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호이안에 다시 갔을 때, 저는 일부러 야시장 근처 숙소를 피하고 논길과 해변 사이에 있는 조용한 호이안리조트를 골랐습니다. 유명한 등불 거리까지는 차로 10분 남짓 걸렸지만, 아침에 문을 열면 오토바이 소리보다 닭 우는 소리와 물 주는 소리가 먼저 들렸어요.
구시가지 바로 앞보다 한 발 물러난 숙소
호이안은 작아 보여도 머무는 위치에 따라 여행의 결이 꽤 달라집니다. 구시가지 안쪽은 밤이 예쁘고 편하지만, 저녁 6시 이후에는 단체 여행객과 사진 찍는 사람들로 골목이 금방 빽빽해집니다. 반대로 안방 해변, 짜꿰 채소마을, 깜탄 쪽에 있는 리조트는 조금 불편한 대신 하루가 천천히 흘러갑니다.
베트남관광청과 현지 관광 안내소 기준으로 안방 해변과 짜꿰 마을은 구시가지에서 약 3km 안팎, 깜탄 마을은 약 5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숫자로 보면 멀지 않은데, 막상 자전거로 지나가면 풍경이 완전히 바뀝니다. 노란 담장 대신 논, 기념품 가게 대신 작은 식당, 호객 소리 대신 바구니배가 물살을 가르는 소리가 남습니다.
내가 묵어보니 좋았던 호이안리조트 위치
안방 해변 근처
안방 쪽 호이안리조트는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가장 편합니다. 낮에는 관광객이 제법 있지만, 이른 아침 6시 반쯤 나가면 분위기가 전혀 달라요. 동네 어르신들이 모래 위를 걷고, 작은 해변 식당에서는 숯불을 준비합니다. 해변 중심부에서 5분만 옆으로 빠져도 의자가 드문드문 놓인 조용한 구간이 나옵니다.
짜꿰 채소마을 주변
짜꿰 쪽은 바다와 구시가지의 중간쯤입니다. 저는 이 위치가 제일 호이안답다고 느꼈습니다. 낮에는 허브 냄새가 나고, 해가 기울면 밭 사이 길이 부드럽게 어두워집니다. 리조트 규모는 대형보다 부티크형이 많아 수영장도 크지 않은 편인데, 그 덕분에 투숙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느낌이 덜했습니다.
깜탄 마을과 코코넛 숲 근처
깜탄은 조금 더 로컬한 분위기입니다. 코코넛 숲 체험으로 알려져 있지만, 중심 시간대를 피하면 의외로 조용합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투어 차량이 많고, 그 전후 시간에는 강가 골목이 한산합니다. 이쪽 호이안리조트는 객실에서 물길이나 정원을 바라보는 구조가 많아, 숙소 안에서 쉬는 시간이 여행의 큰 부분이 됩니다.
조용한 숙소를 고를 때 본 것들
사진만 보고 고르면 수영장이 예쁜 곳에 마음이 기울기 쉽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위치와 동선이 더 중요했습니다. 저는 예약 전에 지도에서 구시가지까지의 거리, 큰 도로와의 간격, 주변에 늦게까지 음악을 트는 바가 있는지 먼저 봤습니다. 리조트가 아무리 좋아도 밤마다 스피커 소리가 울리면 쉬러 간 기분이 금방 흐려집니다.
- 구시가지까지 차로 10~15분 거리면 충분히 편했습니다.
- 무료 자전거가 있으면 아침 산책 동선이 훨씬 좋아집니다.
- 해변 바로 앞보다 골목 안쪽 2~3분 거리가 더 조용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 조식당 규모가 너무 큰 곳은 단체 손님이 있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 수영장은 넓이보다 그늘과 이용 시간이 더 중요했습니다.
솔직히 호이안리조트는 화려한 시설보다 ‘내가 언제 조용해질 수 있는가’가 더 크게 남았습니다. 하루 종일 밖을 돌아다닌 뒤, 숙소로 돌아와 젖은 슬리퍼를 문 앞에 벗어두고 작은 테라스에 앉는 시간. 그 시간이 좋으면 숙소 선택은 거의 성공입니다.
사람 적은 시간에 움직이는 법
호이안의 한적함은 장소보다 시간에 더 많이 숨어 있습니다. 구시가지는 오전 8시 전, 안방 해변은 오전 7시 전, 짜꿰 마을은 해 질 무렵이 좋았습니다. 같은 골목도 낮에는 관광지처럼 보이고, 아침에는 누군가의 생활공간처럼 보입니다. 저는 그 차이가 좋아서 자주 일찍 나갔습니다.
리조트에서 구시가지까지는 셔틀보다 그랩이나 자전거가 더 자유로웠습니다. 다만 한낮에는 햇빛이 강해서 자전거 이동이 생각보다 지칩니다. 저는 오전에 자전거를 타고, 오후에는 숙소 수영장이나 그늘진 카페에 머물렀습니다. 밤에는 등불 거리보다 강 건너 조용한 골목을 걸었고, 작은 노점에서 사탕수수 주스를 마셨습니다.
호이안에서 리조트는 목적지가 아니라 리듬이었다
호이안리조트를 찾는다면 제 취향으로는 구시가지 한복판보다 한 걸음 떨어진 곳을 권하고 싶습니다. 편의점이 바로 앞에 없고, 늦은 밤 이동이 조금 번거로울 수는 있습니다. 그래도 아침에 논길을 걷고, 낮에는 바다 바람을 맞고, 저녁에는 오래된 골목으로 천천히 들어가는 흐름이 생깁니다.
여행이 꼭 많이 보는 일이어야 한다면 이런 숙소는 조금 심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호이안의 생활감, 물가의 습도, 골목 끝에서 들리는 냄비 소리 같은 것을 좋아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저는 다음에도 호이안에 간다면 유명한 리조트 이름보다 주변 길의 표정을 먼저 볼 것 같습니다. 그게 이 도시와 조금 더 조용히 가까워지는 방법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