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산 은진면의 숨겨진 역사 유적, 익성군 이항령 신도비와 일가 묘역
충청남도 논산시 은진면 용산리의 한적한 시골길 끝자락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장소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조선 왕실의 비극적인 역사를 간직한 익성군 이항령 신도비와 일가 묘역, 그리고 세모재가 위치한 곳으로, 왕실 종친이자 선조의 조카였던 익성군 이항령과 그의 가족들의 사연이 깊게 배어 있는 장소입니다.
익성군 이항령 신도비의 독특한 조형미
묘역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높이 3미터가 넘는 웅장한 익성군 신도비입니다. 이 신도비는 충청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으며, 일반적인 비석과 달리 몸돌과 머릿돌이 하나의 화강암 덩어리로 조각된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비석 상단에는 용과 구름 무늬가 새겨져 있어 당시 왕실 종친의 위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익성군 이항령과 가족들의 비극적 역사
익성군 이항령은 임진왜란 당시 선조 임금을 의주까지 호위하며 충효를 다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1612년 광해군 시절 발생한 '김직재의 옥사' 사건에 연루되어 가문이 풍비박산 나고, 셋째 아들 진릉군은 역모의 누명을 쓰고 열아홉 살에 처형당했습니다. 익성군 이항령 역시 거제도로 유배되어 그곳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억울하게 역적으로 몰린 익성군은 전북 익산에 임시로 묻혔으나, 인조반정 이후 누명을 벗고 1643년에야 논산 은진면의 명당에 안식처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익성군 일가 묘역과 무인석
신도비를 지나면 익성군 이항령과 그의 네 아들이 나란히 잠들어 있는 묘역이 펼쳐집니다. 능선에 층층이 자리한 봉분들은 잘 관리되고 있으며, 익성군 묘 앞에는 무인석 한 쌍이 늠름한 모습으로 묘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 무인석은 17세기 조선 중기의 갑옷과 투구 장식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왕실 종친 묘역의 위엄을 보여줍니다.
익성군의 네 아들인 진산군 이순경, 진천군 이희경, 진릉군 이태경, 진평부정 이승경의 묘도 함께 자리해 있습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비극과 시련을 겪었으나, 결국 이곳에서 함께 안식하고 있습니다.
세모재 익선군 재실의 의미
묘역 앞에는 세모재 익선군 재실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 재실은 전주이씨 익성군파 종중의 전통 목조 건물로, 대대로 선조의 높은 뜻과 덕을 사모하는 깊은 효심을 담고 있습니다. 제향을 준비하고 문중의 대소사를 논의하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논산 역사 여행지로서의 가치
은진면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이 역사 유적은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히 조선 왕실의 한 단면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장소입니다. 역사와 자연을 함께 느끼며 논산의 숨은 매력을 경험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여행지입니다.
| 위치 | 충청남도 논산시 은진면 매죽헌로53번길 5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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