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원작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웹툰보다 일일극 문법이 먼저 보였다

스캔들 원작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웹툰보다 일일극 문법이 먼저 보였다

요즘 KBS 일일드라마를 다시 챙겨보는 분들이 꽤 많아졌습니다. 저도 긴 호흡의 복수극은 몰아서 볼 때와 본방으로 따라갈 때의 맛이 완전히 다르다고 느끼는데, 그중 <스캔들>은 제목부터 검색을 부르는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많은 분이 먼저 묻는 게 있습니다. 스캔들 원작이 웹툰인지, 소설인지, 아니면 해외 드라마 리메이크인지.

먼저 말하면, 2024년 KBS 2TV 일일드라마 <스캔들>은 별도 원작이 공개된 작품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KBS 공개 정보와 작품 소개 기준으로는 원작 웹툰이나 원작 소설 표기가 따로 잡혀 있지 않고, 황순영 작가의 극본으로 소개됩니다. 그러니까 “원작을 먼저 보고 드라마를 보면 이해가 쉽다”는 타입은 아닙니다. 오히려 한국 일일드라마가 오래 쌓아온 복수극 공식 위에서 새로 짠 오리지널 멜로 복수극에 가깝습니다.

스캔들 원작, 왜 자꾸 궁금해질까

<스캔들>을 보다 보면 원작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설정이 꽤 선명합니다. 세상을 가지고 싶었던 여자,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을 거는 여자, 그리고 욕망과 비밀이 한꺼번에 얽히는 구조. 이런 문장은 웹소설이나 웹툰 소개글에서도 자주 보이죠.

하지만 이 드라마의 재미는 원작 IP의 서사를 따라가는 데 있지 않습니다. 일일극 특유의 빠른 사건 배치, 인물 간 감정 충돌, 매회 엔딩에서 다음 회를 누르게 만드는 장치에 있습니다. 총 100부작 안팎의 긴 호흡으로 설계된 작품은 보통 영화처럼 한 번에 감정선을 터뜨리기보다, 인물의 선택을 조금씩 비틀면서 시청자의 분노와 궁금증을 누적시킵니다.

그래서 스캔들 원작을 찾다가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원작이 없다는 건 이미 결말을 알고 따라가는 작품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복수극을 볼 때 “이 인물이 어디까지 무너질까”, “누가 먼저 진실을 알게 될까”를 실시간으로 따라가는 재미가 더 크게 살아납니다.

어떤 이야기인가: 복수극인데 멜로의 체온이 있다

<스캔들>은 장르로 보면 복수, 범죄, 미스터리, 격정 멜로에 걸쳐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격정’이라는 단어입니다. 단순히 누가 누구에게 복수한다는 줄거리만으로는 일일드라마 100회 분량을 끌고 가기 어렵습니다. 결국 오래 버티는 힘은 인물의 감정입니다.

한채영, 한보름, 최웅, 김규선 등이 중심축을 이루고, 성공 욕망과 과거의 상처, 사랑과 배신이 서로 맞물립니다. 사실 이런 드라마는 현실성만 따지면 금방 삐끗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일극은 약간 다른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라기보다, 현실의 감정을 크게 확대해 보여주는 장르에 가깝습니다.

분노가 분노답게 커지고, 후회가 후회답게 늦게 오고, 욕망은 말보다 행동으로 먼저 드러납니다. 그래서 잔잔한 심리극을 기대하면 과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인물들이 몰아치는 에너지를 즐기는 분에게는 꽤 잘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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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원작 드라마와 다른 감상 포인트

요즘은 웹툰 원작 드라마가 워낙 많습니다. 그래서 시청자도 자연스럽게 원작과 비교하면서 봅니다. 캐스팅이 싱크로율이 높은지, 각색이 잘됐는지, 빠진 에피소드가 아쉬운지 같은 식으로요. 그런데 <스캔들>은 그 방식으로 접근하면 재미가 조금 덜합니다.

이 작품은 비교 대상이 원작이 아니라 ‘일일 복수극의 문법’입니다. 이를테면 이런 지점들을 보면 훨씬 잘 보입니다.

  • 인물의 비밀이 너무 빨리 풀리지 않고 회차별로 나뉘어 공개되는지
  • 악역의 욕망이 단순한 악행이 아니라 자기논리로 밀고 나가는지
  • 복수하는 인물이 피해자에만 머물지 않고 선택의 주체가 되는지
  • 멜로 라인이 복수 서사를 방해하지 않고 감정의 압력을 키우는지

이 네 가지가 맞아떨어지면 일일극은 꽤 강한 중독성을 냅니다. 반대로 한 축이라도 헐거우면 “또 같은 전개네”라는 느낌이 빨리 옵니다. <스캔들>은 초반부터 욕망의 방향을 분명히 잡고 들어가기 때문에, 일일극을 오래 봐온 시청자에게는 익숙하면서도 따라갈 명분이 있는 편입니다.

이런 사람에게 잘 맞는다

솔직히 모두에게 추천할 작품은 아닙니다. 대사와 사건이 섬세하게 눌러 담긴 8부작 미니시리즈를 좋아한다면, 일일극 특유의 반복과 과장된 감정 표현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대신 퇴근 후 한 회씩 이어 보면서 인물 관계가 뒤집히는 맛을 즐기는 분에게는 꽤 맞습니다.

특히 <빨강 구두>, <비밀의 여자>, <피도 눈물도 없이> 같은 KBS 일일극 계열을 무리 없이 봤다면 <스캔들>도 흐름을 타기 쉽습니다. 선악 구도가 분명한 드라마, 가족과 사랑과 복수가 한 테이블에 올라오는 이야기, 그리고 “저 사람은 언제 벌받나” 하는 감정으로 보는 작품을 좋아하는 분에게 어울립니다.

반대로 잔잔한 로맨스, 현실 밀착형 직장극, 느린 호흡의 웰메이드 미스터리를 기대한다면 우선순위는 조금 낮춰도 됩니다. <스캔들>은 정교하게 숨을 죽이는 드라마라기보다, 감정을 크게 흔들면서 매일의 긴장을 만드는 쪽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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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없이 보는 관전 포인트

스포일러 없이 말하자면, 이 드라마는 누가 나쁜 사람인지보다 왜 그렇게까지 가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복수극에서 악역은 단순히 벌받기 위해 존재하면 금방 납작해집니다. 그런데 욕망이 사랑, 열등감, 생존 본능과 섞이면 이야기가 훨씬 진해집니다.

<스캔들>을 볼 때는 인물들이 하는 말보다 감추는 것을 보는 편이 좋습니다. 누가 먼저 사실을 알고 있는지, 누가 모르는 척하는지, 어떤 장면에서 유난히 감정이 과해지는지. 이런 부분을 따라가면 회차가 쌓일수록 관계의 결이 보입니다.

스캔들 원작을 찾는 분이라면 결국 “미리 읽을 수 있는 원본이 있나”가 궁금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확인되는 정보만 놓고 보면, 이 작품은 원작을 따로 숙제처럼 챙길 필요가 없습니다. 대신 일일극의 약속을 알고 보면 더 잘 보이는 드라마입니다. 과한 감정, 빠른 반전, 오래 끌고 가는 비밀. 저는 이런 장르가 가끔은 아주 솔직하다고 느낍니다. 사람 마음이 늘 고급스럽게만 움직이는 건 아니니까요.

스캔들 원작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웹툰보다 일일극 문법이 먼저 보였다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