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는 사람이 보증보험가입 전 확인할 5가지 숫자

전세 사는 사람이 보증보험가입 전 확인할 5가지 숫자

전세 계약서보다 먼저 봐야 할 숫자

얼마 전 가계부 상담을 하다가 보증금 2억 8천만 원짜리 전세 계약을 앞둔 분의 지출표를 같이 봤습니다. 월세가 아니라서 매달 나가는 돈은 적어 보였지만, 사실 그 집의 가장 큰 지출은 이미 보증금으로 묶여 있더라고요. 2억 8천만 원은 월 100만 원씩 23년 넘게 모아야 하는 돈입니다. 그래서 저는 전세 계약을 볼 때 관리비 2만 원 차이보다 보증보험가입 가능 여부를 먼저 봅니다.

보증보험은 집주인이 계약 만료 뒤 보증금을 바로 돌려주지 못할 때를 대비하는 장치입니다. HUG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HF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전세지킴보증, SGI서울보증의 전세금보장 신용보험이 대표적입니다.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가계 입장에서는 내 전세보증금을 지키는 비용이라고 보면 됩니다.

1. 보증금 한도부터 계산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볼 숫자는 전세보증금입니다. HUG 안내 기준으로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수도권 7억 원 이하, 수도권 외 5억 원 이하가 기본 기준입니다. HF 전세지킴보증도 일반 상품은 비슷하게 수도권 7억 원 이하, 수도권 외 5억 원 이하 기준을 둡니다. SGI서울보증은 상품 구조가 다르니 고액 전세라면 별도로 확인할 여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보증금 7억 2천만 원짜리 집을 계약한다면, 단순히 2천만 원 차이가 아닙니다. 특정 보증상품에서는 가입 문턱 밖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6억 9천만 원이라면 보증료는 부담되더라도 가입 검토 자체가 가능합니다. 이 차이는 가계부에서 ‘보험료 몇십만 원’ 문제가 아니라 ‘보증금 전체를 안전장치 안에 넣을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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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집값 대비 빚이 얼마나 있는지 봐야 합니다

보증보험가입에서 많이 막히는 지점은 집주인의 근저당입니다. 등기부등본에 은행 근저당이 크게 잡혀 있으면, 내 보증금이 뒤로 밀릴 수 있습니다. HF 전세지킴보증은 주택가격의 90%에서 선순위채권을 뺀 금액이 임대차보증금 전액보다 커야 한다는 식으로 한도를 봅니다. 말이 어렵지만 가계부식으로 바꾸면 이렇습니다. 집값에서 먼저 가져갈 사람들의 몫을 빼고도 내 보증금이 남아야 합니다.

집값이 4억 원이고 주택가액을 90%로 보면 3억 6천만 원입니다. 여기에 선순위 근저당이 8천만 원 있다면 남는 여력은 2억 8천만 원입니다. 내 전세보증금이 2억 7천만 원이면 숫자로는 여유가 있지만, 3억 원이면 불안해집니다. 실제 심사는 주택유형, 평가 방식, 선순위 임차인 여부까지 보니 단순 계산만 믿으면 안 됩니다. 그래도 계약 전 이 정도 계산을 해보면 위험한 집을 꽤 걸러낼 수 있습니다.

3. 가입 시기는 생각보다 빡빡합니다

보증보험은 계약 끝나기 직전에 떠올리면 늦을 수 있습니다. HUG는 신규 전세계약의 경우 잔금지급일과 전입신고일 중 늦은 날을 기준으로 계약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전에 신청하는 구조입니다. HF도 신규 가입은 임대차계약기간 1년 이상, 계약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전 신청이 중요한 기준입니다.

2년 전세라면 대략 1년 안에 움직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근데 사람 마음이 그렇습니다. 이사하고 커튼 사고, 냉장고 자리 맞추고, 관리비 자동이체 걸다 보면 6개월은 금방 지나갑니다. 저는 이사 비용 가계부를 만들 때 보증보험료 항목을 따로 둡니다. 중개보수, 이사비, 입주청소비와 같은 줄에 넣어야 잊히지 않습니다.

  • 계약 전: 등기부등본, 전세가율, 근저당 확인
  • 잔금일 전후: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챙기기
  • 입주 직후: 보증보험 신청 가능 여부 확인
  • 계약 절반 전: 서류 보완까지 끝낼 시간 남겨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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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보증료는 아깝지만 비교할 대상이 다릅니다

보증료를 보면 순간 아깝습니다. SGI서울보증의 전세금보장 신용보험은 예시로 아파트 연 0.192%, 기타 주택 연 0.218% 같은 요율을 안내합니다. HUG는 보증금 수준, 주택유형, 부채비율 등에 따라 요율이 달라진다고 안내합니다. 실제 금액은 심사와 상품 조건에 따라 달라지니 신청 단계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 예로 보증금 3억 원, 2년 계약, 연 0.15% 수준으로 잡으면 2년 보증료는 약 90만 원입니다. 한 번에 내면 크죠. 하지만 월로 나누면 3만 7천500원입니다. 커피값 줄이라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보증금 3억 원을 지키는 비용과 월 3만 원대 구독료를 같은 감각으로 비교하면 판단이 흐려진다는 뜻입니다.

가계부에서 보험료 항목은 늘 애매합니다. 사고가 안 나면 아깝고, 사고가 나면 너무 고맙습니다. 보증보험료도 비슷합니다. 다만 전세보증금은 자동차 수리비나 병원비보다 단위가 큽니다. 내 통장 인생에서 가장 큰 현금이 걸려 있다면, 아깝다는 감정만으로 뺄 항목은 아닙니다.

5. 서류는 돈을 지키는 체크리스트입니다

보증보험가입에는 서류가 꽤 들어갑니다. HUG는 확정일자 받은 임대차계약서, 전입세대열람내역, 보증금 지급서류, 주민등록등본 등을 기본 서류로 안내합니다. SGI서울보증도 임대차계약서, 등기부등본, 주민등록등본, 전입세대열람원 등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단독이나 다가구는 선순위 임차인 확인이 더 중요해집니다.

저는 이 서류들을 귀찮은 행정 절차라기보다 돈의 위치를 확인하는 영수증으로 봅니다. 확정일자는 내 권리의 날짜를 남기는 일이고, 전입신고는 내가 그 집에 실제로 들어왔다는 표시입니다. 보증금 이체내역은 큰돈이 오간 흔적입니다. 이 셋이 흐릿하면 나중에 설명할 말도 흐릿해집니다.

  • 계약서는 공인중개사를 통한 계약인지 확인
  • 확정일자는 잔금일 전후로 바로 챙기기
  • 보증금은 현금보다 계좌이체로 기록 남기기
  • 등기부등본은 계약 전과 잔금 직전에 한 번씩 보기
  • 다가구주택은 다른 임차인의 보증금 규모도 확인

보증보험가입은 절약보다 먼저인 안전비입니다

생활비를 아끼는 사람일수록 큰돈 나가는 보험료에 예민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10년 넘게 가계부를 쓰다 보니 5천 원, 1만 원 새는 돈이 얼마나 무서운지 압니다. 그런데 전세보증금 앞에서는 기준을 조금 바꿔야 합니다. 몇십만 원을 아끼려다가 몇억 원짜리 불안을 떠안는 선택은 가계부가 원하는 방향이 아닙니다.

보증보험가입이 모든 위험을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가입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그 집이 완벽하다는 뜻도 아닙니다. 그래도 계약 전에 보증금 한도, 집값 대비 부채, 신청 기한, 보증료, 서류를 차례대로 확인하면 적어도 눈감고 들어가는 계약은 피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전세 계약을 앞둔 사람에게 늘 말합니다. 냉장고 크기보다 먼저 내 보증금이 빠져나올 길을 확인하는 게 훨씬 생활 재무에 가깝습니다.

전세 사는 사람이 보증보험가입 전 확인할 5가지 숫자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