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유산균, 태어나자마자 먹여도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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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유산균, 태어나자마자 먹여도 괜찮을까요?

약국에서 근무하다 보면 출산 선물로 받은 신생아유산균을 들고 와서 물어보시는 보호자분들이 꽤 많습니다. 아기가 배에 힘을 주고 얼굴이 빨개진다, 변을 하루 건너 본다, 밤마다 보챈다며 ‘이제 먹이면 좀 편해질까요?’라고요. 마음은 너무 이해됩니다. 그런데 신생아는 장도, 면역도, 체중도 아직 작아서 성인 유산균 고르듯이 접근하면 안 됩니다.

신생아유산균은 꼭 필요한가요?

먼저 이름부터 조금 나눠서 봐야 합니다. 유산균이라고 부르는 제품은 보통 프로바이오틱스, 즉 살아 있는 미생물을 일정량 섭취하도록 만든 제품입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에서 프로바이오틱스 기능성은 대체로 유산균 증식, 유해균 억제, 배변활동 원활,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 정도로 표시됩니다. 감기 예방, 면역 완성, 아토피 해결 같은 식으로 넓게 말하면 근거보다 광고가 앞선 표현이 됩니다.

건강하게 만삭으로 태어난 아기라면 신생아유산균을 무조건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유나 분유를 잘 먹고, 체중이 늘고, 열이 없고, 소변 기저귀가 충분하다면 변 횟수만으로 장이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모유 수유 아기는 하루에 여러 번 묽게 보기도 하고, 생후 몇 주가 지나면 며칠에 한 번만 보기도 합니다. 변이 부드럽게 나오고 아기가 잘 먹는다면 그 자체가 바로 문제는 아닙니다.

근거가 비교적 있는 경우와 아직 애매한 경우

연구가 조금 더 쌓인 쪽은 영아 산통, 즉 특별한 병 없이 오래 우는 경우입니다. 여러 연구에서 Lactobacillus reuteri DSM 17938 균주가 일부 아기, 특히 모유 수유 아기의 울음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연구에서 자주 쓰인 양은 하루 1억 CFU 수준입니다. 다만 모든 아기에게 똑같이 효과가 난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분유 수유 아기에서는 결과가 더 들쭉날쭉합니다.

제왕절개로 태어났거나 항생제를 썼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유산균을 시작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부분은 더 조심스럽게 봅니다. 장내 미생물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은 맞지만, 어떤 균주를 얼마 동안 먹였을 때 어떤 임상적 이득이 확실한지는 제품마다 다릅니다. ‘균 수가 많다’보다 ‘연구된 균주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Lactobacillus, Bifidobacterium처럼 큰 이름만 보고 고르기보다 뒤에 붙는 균주 코드까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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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먼저 상담해야 하는 아기

신생아유산균은 건강한 아기에게도 가스, 묽은 변, 복부팽만 같은 불편감을 만들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가볍게 지나가지만, 아주 어린 아기에게는 작은 변화도 크게 느껴집니다. 미국 FDA와 미국소아과학회도 미숙아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일률적으로 쓰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안내합니다. 특히 초저체중아, 입원 치료 중인 미숙아는 유산균이 단순 식품처럼 안전하다고 가정하면 곤란합니다.

  • 미숙아, 저체중 출생아, 신생아중환자실 치료를 받은 아기
  • 선천성 심장질환, 장 수술 병력, 짧은창자증후군이 있는 아기
  • 면역저하가 의심되거나 중심정맥관을 사용 중인 아기
  • 열, 처짐, 수유량 감소, 피 섞인 변, 반복 구토가 있는 아기
  • 항생제, 항진균제, 장 관련 약을 복용 중인 아기

이 경우에는 제품을 먼저 먹이고 지켜보는 방식보다 소아청소년과 진료가 먼저입니다. 특히 생후 28일 안쪽의 신생아가 열이 나거나 잘 먹지 못하면 영양제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약국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유산균보다 진료를 먼저 권합니다.

복용량과 먹이는 법에서 많이 틀리는 부분

국내 일반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은 하루 섭취량이 보통 1억에서 100억 CFU 범위로 표시되는 제품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범위가 신생아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처방 용량은 아닙니다. 신생아 제품이라면 포장에 적힌 월령, 1회 방울 수, 하루 횟수를 그대로 따르는 것이 기본이고, 성인용 캡슐을 열어 아주 조금만 먹이는 방식은 권하지 않습니다. 성인용 제품에는 감미료, 부형제, 여러 균주, 프리바이오틱스가 함께 들어가 아기에게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먹일 때는 뜨거운 물이나 막 데운 분유에 바로 섞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살아 있는 균이라 열에 약할 수 있습니다. 분유에 섞는다면 아기가 남기지 않을 소량에 섞는 쪽이 더 정확합니다. 한 병 전체에 넣었다가 절반만 먹으면 실제 섭취량도 절반이 됩니다. 스포이드형 제품은 입에 직접 닿은 스포이드가 병 안으로 다시 들어가지 않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항생제나 비타민D와 같이 먹어도 될까요?

비타민D와 신생아유산균은 보통 같은 날 먹는 것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방울 제형을 여러 개 쓰면 보호자가 용량을 헷갈리기 쉽습니다. 아침에는 비타민D, 저녁에는 유산균처럼 시간을 나누면 실수가 줄어듭니다.

항생제를 복용 중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항생제가 유산균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 보통은 2시간 이상 간격을 두는 방식이 많이 쓰입니다. 그래도 신생아 항생제 복용은 대개 감염 평가와 연결되어 있으니, 병원에서 받은 약이라면 담당 의사나 약사에게 제품명까지 보여주고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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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고를 때 보는 표시

제가 약국에서 보호자에게 같이 확인하는 건 화려한 후기보다 라벨입니다. 첫째, 대상 월령이 신생아 또는 영아로 표시되어 있는지 봅니다. 둘째, 균주명이 끝까지 적혀 있는지 봅니다. 셋째, 하루 섭취량 기준 CFU가 얼마인지 확인합니다. 넷째, 우유, 대두 같은 알레르기 관련 원료와 감미료를 봅니다. 다섯째, 냉장 보관인지 실온 보관인지 확인합니다. 유산균은 보관을 잘못하면 표시된 균수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아기에게 처음 시작한다면 새 분유, 새 비타민, 새 유산균을 같은 날 한꺼번에 바꾸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그래야 변 변화나 피부 발진, 보챔이 생겼을 때 원인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시작 후 물설사가 반복되거나 피가 보이거나, 수유량이 줄거나, 평소보다 축 처진다면 바로 중단하고 진료를 보셔야 합니다.

신생아유산균은 잘 맞는 아기에게는 배변 리듬이나 산통 관리에 작은 보탬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고 어린 아기일수록 ‘좋다는 성분’보다 ‘우리 아기에게 지금 필요한가’가 먼저입니다. 저는 약국에서 늘 같은 말을 드립니다. 제품을 사기 전에 아기의 월령, 출생 주수, 체중 증가, 복용 중인 약을 먼저 놓고 보면 선택이 훨씬 차분해집니다.

신생아유산균, 태어나자마자 먹여도 괜찮을까요?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