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강릉에 다녀오면서 다시 느낀 건데, 강원도여행은 목적지를 하나만 잘못 잡아도 이동 시간이 확 늘어납니다. 지도에서는 가까워 보여도 산길을 넘어야 하거나, 해안선을 따라 돌아가야 하는 구간이 꽤 많거든요. 그래서 처음 갈 때는 유명 관광지를 많이 넣는 것보다 ‘어디로 들어가서 어디로 나올지’를 먼저 잡는 편이 훨씬 편합니다.
강원도는 크게 춘천·홍천 쪽 내륙, 강릉·동해·삼척 쪽 동해안 남부, 속초·양양·고성 쪽 동해안 북부로 나눠 생각하면 길이 단순해집니다. 특히 대중교통으로 간다면 이 구분이 중요합니다. 강릉은 KTX, 춘천은 ITX-청춘과 전철, 속초와 양양은 고속버스나 시외버스 중심으로 움직이는 게 일반적입니다.
처음 강원도여행을 간다면 권역부터 고르기
초보자에게 가장 무난한 권역은 강릉입니다. 서울역이나 청량리역에서 강릉역까지 KTX를 타면 보통 1시간 30분대에서 2시간 안팎으로 도착합니다. 강릉역에 내리면 중앙시장, 월화거리, 안목해변, 경포호 쪽으로 이어지는 동선이 비교적 쉽습니다. 택시를 섞어도 부담이 크지 않고, 버스 노선도 여행객이 자주 가는 곳 위주로 잡기 좋습니다.
춘천은 당일치기 강원도여행에 잘 맞습니다. 청량리나 용산에서 ITX-청춘을 타면 약 1시간대에 닿고, 경춘선 전철을 이용하면 시간은 더 걸리지만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춘천역과 남춘천역 주변으로 닭갈비 골목, 소양강스카이워크, 의암호 산책길을 붙이면 차 없이도 하루 코스가 나옵니다.
속초·양양은 바다 분위기가 확실한 대신, 기차보다 버스 의존도가 높습니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이나 동서울터미널에서 속초까지는 대략 2시간 10분에서 2시간 40분 정도를 잡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주말, 연휴, 여름 성수기에는 도로 상황에 따라 더 걸릴 수 있어서 첫 일정에 예약 식당이나 입장 마감이 있는 곳을 넣으면 살짝 불안합니다.
대중교통으로 갈 때 동선 잡는 방법
대중교통 여행은 ‘역 또는 터미널에서 첫 관광지까지 몇 분인가’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강릉역에서 안목해변까지는 차로 약 15분 안팎, 중앙시장까지는 훨씬 가깝습니다. 그래서 점심 전에 도착한다면 강릉역에서 중앙시장으로 먼저 가고, 오후에 바다 쪽으로 빠지는 흐름이 자연스럽습니다.
반대로 속초는 속초고속버스터미널과 속초시외버스터미널 위치가 서로 다릅니다. 목적지가 속초해수욕장인지, 중앙시장인지, 설악산인지에 따라 내리는 터미널이 달라지면 택시비와 시간이 꽤 차이 납니다. 예매할 때 터미널 이름을 대충 넘기지 말고, 숙소나 첫 목적지와의 거리를 지도에서 한 번 찍어보는 게 좋습니다.
- 강릉: 강릉역 도착 후 중앙시장, 월화거리, 안목해변, 경포호를 묶기 좋음
- 춘천: 춘천역·남춘천역 기준으로 의암호, 명동닭갈비골목, 소양강 쪽 이동이 쉬움
- 속초: 터미널 선택이 중요하고, 설악산을 넣으면 반나절 이상 따로 잡는 편이 편함
- 양양: 서핑 해변과 낙산사, 양양시장 쪽을 묶되 배차 간격을 확인해야 함
자가용으로 간다면 주차와 회차 지점을 먼저 보기
자가용 강원도여행은 자유도가 높지만, 주차가 생각보다 큰 변수입니다. 강릉 안목해변, 경포 일대, 속초 중앙시장 주변은 주말 낮에 주차 시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저는 바다 앞 주차장을 바로 노리기보다 한 블록 뒤쪽 공영주차장을 먼저 찍는 편입니다. 걷는 시간 5분을 쓰고 주차 스트레스를 줄이는 쪽이 낫더라고요.
서울에서 강릉까지는 교통이 괜찮으면 약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속초도 비슷하게 잡을 수 있지만, 금요일 저녁이나 토요일 오전에는 고속도로 진입부터 밀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첫 목적지를 너무 멀리 잡지 말고, 도착 도시 안에서 밥과 산책을 해결하는 코스가 안전합니다.
렌터카를 이용한다면 강릉역이나 춘천역 도착 후 빌리는 방식도 괜찮습니다. 전 구간을 운전하지 않아도 되고, 현지에서 주문진, 정동진, 낙산사, 하조대처럼 버스로 애매한 곳을 편하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다만 겨울에는 대관령, 미시령, 산간 도로의 눈길 변수가 있으니 차량 옵션과 기상 상황을 더 꼼꼼히 봐야 합니다.
1박 2일 코스는 욕심을 줄이면 더 좋다
강원도여행에서 가장 흔한 실수가 강릉과 속초, 춘천을 한 번에 다 넣는 겁니다. 지도상으로는 같은 강원도지만 실제 이동은 다른 여행처럼 느껴집니다. 1박 2일이라면 한 권역을 깊게 보는 편이 만족도가 높습니다.
강릉 중심 코스
첫날은 강릉역 도착, 중앙시장 점심, 월화거리 산책, 안목해변 카페, 저녁은 교동이나 포남동 쪽으로 잡으면 이동이 짧습니다. 둘째 날은 경포호와 오죽헌을 보고, 시간이 남으면 주문진이나 정동진 중 하나만 고르는 식이 좋습니다. 주문진과 정동진을 같은 날 모두 넣으면 사진은 많이 남아도 이동 피로가 큽니다.
속초·양양 중심 코스
첫날 속초 도착 후 중앙시장, 청초호, 속초해수욕장으로 가볍게 움직이고 숙소를 잡습니다. 둘째 날은 설악산 또는 양양 해변 중 하나를 고르는 게 낫습니다. 설악산 케이블카나 등산을 넣으면 날씨와 대기 시간이 변수라서, 그날은 다른 큰 일정을 붙이지 않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춘천 당일 또는 1박 코스
춘천은 이동거리가 짧아서 초보자에게 편합니다. 남춘천역에서 점심을 먹고, 의암호 주변을 걷고, 카페 거리나 소양강 쪽을 붙이면 당일치기로도 충분합니다. 1박을 한다면 다음 날 김유정문학촌이나 강촌 레일바이크를 넣을 수 있는데, 이때는 역 위치가 달라지니 돌아오는 열차 시간을 먼저 맞춰두는 게 좋습니다.
길치도 덜 헤매는 현장 팁
강원도에서는 ‘도보 15분’이 항상 쉬운 15분은 아닙니다. 해변 주변은 평지라 걷기 좋지만, 산 쪽 숙소나 전망대는 경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캐리어가 있으면 역에서 숙소까지 거리가 1km만 넘어도 꽤 피곤합니다. 체크인 전 짐 보관이 되는지 확인하면 일정이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또 하나는 마지막 이동 수단입니다. 낮에는 버스가 있어도 저녁에는 배차가 줄어드는 곳이 있습니다. 특히 양양의 작은 해변, 고성 북쪽, 삼척 외곽은 택시 호출도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숙소 복귀 시간은 지도 예상 시간보다 20~30분 여유를 두는 게 좋습니다.
열차와 버스 시간은 계절과 요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 출발 전에는 코레일, 고속버스 예매 서비스, 시외버스 예매 서비스에서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관광지 운영 시간도 겨울과 여름이 다를 때가 있습니다. 강원도는 날씨가 여행 만족도를 크게 바꾸는 지역이라, 비 예보가 있으면 실내 시장, 카페, 박물관 같은 대체 코스를 하나쯤 넣어두면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강원도여행은 많이 가는 것보다 덜 헤매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릉이면 강릉답게, 속초면 속초답게 하루의 속도를 조금 낮춰야 바다도 보이고 골목도 보입니다. 이동 시간을 줄여둔 여행이 결국 기억에 더 오래 남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