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연금보험 가입 전 반드시 따질 5가지 숫자

변액연금보험 가입 전 반드시 따질 5가지 숫자

1. 원금 보장처럼 들려도 실제 돈의 흐름은 다릅니다

얼마 전 50대 초반 고객이 변액연금보험 증권을 들고 오셨습니다. 10년 넘게 매달 50만 원씩 냈는데, 계좌 평가금액이 납입원금보다 낮아 보여서 깜짝 놀라셨다고 합니다. 상담 자리에서 가장 먼저 확인한 건 수익률이 아니라 사업비, 보증 조건, 연금 개시 시점이었습니다.

변액연금보험은 보험료 일부를 펀드에 투자하고, 나중에 연금 형태로 받는 상품입니다. 이름에 연금이 들어가니 안정적인 상품처럼 느껴지지만, 적립금은 투자 성과에 따라 움직입니다. 다만 상품에 따라 연금 개시 후 최저연금액이나 최저보증금액을 붙여주는 구조가 있습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헷갈립니다. 계좌 평가액이 매일 원금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조건을 만족했을 때 연금 지급 기준을 보증하는 방식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10년 동안 총 6,000만 원을 납입했는데 중간 평가액이 5,400만 원일 수 있습니다. 이때 바로 해지하면 5,400만 원에서 해지공제나 세금까지 반영될 수 있습니다. 반면 약관상 연금 개시 조건을 채우면 납입원금 기준으로 연금 재원을 계산해주는 식의 보증이 붙을 수 있습니다. 같은 원금 보장이라는 말이라도 해지할 때, 연금 받을 때, 사망보험금 받을 때 기준이 서로 다릅니다.

2. 사업비 8%와 펀드 수익률 5%는 같이 봐야 합니다

제가 변액연금보험을 볼 때 가장 먼저 계산하는 숫자는 실제 투자에 들어가는 돈입니다. 월 100만 원을 냈다고 해서 100만 원 전부가 펀드에 들어가는 구조는 아닙니다. 초기에 계약체결비용, 계약관리비용, 위험보험료 등이 빠집니다. 상품과 납입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초기 몇 년간 체감 사업비가 꽤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가령 월 50만 원씩 10년 납입하면 총 납입액은 6,000만 원입니다. 초기에 사업비와 각종 비용으로 평균 7%가 빠진다고 단순 가정하면 420만 원 정도가 비용 성격으로 사라지는 셈입니다. 물론 실제 차감 방식은 매월 다르고 상품별로 다릅니다. 그래도 이 감각은 중요합니다. 펀드가 연 4~5% 수익을 냈더라도 초반 비용이 크면 고객 눈에는 몇 년 동안 제자리걸음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은행 창구나 설계 상담에서 예상 연금액 표를 보면 중간, 고수익 가정이 함께 제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저는 보통 낮은 수익률 가정부터 봅니다. 연 0%, 연 2%, 연 3% 수준에서 10년 뒤 해지환급금과 연금 예상액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변액상품은 장점도 투자에서 나오고 불편함도 투자에서 나옵니다. 숫자가 좋게 나온 표만 보면 상품의 성격을 절반만 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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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0년 비과세만 보고 들어가면 중도해지에서 손해가 커집니다

변액연금보험을 권유받을 때 자주 듣는 말이 10년 유지 시 비과세입니다. 이 말 자체는 중요한 장점입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보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비과세는 수익이 났고, 요건을 지켰고, 긴 시간을 버텼을 때 의미가 큽니다.

현장에서 보면 진짜 문제는 5년 안팎에 생깁니다. 자녀 학자금, 주택 갈아타기, 사업자금, 부모님 병원비처럼 갑자기 큰돈이 필요한 일이 생깁니다. 이때 변액연금보험을 해지하면 투자 손실과 해지공제가 같이 겹칠 수 있습니다. 납입원금 3,000만 원인데 환급금이 2,600만 원으로 찍히는 사례도 상담실에서 드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변액연금보험을 월 저축 전부로 가져가는 방식은 조심스럽게 봅니다. 매달 100만 원을 노후자금으로 모을 수 있다면, 적어도 일부는 예금, 적금, 현금성 자산, 퇴직연금, 개인형 IRP 같은 다른 바구니와 나눠야 합니다. 변액연금보험은 오래 묶어도 되는 돈이어야 합니다. 3년 안에 쓸 가능성이 있는 돈이면 성격이 맞지 않습니다.

4. 연금액은 적립금보다 연금전환율이 더 크게 좌우합니다

많은 분들이 변액연금보험에서 펀드 수익률만 봅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실제 은퇴 시점에는 연금전환율, 보증 방식, 연금 수령 형태가 같이 작동합니다. 같은 1억 원의 적립금이라도 종신형인지, 확정기간형인지, 상속형인지에 따라 매월 받는 돈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65세에 1억 원을 연금 재원으로 전환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20년 확정형으로 단순 나누면 원금만 기준으로 월 약 41만 원입니다. 여기에 운용수익, 비용, 지급 방식이 반영됩니다. 종신형은 오래 살수록 유리할 수 있지만 초기 월 지급액은 확정형보다 낮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확정형은 기간이 끝나면 지급도 끝납니다.

또 하나 봐야 할 숫자는 보증 비용입니다. 최저연금보증, 최저사망보증 같은 장치가 붙으면 마음은 편해지지만 비용이 들어갑니다. 보증이 필요 없는 사람에게는 이 비용이 수익률을 깎는 요인이 됩니다. 반대로 투자 손실이 너무 불안해서 중간에 해지할 가능성이 큰 사람이라면, 애초에 변액연금보험 자체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보증은 공짜 안전벨트가 아니라 비용을 내고 사는 조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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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가입 전 이 4가지는 종이에 써놓고 비교해야 합니다

변액연금보험이 무조건 나쁜 상품은 아닙니다. 장기간 유지할 수 있고, 투자 변동성을 이해하며, 노후 현금흐름을 보험 방식으로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는 역할이 있습니다. 특히 이미 예금과 퇴직연금, 국민연금 기반이 어느 정도 있고 추가 노후자금을 장기로 굴릴 사람이라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가입 전에는 말보다 숫자를 남겨야 합니다. 상담사가 설명한 내용을 듣고 지나가면 나중에 기억이 흐려집니다. 저는 고객에게 아래 네 가지를 꼭 적어오라고 합니다.

  • 월 보험료와 총 납입 예정액
  • 5년, 7년, 10년 시점의 예상 해지환급금
  • 사업비와 보증비용을 뺀 실제 투자 구조
  • 연금 개시 나이별 예상 월 연금액

예를 들어 월 70만 원씩 20년이면 총 납입액은 1억 6,800만 원입니다. 이 숫자를 먼저 봐야 합니다. 생각보다 큰 계약입니다. 그런데 10년 뒤 예상 환급금이 원금 근처에 겨우 도달하는 구조라면, 그 상품은 단기 저축이 아니라 장기 연금 계약입니다. 이 차이를 알고 가입하는 것과 모르고 가입하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가입해도 괜찮은 사람과 피해야 할 사람

가입을 검토해볼 만한 사람은 소득이 안정적이고, 최소 10년 이상 유지할 여력이 있으며, 투자 손실 구간에서도 계약을 성급히 깨지 않을 사람입니다. 노후자금 중 일부를 연금 형태로 강제 분산하고 싶은 분에게도 맞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비상금이 6개월치 생활비도 안 쌓인 상태라면 먼저 현금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대출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을 안고 있으면서 변액연금보험에 큰돈을 넣는 것도 순서가 어긋납니다. 연 7% 대출이자를 내면서 장기 투자상품에 연 5% 기대수익을 바라는 건 계산이 맞지 않습니다.

제가 가족에게 설명한다면 이렇게 말할 것 같습니다. 변액연금보험은 좋은 펀드를 고르는 게임이 아니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계약인지 확인하는 상품입니다. 가입 전에는 예상 수익률보다 해지했을 때 받을 돈, 연금으로 바꿨을 때 매달 들어올 돈, 비용으로 빠지는 돈을 먼저 봐야 합니다. 이 세 숫자가 납득되면 그때부터 상품 비교를 해도 늦지 않습니다.

변액연금보험 가입 전 반드시 따질 5가지 숫자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