 필요해서 샀던 물건들인데, 막상 쓰는 건 늘 책상 위에 있는 펜 하나였거든요. 그때 느꼈습니다. 미니멀라이프는 예쁜 집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내가 실제로 쓰는 것과 안 쓰는 것을 구분하는 일에 더 가깝다는 걸요.

요즘 미니멀라이프에 관심 갖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물가도 오르고, 집은 넓어지기 어렵고, 하루 종일 처리해야 할 일이 많다 보니 생활 자체를 단순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커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집 전체를 비우려고 하면 금방 지칩니다. 그래서 시작은 작게, 기준은 현실적으로 잡는 게 좋습니다.

미니멀라이프는 버리기 경쟁이 아닙니다

미니멀라이프를 떠올리면 흰 벽, 빈 책상, 옷 몇 벌만 걸린 행거를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실제 생활은 사진처럼 멈춰 있지 않습니다. 출근도 해야 하고, 밥도 먹어야 하고, 계절마다 필요한 물건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무조건 적게 갖는 것보다 내 생활에 맞는 양을 찾는 게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1인 가구라면 머그컵 2개면 충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택근무를 하며 커피와 차를 자주 마시는 사람이라면 4개가 더 편할 수도 있습니다. 미니멀라이프의 기준은 남의 집 사진이 아니라 내 하루의 흐름입니다. 실제로 한 달 동안 손이 가는 물건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반대로 손이 안 가는데 자리만 차지하는 물건도 꽤 많습니다.

처음에는 물건 개수를 줄이는 목표보다 생활에서 불편한 지점을 찾는 편이 쉽습니다. 현관에 택배 상자가 쌓인다든지, 옷장 앞에서 매일 10분씩 고민한다든지, 냉장고 안에서 유통기한 지난 소스가 계속 나온다든지 하는 식입니다. 이런 곳부터 손대면 변화가 바로 느껴집니다.

초보자는 하루 15분 구역 하나면 충분합니다

처음부터 주말 하루를 통째로 비우겠다고 마음먹으면 오히려 실패하기 쉽습니다. 물건을 꺼내는 순간 일이 커지고, 중간에 지치면 방은 더 어질러집니다. 저는 초보라면 하루 15분, 구역 하나만 정하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서랍 한 칸, 화장대 위, 냉장고 문쪽 선반처럼 작을수록 좋습니다.

기준은 세 가지로 나누면 편합니다. 지금 쓰는 것, 애매한 것, 안 쓰는 것. 지금 쓰는 것은 제자리로 돌려놓고, 안 쓰는 것은 바로 내보낼 준비를 합니다. 애매한 물건은 따로 상자에 담아 날짜를 적어두면 됩니다. 30일이나 60일 동안 한 번도 찾지 않았다면 없어도 생활에 큰 문제가 없었다는 뜻이 됩니다.

  • 매일 쓰는 물건은 가장 꺼내기 쉬운 곳에 둡니다.
  • 가끔 쓰는 물건은 같은 종류끼리 묶어 보관합니다.
  • 지난 1년간 쓰지 않은 물건은 이유를 따져봅니다.
  • 고장 난 물건은 수리 날짜를 정하지 못하면 내보냅니다.

사실 집이 복잡해지는 이유는 물건이 많아서만은 아닙니다. 제자리가 없는 물건이 계속 떠돌기 때문입니다. 가위가 필요할 때마다 찾고, 충전기를 찾으려고 서랍을 뒤지고, 영수증이 여기저기 섞이면 생활 에너지가 조금씩 새어 나갑니다. 자주 쓰는 물건에 고정 자리를 주는 것만으로도 집이 꽤 차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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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부터 줄이면 체감이 빠릅니다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할 때 가장 효과가 빠른 곳은 옷장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매일 열어보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옷이 많아도 입는 옷은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보통 자주 입는 옷은 전체의 20~30% 정도에 몰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머지는 살이 빠지면 입을 옷, 언젠가 필요할 옷, 비싸게 샀지만 손이 안 가는 옷인 경우가 많고요.

옷을 줄일 때는 버릴 옷부터 찾기보다 최근 2주 동안 실제로 입은 옷을 먼저 골라보는 게 쉽습니다. 출근복, 운동복, 잠옷, 외출복처럼 생활 장면별로 나누면 더 현실적입니다. 그다음 남은 옷을 보면서 왜 안 입었는지 확인합니다. 불편해서인지, 관리가 어려워서인지, 지금의 내 취향과 멀어져서인지 이유가 보입니다.

특히 비슷한 옷이 여러 벌인 경우가 많습니다. 흰 티셔츠가 8장인데 손이 가는 건 3장이라면 나머지 5장은 사실상 옷장 공간을 빌려 쓰고 있는 셈입니다. 이때 상태 좋은 옷은 기부나 중고 거래로 보내고, 낡은 옷은 청소용으로 몇 장만 남기는 식으로 나누면 부담이 줄어듭니다.

소비 습관을 바꾸면 다시 어질러지지 않습니다

물건을 비워도 쇼핑 습관이 그대로면 집은 금방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미니멀라이프는 비우기보다 들이는 기준이 더 중요합니다. 저는 물건을 사기 전에 세 가지를 묻습니다. 지금 당장 필요한가, 이미 대체할 물건이 있는가, 보관할 자리가 있는가. 이 질문만 해도 충동구매가 꽤 줄어듭니다.

특가나 무료배송도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1만 원을 아끼려고 필요 없는 물건을 3만 원어치 사는 일이 생각보다 흔합니다. 근데 집에 들어온 물건은 돈만 차지하는 게 아닙니다. 공간을 차지하고, 관리 시간을 만들고, 언젠가 버리는 수고까지 남깁니다. 싸게 샀는지보다 끝까지 잘 쓸 물건인지 보는 편이 낫습니다.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24시간 뒤에 다시 보는 방법도 괜찮습니다. 급하지 않은 물건은 하루만 지나도 마음이 식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계속 필요하다고 느껴진다면 그때 사도 늦지 않습니다. 이 작은 간격이 생활비와 수납공간을 같이 지켜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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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집은 완벽한 집과 다릅니다

미니멀라이프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더 버려야 할 것 같은 압박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집은 전시장도 아니고, 사람마다 필요한 물건의 양은 다릅니다. 아이가 있는 집, 반려동물과 사는 집, 취미 도구가 많은 집은 당연히 물건이 더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 물건들이 생활을 도와주는지, 아니면 계속 부담을 만드는지입니다.

처음 한 달은 큰 목표보다 작은 변화를 보는 게 좋습니다. 아침에 옷 고르는 시간이 10분에서 3분으로 줄었다면 충분히 의미 있습니다. 청소기가 지나갈 바닥이 넓어졌다면 그것도 변화입니다. 냉장고 안 음식이 눈에 보여서 버리는 식재료가 줄었다면 생활비에도 바로 영향을 줍니다.

솔직히 미니멀라이프는 한 번에 완성되는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계절이 바뀌고, 일하는 방식이 바뀌고, 가족의 생활 패턴이 바뀌면 필요한 물건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가끔씩 내 생활을 보면서 물건의 자리를 다시 잡아주면 됩니다. 적게 갖는 사람보다 자기 생활을 잘 아는 사람이 더 편하게 오래 갑니다.

저도 아직 완벽하게 비운 집에 살지는 않습니다. 다만 예전보다 물건을 찾는 시간이 줄었고, 충동적으로 사는 일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집에 들어왔을 때 시야가 덜 복잡하다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피로가 조금 낮아집니다. 미니멀라이프는 대단한 선언보다 작은 서랍 하나에서 시작해도 충분히 생활을 바꿔줍니다.

미니멀라이프 시작하는 방법, 물건보다 생활이 먼저 가벼워지는 순서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