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빌딩매매 현장에 같이 가봤더니, 싸 보이는 건물이 더 무서웠습니다

강남빌딩매매 현장에 같이 가봤더니, 싸 보이는 건물이 더 무서웠습니다

얼마 전 삼성동 골목 안쪽 빌딩을 보러 갔는데, 매도인이 제일 먼저 한 말이 “주변보다 싸게 내놨다”였습니다. 10년 넘게 경매장에서 물건을 보다 보니 저는 싸다는 말부터 의심합니다. 강남빌딩매매는 가격표가 큰 시장이라서 5억, 10억 차이가 작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돈이 2년 치 이자이기도 하고 공실을 버티는 체력이기도 합니다.

강남빌딩매매가 어려운 건 비싸서만이 아닙니다

강남 빌딩은 아파트처럼 같은 단지, 같은 평형으로 비교하기가 어렵습니다. 같은 논현동이라도 대로변인지 이면인지, 코너인지 중간 필지인지, 도로 폭이 4m인지 8m인지에 따라 매수자가 보는 값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상업·업무용 거래를 볼 수는 있지만, 신고 자료만 보고 “이 동네는 3.3㎡당 얼마”라고 박아버리면 위험합니다.

예를 들어 대지 70평, 연면적 220평짜리 근린생활시설이 155억에 나왔다고 해보겠습니다. 보증금 8억, 월세 4,800만 원이면 겉으로는 연 5억 7,600만 원입니다. 그런데 공실 한 층, 승강기 교체, 방수 공사, 재산세, 관리 인력, 대출이자를 빼면 손에 남는 돈은 확 줄어듭니다. 강남이라서 안전한 게 아니라, 강남이라도 숫자를 잘못 잡으면 비싼 수업료를 냅니다.

저는 빌딩보다 먼저 땅과 도로를 봅니다

경매 물건을 볼 때 생긴 습관이 있습니다. 건물 외관보다 등기, 대장, 도로, 임차인부터 맞춰봅니다. 강남빌딩매매도 똑같습니다. 리모델링 잘 된 외벽은 눈을 속이지만, 접도 조건이나 위반건축물 표시는 숨기기 어렵습니다.

  • 등기부에서 근저당, 가압류, 지상권, 임차권등기 흔적을 먼저 봅니다.
  • 건축물대장에서 용도, 위반건축물 여부, 사용승인일, 주차대수를 확인합니다.
  • 토지이용계획에서 용도지역, 높이 제한, 도로 저촉 가능성을 봅니다.
  • 임대차계약서와 실제 점유자가 같은지 현장에서 확인합니다.
  • 월세가 시세인지, 일시적으로 높게 맞춘 임대료인지 주변 중개업소를 돌며 대조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상한 물건은 말수가 많아집니다. “원래 다 이렇게 씁니다”, “위반은 나중에 풀면 됩니다”, “세입자는 문제 없습니다” 같은 말이 반복되면 저는 한 걸음 물러납니다. 경매에서도 그랬습니다. 작은 불일치가 나중에 큰 분쟁으로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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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실이라는 말에 제일 많이 속습니다

강남빌딩매매 상담을 하다 보면 초보 매수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만실입니다. 그런데 저는 만실보다 임차인의 질을 더 봅니다. 월세 500만 원짜리 세입자 8팀이 모두 정상 영업 중인지, 보증금이 과하게 낮지 않은지, 권리금 문제로 버티는 임차인이 있는지 봐야 합니다.

월세는 높은데 오래 못 가는 건물

어떤 건물은 매각 직전에 월세를 올려서 수익률을 좋아 보이게 만듭니다. 계약서에는 월세 700만 원이 찍혀 있는데, 실제로는 렌트프리 3개월이 붙어 있거나 관리비를 임대인이 부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숫자는 예쁘지만 현금흐름은 다릅니다.

재건축 기대만 붙은 건물

“나중에 새로 지으면 크게 남는다”는 말도 조심해야 합니다. 신축을 하려면 멸실, 설계, 인허가, 공사비, 금융비용, 공사 기간 공실 손실까지 같이 계산해야 합니다. 150억에 사서 80억 공사를 하는 그림이면, 총투입금은 이미 다른 게임이 됩니다.

한 업종에 기대는 건물

병원, 학원, 유흥, 음식점처럼 특정 업종이 건물 대부분을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잘될 때는 편합니다. 그런데 업종 규제, 민원, 경기 변화가 오면 공실이 한꺼번에 생깁니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 같은 자료로 주변 유동인구와 업종 흐름을 확인하되, 마지막 판단은 현장 냄새와 임차인 면담에서 나옵니다.

대출이 매매가를 바꾸고, 이자가 수익률을 잡아먹습니다

강남빌딩매매는 대출 없이는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은행은 매매가만 보고 돈을 빌려주지 않습니다. 감정가, 임대수익, 차주 신용, 기존 부채, 법인 매출, 금리 흐름을 같이 봅니다. “150억짜리니까 90억은 나오겠지”라는 식으로 계약금을 넣으면 잔금일에 피가 마릅니다.

70억을 빌렸다고 치면 금리 1%포인트 차이만 나도 연 7,000만 원입니다. 월로 나누면 약 583만 원입니다. 세입자 한 팀 월세가 통째로 사라지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저는 매수 전 계산을 할 때 정상 시나리오보다 나쁜 시나리오를 먼저 넣습니다. 공실 10%, 금리 1%포인트 상승, 수선비 1억, 잔금 뒤 6개월 임대 지연을 넣어도 버티는지 봅니다.

세금도 빼놓으면 안 됩니다. 취득세, 중개보수, 법무비, 건물분 부가가치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가능성, 법인과 개인의 보유 구조 차이가 모두 돈입니다. 이 부분은 매년 제도가 바뀌고 케이스가 갈리니 세무사에게 실제 계약 구조로 계산서를 받아야 합니다. 감으로 넘길 금액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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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끝까지 보는 건 매수 뒤 1년입니다

강남이라는 이름은 확실히 힘이 있습니다. 임차 수요도 있고, 땅값 방어력도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름값이 잔금 대출을 대신 갚아주지는 않습니다. 저는 강남빌딩매매를 볼 때 “이 건물이 얼마나 오를까”보다 “내가 1년 동안 사고 없이 버틸 수 있을까”를 먼저 묻습니다.

좋은 빌딩은 화려한 말이 적습니다. 등기와 대장이 맞고, 임차인이 깨끗하고, 월세가 설명되고, 수선 이력이 보이고, 대출 상환표가 무리하지 않습니다. 그런 물건은 처음엔 심심해 보여도 오래 들고 가기 편합니다. 반대로 설명이 긴 물건, 수익률만 앞세우는 물건, 현장과 서류가 어긋나는 물건은 강남 한복판에 있어도 저는 쉽게 손이 안 갑니다.

초보 투자자라면 첫 강남 빌딩에서 크게 이기려 하기보다 크게 다치지 않는 쪽으로 가는 게 맞습니다. 부동산은 한 번 잘못 물리면 빠져나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현장에서 오래 버틴 사람일수록 과감한 사람보다 의심 많은 사람이 결국 오래 갑니다.

강남빌딩매매 현장에 같이 가봤더니, 싸 보이는 건물이 더 무서웠습니다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