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검사에서 솔직하게 눌렀더니 떨어질까 봐 직접 기준을 다시 잡아봤다

인성검사에서 솔직하게 눌렀더니 떨어질까 봐 직접 기준을 다시 잡아봤다

얼마 전 지인이 채용 전형에서 인성검사를 보고 나서 연락이 왔다. 문제를 다 풀긴 했는데, ‘나는 가끔 일을 미룬다’ 같은 문항에서 솔직하게 눌렀더니 괜히 불안하다는 얘기였다. 사실 나도 예전에 비슷했다. 능력시험은 맞고 틀림이 보이는데, 인성검사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들킨 것 같고, 동시에 어디까지 솔직해야 하는지 애매하다.

그래서 몇 번의 응시 경험과 주변 사례를 모아보니, 인성검사는 ‘좋은 사람 선발 시험’이라기보다 ‘조직에서 일할 때 큰 위험 신호가 있는지 보는 장치’에 가깝게 느껴졌다. 완벽한 사람을 찾는다기보다 답변의 일관성, 극단적인 성향, 직무와 너무 맞지 않는 행동 패턴을 확인하는 쪽에 가깝다.

인성검사가 찝찝한 이유는 문제가 너무 평범해서다

인성검사 문항은 대체로 별것 아닌 말처럼 보인다.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편하다’, ‘규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화가 나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같은 식이다. 그런데 선택지는 보통 4점이나 5점 척도라서 더 고민된다. 매우 그렇다를 누르면 과해 보이고, 전혀 아니다를 누르면 문제 있어 보일까 봐 손이 멈춘다.

근데 여기서 많이 하는 실수가 있다. 회사가 좋아할 것 같은 답을 머릿속으로 만들고 그 인물처럼 응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적극적인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서 모든 외향성 문항에 강하게 동의하고, 성실해 보이고 싶어서 모든 규칙 관련 문항도 강하게 동의하는 식이다. 문제는 이런 방식이 뒤쪽 문항에서 금방 흔들린다는 점이다.

인성검사에는 비슷한 의미의 문항이 표현만 바뀌어 여러 번 나온다. ‘처음 만난 사람과 금방 친해진다’에 매우 그렇다를 눌렀는데, 나중에 ‘낯선 모임에서는 말수가 적어진다’에도 매우 그렇다를 누르면 응답 패턴이 애매해진다. 둘 다 사람에 따라 가능하긴 하지만, 이런 충돌이 계속 쌓이면 검사 결과가 흐려질 수 있다.

솔직함은 필요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누르는 것과는 다르다

인성검사를 준비한다고 하면 ‘그냥 솔직하게 하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맞는 말이긴 한데, 솔직히 이 말만 듣고 들어가면 더 불안하다. 내가 게으른 날도 있고, 예민한 날도 있고, 사람들과 잘 지내다가도 혼자 있고 싶은 날이 있으니까.

내가 기준으로 삼는 방식은 ‘최악의 하루’도 아니고 ‘가장 멋진 하루’도 아닌, 평소 3개월 정도의 평균값을 떠올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마감 직전까지 일을 미루는 날이 한두 번 있었다고 해서 ‘나는 항상 일을 미룬다’에 강하게 동의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평소에도 일정 관리가 자주 무너진다면 완전히 아니라고 누르는 것도 어색하다.

이렇게 생각하면 답이 조금 편해진다. 인성검사는 내 인생 전체를 심판하는 자리가 아니라, 반복되는 업무 상황에서 내가 보일 가능성이 높은 태도를 묻는 데 가깝다. 그래서 순간 기분보다 평소 패턴을 기준으로 잡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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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완벽한 답변은 오히려 부자연스럽다

주변에서 실제로 많이 헷갈려 한 문항이 있다. ‘나는 한 번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 같은 유형이다. 여기서 좋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다고 강하게 동의하면 오히려 이상할 수 있다. 일상에서 단 한 번도 작은 거짓말이나 과장을 하지 않았다는 건 현실적으로 드물기 때문이다.

비슷하게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화를 내지 않는다’, ‘나는 모든 사람과 항상 잘 지낸다’ 같은 문항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이런 문항은 도덕 시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을 과하게 좋게 꾸미는지 보는 장치일 수 있다. 사람이라면 짜증도 나고, 안 맞는 사람도 있고, 가끔 실수도 한다.

  • 극단 선택지는 정말 강하게 해당될 때만 고른다.
  • 평소 모습과 반대되는 이미지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 비슷한 문항이 다시 나와도 같은 기준으로 답한다.
  • 사회적으로 멋져 보이는 답보다 업무 상황의 실제 행동을 떠올린다.

물론 모든 문항을 가운데로만 찍는 것도 좋은 전략은 아니다. 내 성향이 분명한 부분은 드러나야 한다. 다만 ‘나는 언제나’, ‘나는 절대’ 같은 문장에는 한 번 더 생각해보는 편이 안전했다.

직무에 따라 같은 성향도 다르게 읽힐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같은 답변도 직무에 따라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영업직에서는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부담이 낮은 편이 장점으로 보일 수 있다. 반면 꼼꼼한 검토가 중요한 직무에서는 규칙 준수, 세부 확인, 반복 업무를 버티는 성향이 더 중요하게 보일 수 있다.

그렇다고 직무에 맞춰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답하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문항을 볼 때 ‘회사에서 이 행동이 어떻게 나타날까’를 떠올리면 답변이 덜 막연해진다. 예를 들어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는 편이다’라는 문항은 창의성만 묻는 게 아니라, 절차가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조율하며 바꾸는지도 연결될 수 있다.

내 경우에는 협업 문항에서 특히 생각이 많아졌다. 혼자 일하는 걸 좋아한다고 해서 협업을 못 하는 건 아니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한다고 해서 갈등을 잘 푸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좋아한다’보다 ‘실제로 일을 완성하는 방식’을 기준으로 답하는 게 더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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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당일에는 속도보다 리듬이 중요했다

인성검사는 문항 수가 꽤 많다. 200문항 안팎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고, 제한 시간이 촘촘한 편이라 중간부터는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때 앞의 답을 다시 계산하기 시작하면 더 꼬인다. 나는 처음 10문항 정도에서 기준을 잡고, 이후에는 같은 기준으로 쭉 가는 방식이 가장 덜 흔들렸다.

검사 전에 할 수 있는 준비도 거창하지 않다. 자기소개서나 이력서를 다시 보면서 내가 강조한 성향을 확인하는 정도면 충분했다. 예를 들어 자기소개서에서는 꼼꼼함을 강점으로 써놓고, 검사에서는 세부 확인을 귀찮아하는 쪽으로 계속 답하면 전체 인상이 어긋날 수 있다.

그리고 컨디션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졸린 상태에서 풀면 문장을 대충 읽게 되고, 부정문을 놓치기 쉽다. ‘나는 규칙을 어겨도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같은 문장은 천천히 읽지 않으면 반대로 체크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문항은 한 번 삐끗하면 뒤에서 비슷한 문항을 만났을 때 더 헷갈린다.

내가 지금 다시 인성검사를 본다면, 잘 보이려는 마음은 조금 내려놓고 평소 일하는 모습을 기준으로 누를 것 같다. 회사가 원하는 정답을 맞히는 게임처럼 접근하면 문항이 전부 함정처럼 보인다. 반대로 내 평균적인 행동을 차분히 떠올리면, 적어도 검사 끝나고 ‘내가 방금 누구처럼 답한 거지?’ 하는 찝찝함은 훨씬 줄어든다.

인성검사에서 솔직하게 눌렀더니 떨어질까 봐 직접 기준을 다시 잡아봤다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