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종류 5가지, 국민연금부터 IRP까지 헷갈리지 않는 선택 기준

연금종류 5가지, 국민연금부터 IRP까지 헷갈리지 않는 선택 기준

얼마 전 상담실에 40대 맞벌이 부부가 오셨는데, 두 분이 이미 연금을 네 개나 갖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노후 준비가 거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국민연금은 자동으로 빠져나가니 연금처럼 느끼지 못했고, 회사 퇴직연금은 계좌만 있을 뿐 운용을 안 했고, 연금저축보험은 8년 전에 가입했지만 수익률을 한 번도 확인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사실 연금종류는 이름보다 돈의 성격을 먼저 봐야 합니다. 나라가 주는 연금인지, 회사 퇴직금인지, 내가 세액공제를 받으려고 넣는 돈인지, 집을 담보로 받는 돈인지에 따라 장점과 함정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은행 창구에서도 이 부분을 섞어서 이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1. 공적연금: 국민연금은 기본층입니다

가장 먼저 봐야 할 연금종류는 국민연금입니다. 직장인은 월급에서 보험료가 빠지고 회사가 절반을 부담합니다. 지역가입자나 임의가입자는 본인이 전액을 냅니다. 국민연금은 내가 낸 돈만 돌려받는 계좌가 아니라, 가입기간과 평균소득을 기준으로 평생 지급되는 사회보험에 가깝습니다.

수령 나이는 출생연도에 따라 다릅니다. 1961~1964년생은 만 63세, 1965~1968년생은 만 64세, 1969년생 이후는 만 65세가 기준입니다. 조기노령연금으로 앞당겨 받을 수도 있지만, 1년 빨리 받을 때마다 연금액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늦춰 받으면 일정 비율이 더해집니다.

상담 현장에서 보면 국민연금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월 120만원의 국민연금을 평생 받는다면 단순히 연 1,440만원 현금흐름입니다. 민간 상품으로 이 정도 평생 현금흐름을 만들려면 생각보다 큰 목돈이 필요합니다. 다만 국민연금만으로 생활비 전체를 감당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국민연금은 노후의 바닥을 깔아주는 돈으로 보고, 부족한 금액을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으로 채우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2. 퇴직연금: DB·DC·IRP는 같은 퇴직금이 아닙니다

두 번째 연금종류는 퇴직연금입니다. 여기서 DB, DC, IRP가 자주 헷갈립니다. DB형은 퇴직 시 평균임금과 근속연수로 받을 금액이 정해지는 구조입니다. 운용 책임은 회사 쪽에 있습니다. 임금상승률이 높고, 안정적인 회사에 오래 다닐 가능성이 크다면 DB형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DC형은 회사가 매년 부담금을 넣어주고, 근로자가 직접 운용합니다. 운용 결과가 좋으면 퇴직금이 늘지만, 손실이 나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퇴직연금 안내에서도 DC형과 IRP는 가입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해 운용하는 구조로 설명합니다. 그래서 DC형 계좌를 예금으로만 10년 방치하면 ‘안전했다’고 느낄 수는 있어도 물가상승률을 이기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IRP는 개인형퇴직연금입니다. 퇴직금을 받는 통로이기도 하고, 재직 중 추가 납입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계좌이기도 합니다. 다만 IRP는 중도 인출 요건이 까다롭고, 해지하면 세액공제받은 금액과 운용수익에 기타소득세가 붙을 수 있습니다. 급전이 필요할 가능성이 큰 돈까지 전부 IRP에 넣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 DB형: 임금상승률이 높고 장기근속 가능성이 크면 검토
  • DC형: 직접 운용할 의지와 시간이 있을 때 적합
  • IRP: 퇴직금 보관과 세액공제 목적에 맞지만 유동성은 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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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인연금: 연금저축과 IRP는 세금 계산부터 봐야 합니다

개인이 준비하는 대표적인 연금종류는 연금저축과 IRP입니다. 국세청 안내 기준으로 연금저축은 연 600만원까지, 연금저축과 퇴직연금계좌를 합쳐서는 연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이 됩니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 근로자는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16.5%, 그 초과 구간은 13.2% 수준으로 계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숫자로 보면 감이 빨리 옵니다. 총급여 5,000만원인 직장인이 연금저축에 600만원, IRP에 300만원을 넣어 총 900만원을 채우면 세액공제 효과는 약 148만5천원입니다. 총급여가 7,000만원이라면 같은 900만원 납입 시 약 118만8천원 정도입니다. 은행 상담에서 “연말정산 환급이 크다”는 말은 대체로 이 계산을 뜻합니다.

그런데 세액공제만 보고 가입하면 나중에 불편해집니다. 연금저축과 IRP는 보통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는 구조를 전제로 합니다. 중간에 깨면 16.5% 기타소득세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사회초년생이 비상금도 없는데 월 75만원씩 연금계좌에 넣는 경우를 봅니다. 저는 이런 경우 적어도 6개월 생활비를 먼저 만들고, 그다음 월 10만~20만원부터 시작하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4. 보험사 연금과 주택연금: 이름은 비슷해도 목적이 다릅니다

연금보험, 변액연금, 즉시연금도 연금종류에 들어갑니다. 보험사 연금은 세액공제형 연금저축보험과 비과세 요건을 노리는 일반 연금보험을 구분해야 합니다. 같은 ‘연금보험’이라는 이름이어도 세금 처리와 해지환급금 구조가 다릅니다.

연금저축보험은 세액공제 장점이 있지만, 초기에 사업비가 빠져 단기 해지 시 손해가 날 수 있습니다. 변액연금은 펀드처럼 운용 성과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집니다. 원금보장처럼 들리는 설명을 들어도 약관상 어떤 보증인지, 보증 비용은 얼마인지 봐야 합니다. 7년, 10년 안에 쓸 가능성이 있는 돈이면 보험형 연금은 특히 신중해야 합니다.

주택연금은 성격이 또 다릅니다. 집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또는 일정 기간 매월 돈을 받는 제도입니다. 현금흐름은 부족한데 실거주 주택 자산 비중이 큰 은퇴자에게는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자녀 상속 계획, 이사 가능성, 배우자 거주 안정성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주택금융공사에서 월 지급액 산정 기준을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제 선택은 가족 간 합의가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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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내 상황별 조합은 이렇게 잡는 게 현실적입니다

30대 직장인이라면 국민연금은 유지하고, 회사 퇴직연금이 DC형인지 DB형인지부터 확인하는 게 우선입니다. 세액공제는 연금저축 월 20만~30만원 정도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아직 전세자금, 결혼, 육아, 주택 구입처럼 큰 지출이 남아 있다면 IRP를 무리하게 꽉 채우기보다 현금성 자산을 같이 들고 가야 합니다.

40~50대는 세액공제 한도 활용의 가치가 커집니다. 소득이 안정적이고 자녀 교육비의 고비를 넘겼다면 연금저축 600만원, IRP 포함 900만원 한도를 검토할 만합니다. 다만 이미 보험료 부담이 큰 가정은 기존 연금보험의 해지환급금, 사업비, 예상 연금액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새 상품을 하나 더 넣는 것보다 낡은 상품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돈을 아끼는 길일 때가 많습니다.

은퇴가 가까운 분은 수익률보다 인출 순서가 중요합니다. 국민연금 개시 전까지 버틸 생활비, 퇴직금 일시금 사용 계획, 연금계좌 수령 기간을 같이 맞춰야 합니다. 사적연금은 연간 수령액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과세 방식 선택이 달라질 수 있으니, 무조건 빨리 받기보다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의 연도별 현금흐름표를 만들어 보는 편이 낫습니다.

연금은 많이 가입했다고 좋은 게 아닙니다. 국민연금은 기본 생활비의 바닥, 퇴직연금은 직장생활의 결과물, 연금저축과 IRP는 세금 혜택을 붙인 장기 저축, 주택연금은 집을 현금흐름으로 바꾸는 장치입니다. 이 네 가지를 섞어 보되, 당장 쓸 돈까지 묶지는 않는 것. 제가 상담실에서 가장 자주 드리는 조언도 결국 이 지점에 가깝습니다.

연금종류 5가지, 국민연금부터 IRP까지 헷갈리지 않는 선택 기준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