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를 위한 집밥 식단 짜는 방법, 냉장고 재료로 5일 버티려면 이렇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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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를 위한 집밥 식단 짜는 방법, 냉장고 재료로 5일 버티려면 이렇게 하세요

요리교실을 하다 보면 레시피보다 식단에서 막히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장을 잔뜩 봐도 이틀 지나면 손이 안 가고, 반대로 재료가 없다고 느껴서 또 배달을 시키는 식이지요. 사실 집밥 식단은 멋진 메뉴 이름보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밥을 먼저 정하고, 단백질을 붙이고, 채소를 소진하는 방향으로 가면 생각보다 덜 흔들립니다.

식단은 메뉴가 아니라 재료 흐름으로 짜야 합니다

처음부터 월요일은 제육볶음, 화요일은 된장찌개처럼 메뉴표를 꽉 채우면 금방 지칩니다. 제가 주방에서 오래 해보니, 식단은 메뉴보다 재료 흐름이 먼저입니다. 예를 들어 애호박 1개를 샀다면 된장찌개에 반 개, 달걀말이에 4분의 1개, 볶음밥에 4분의 1개를 쓰는 식입니다. 이렇게 나누면 재료가 남아서 물러지는 일이 확 줄어요.

집밥 한 끼 기준은 단순하게 잡으면 됩니다. 밥은 성인 1인 기준 지은 밥 150~180g, 단백질은 고기나 생선 80~120g, 두부라면 150g 정도, 채소는 손으로 두 줌이면 충분합니다. 국이나 찌개가 있으면 반찬은 1~2개만 있어도 됩니다. 반찬 5개를 차려야 한다고 생각하면 식단이 일이 됩니다.

5일 식단은 밥, 단백질, 국물 순서로 잡습니다

제가 수업에서 자주 권하는 방식은 5일치만 느슨하게 짜는 겁니다. 7일을 꽉 채우면 주말 약속이나 남은 음식 때문에 어긋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밥 종류를 정합니다. 흰밥, 잡곡밥, 볶음밥, 비빔밥처럼 탄수화물 바탕을 잡고 나면 그 위에 올릴 단백질이 보입니다.

  • 1일차: 흰밥, 간장 닭조림, 오이무침
  • 2일차: 잡곡밥, 두부된장찌개, 김치볶음
  • 3일차: 비빔밥, 달걀프라이, 남은 채소나물
  • 4일차: 흰밥, 고등어구이, 무생채
  • 5일차: 볶음밥, 남은 닭조림 잘게 찢은 것, 김가루

이렇게 짜면 같은 재료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닭조림 국물은 다음 날 감자나 양파를 넣고 살짝 데워 반찬으로 쓰고, 남은 채소는 비빔밥으로 넘깁니다. 식단이 잘 굴러가려면 새 음식을 계속 만드는 게 아니라 남은 음식을 다음 끼니에 덜 지루하게 바꾸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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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기는 2군데보다 1군데에서 끝내는 게 낫습니다

식단을 망치는 지점이 장보기에서 꽤 많이 나옵니다. 싸다고 여러 군데 돌면 양이 늘고, 양이 늘면 손질할 것도 늘어납니다. 초보라면 5일 기준으로 단백질 2종, 채소 4종, 국물 재료 1종이면 충분합니다. 예를 들면 닭다리살 500g, 두부 1모, 애호박 1개, 양파 3개, 오이 2개, 콩나물 1봉, 된장찌개용 멸치나 다시팩 정도면 꽤 많은 끼니가 나옵니다.

대체 재료도 미리 생각해두면 마음이 편합니다. 닭고기가 없으면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400g 정도 쓰면 되고, 두부가 없으면 달걀 3개로 단백질을 채울 수 있습니다. 애호박 대신 양배추를 쓰면 볶음과 국물에 다 들어갑니다. 다만 양배추는 단맛이 강해서 된장찌개에 넣을 때 한 줌만 넣는 게 좋습니다. 많이 넣으면 국물이 묵직해지고 된장 맛이 흐려집니다.

불 세기와 물 양이 식단 지속을 좌우합니다

식단대로 했는데 맛이 안 나면 대부분 간보다 불 세기에서 틀어집니다. 닭조림을 예로 들면 처음부터 약불로 오래 끓이면 잡내가 남고 양념이 겉돌 수 있습니다. 냄비에 닭고기 500g, 물 250ml, 간장 4큰술, 설탕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을 넣었다면 처음 5분은 중강불로 끓여야 합니다. 그다음 양파와 감자를 넣고 중불로 12~15분, 마지막 3분은 뚜껑을 열고 졸이면 윤기가 납니다.

찌개도 물이 많으면 식단이 흐트러집니다. 싱거운 찌개가 남으면 다음 끼니에 손이 잘 안 가거든요. 된장찌개 2인분은 물 500ml에 된장 1큰술 반이 기본입니다. 채소에서 물이 나오니 처음부터 700ml씩 붓지 않는 게 좋습니다. 끓이다 짜면 물을 50ml씩 더하면 되지만, 묽어진 찌개를 되돌리려면 된장을 더 넣게 되고 맛이 탁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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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했을 때는 버티지 말고 방향을 바꿉니다

제가 예전에 가장 많이 실패한 건 남은 반찬을 끝까지 같은 모습으로 먹으려 한 겁니다. 닭조림이 짜면 물을 붓고 다시 끓이기보다 양배추나 숙주를 한 줌 넣고 2분만 볶아 덮밥으로 돌리는 게 낫습니다. 된장찌개가 너무 묽으면 밥을 넣어 죽처럼 끓이고 달걀 1개를 풀면 아침 식단으로 괜찮습니다.

오이무침이 물러졌다면 생으로 다시 먹기보다 김치볶음밥 끝에 잘게 썰어 넣어 산미만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콩나물이 남았는데 숨이 죽었다면 찬물에 5분 담갔다가 물기를 빼고, 참기름 1작은술과 소금 한 꼬집으로 무쳐 바로 먹는 게 낫습니다. 오래 보관하려고 다시 데치면 질감이 더 빠집니다.

집밥 식단은 완벽하게 지키는 계획표가 아닙니다. 냉장고 안에서 먼저 상할 것부터 쓰고, 남은 음식을 다음 끼니에 맞게 살짝 바꾸는 일에 가깝습니다. 하루쯤 어긋나도 괜찮습니다. 그날 남은 밥과 달걀, 김치만 있어도 한 끼는 만들 수 있으니까요. 오래 가는 식단은 대단한 메뉴보다 내 손에 익은 순서에서 나옵니다.

초보자를 위한 집밥 식단 짜는 방법, 냉장고 재료로 5일 버티려면 이렇게 하세요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