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나물 양념 맛있게 하는 방법, 물기 짜기부터 간 맞추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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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나물 양념 맛있게 하는 방법, 물기 짜기부터 간 맞추기까지

얼마 전 요리교실에서 시금치나물을 같이 만들었는데, 같은 양념을 넣었는데도 한 그릇은 싱겁고 한 그릇은 짰습니다. 이유는 양념장이 아니라 물기였어요. 시금치나물은 간장 몇 숟가락보다 데친 뒤 얼마나 식히고, 얼마나 짜고, 어떤 순서로 무치느냐가 맛을 크게 가릅니다.

제가 주방에서 오래 봐온 시금치나물 실패는 거의 비슷합니다. 오래 데쳐서 흐물흐물해지거나, 찬물에 너무 오래 담가 맛이 빠지거나, 물기를 대충 짜서 양념이 겉돌거나, 처음부터 참기름을 많이 넣어 간이 안 배는 경우입니다. 시금치나물 양념은 단순하지만 순서가 꽤 중요합니다.

시금치 손질은 뿌리와 흙부터 봅니다

시금치 1단은 보통 손질 전 250~300g 정도입니다. 데치고 물기를 짜면 180~220g 안팎으로 줄어듭니다. 이 양을 기준으로 양념을 잡으면 집에서 간 맞추기가 훨씬 편합니다.

뿌리 쪽이 붉고 싱싱한 시금치는 그 부분이 달큰합니다. 무조건 잘라 버리지 말고 지저분한 끝만 살짝 도려내고, 큰 포기는 뿌리 부분에 십자로 칼집을 넣어 씻으면 흙이 잘 빠집니다. 잎 사이 흙은 한 번에 안 빠집니다. 큰 볼에 물을 넉넉히 받고 흔들어 씻은 뒤 물을 갈아 2~3번 씻는 게 좋습니다.

  • 시금치 1단: 손질 전 250~300g
  • 소금: 데치는 물 1리터 기준 1작은술
  • 데치는 시간: 줄기가 굵으면 40초, 여린 시금치는 25~30초

근데 여기서 많이 실수합니다. 물이 팔팔 끓기 전에 시금치를 넣으면 익는 시간이 길어져 색도 탁해지고 식감도 축 처집니다. 물은 넉넉히, 불은 센 불, 끓을 때 넣는 게 맞습니다.

데치고 식히는 과정에서 맛이 반은 결정됩니다

냄비 물이 끓으면 소금을 넣고 줄기 쪽부터 먼저 담급니다. 5초 정도 줄기만 먼저 닿게 한 뒤 전체를 넣고 한두 번 뒤집습니다. 여린 시금치는 30초 안에 충분하고, 겨울 시금치처럼 줄기가 굵은 건 40초 정도면 됩니다. 1분을 넘기면 나물이라기보다 삶은 잎처럼 됩니다.

건진 뒤에는 바로 찬물에 넣습니다. 이건 색을 살리고 잔열로 더 익는 걸 막기 위한 과정입니다. 다만 찬물에 오래 담가두면 시금치의 단맛도 같이 빠집니다. 손으로 만졌을 때 열기만 빠지면 바로 건져도 됩니다. 보통 30초~1분이면 충분합니다.

물기 짜기는 세게 한 번보다 나눠서 하는 게 낫습니다. 손으로 한 줌씩 잡고 꾹 짜되, 잎이 뭉개질 정도로 비틀지는 않습니다. 잘 짠 시금치는 손으로 풀었을 때 뭉쳐 있다가 가볍게 흩어집니다. 물이 뚝뚝 떨어지면 양념을 넣어도 나중에 접시 바닥에 간장물이 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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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시금치나물 양념 비율

데쳐서 짠 시금치 200g 기준으로 잡겠습니다. 이 정도면 반찬통 작은 것 하나, 밥상에서는 3~4명이 한 끼 먹기 좋은 양입니다.

  • 국간장 1작은술
  • 소금 2꼬집
  • 다진 마늘 1/3작은술
  • 참기름 1작은술
  • 깨소금 1작은술

국간장만으로 간을 맞추면 색이 어두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간장은 향과 감칠맛을 내는 정도로 쓰고,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맞추는 편이 깔끔합니다. 진간장밖에 없다면 1/2작은술만 넣고 소금으로 맞추면 됩니다. 액젓을 좋아하면 국간장 대신 멸치액젓 1/2작은술을 넣어도 되는데, 이때는 소금을 마지막에 아주 조금만 넣어야 합니다.

마늘은 생각보다 적게 넣는 게 좋습니다. 시금치나물은 재료 향이 여린 편이라 다진 마늘을 많이 넣으면 첫맛이 전부 마늘로 갑니다. 1단에 1/3작은술이면 충분하고, 아이가 먹을 반찬이면 마늘을 빼도 괜찮습니다.

무칠 때 순서가 맛을 바꿉니다

볼에 시금치를 넣기 전에 손으로 가볍게 풀어줍니다. 뭉친 상태로 양념을 넣으면 어느 부분은 짜고 어느 부분은 맹맛입니다. 먼저 국간장과 소금, 마늘을 넣고 손끝으로 털듯이 무칩니다. 잎을 주무르듯 비비면 풋내가 올라오고 식감도 눌립니다.

간이 어느 정도 배면 그다음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습니다. 처음부터 참기름을 넣으면 기름막이 생겨 간이 늦게 배요. 이 작은 순서 차이가 은근히 큽니다. 실제로 주방에서도 나물은 보통 간부터 넣고, 기름은 뒤에 넣었습니다.

간을 볼 때는 무치자마자 바로 판단하지 말고 2~3분 두었다가 먹어보는 게 좋습니다. 시금치에 남은 수분과 양념이 섞이면서 맛이 조금 변합니다. 바로 먹었을 때 딱 맞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살짝 싱거워질 수 있고, 아주 약간 간간하다 싶은 정도가 밥반찬으로는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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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겁거나 짰을 때 수습하는 법

싱거울 때는 간장을 바로 붓지 말고 소금 한 꼬집을 손끝에 묻혀 전체에 흩뿌린 뒤 다시 무칩니다. 간장을 추가하면 물기가 더 생기고 색이 진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감칠맛이 부족하면 국간장 1/4작은술 정도만 더 넣습니다.

짰을 때는 데친 시금치가 더 있으면 가장 좋지만, 없을 때는 물기를 꼭 짠 두부 2~3큰술을 으깨 넣으면 꽤 자연스럽게 살아납니다. 두부가 없으면 데친 숙주나 콩나물을 조금 섞어도 됩니다. 참기름을 더 넣어 짠맛을 덮으려는 분도 있는데, 그러면 느끼함만 올라오고 간은 그대로 남습니다.

물이 많이 생겼다면 이미 물기 짜기가 부족했던 겁니다. 이럴 때는 체에 잠깐 받쳐 국물을 빼고, 깨소금을 조금 더 넣어 무치면 낫습니다. 깨소금은 수분을 살짝 잡고 고소함도 보태줍니다. 단, 오래 두고 먹을 나물이라면 처음부터 물기를 제대로 잡는 쪽이 훨씬 맛이 안정적입니다.

시금치나물 양념은 화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데치는 시간은 짧게, 찬물은 오래 담그지 않게, 간은 먼저 기름은 나중에. 이 세 가지만 지키면 집 반찬도 식당처럼 색이 선명하고 간이 고르게 납니다. 저는 시금치가 좋은 날에는 양념을 더 줄입니다. 좋은 재료일수록 많이 넣는 것보다 덜 건드리는 쪽이 맛있을 때가 많거든요.

시금치나물 양념 맛있게 하는 방법, 물기 짜기부터 간 맞추기까지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