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보험 가입 전 가계부로 걸러낸 5가지 체크포인트

종합보험 가입 전 가계부로 걸러낸 5가지 체크포인트

얼마 전 오래된 가계부를 넘기다가 보험료 칸에서 손이 멈췄습니다. 2016년에는 월 7만 원이던 보장성 보험료가 어느새 23만 원까지 올라가 있더라고요. 처음부터 과하게 든 것도 아니었습니다. 실비 하나, 암 진단비 하나, 운전자 특약 하나씩 붙이다 보니 종합보험이라는 이름 아래 매달 빠져나가는 돈이 커진 경우였습니다.

종합보험은 나쁜 상품이 아닙니다. 흩어진 보장을 한 번에 묶을 수 있고, 병원비나 사고 위험을 대비하는 데 편합니다. 다만 가계부를 오래 써보면 알게 됩니다. 보험은 가입할 때보다 3년, 5년 뒤에도 부담 없이 유지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1. 월 보험료는 소득이 아니라 생활비 기준으로 본다

종합보험 상담을 받으면 보통 월 소득을 기준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저는 가계부에서는 소득보다 고정생활비를 먼저 봅니다. 월급이 350만 원이어도 주거비, 대출, 식비, 교육비가 이미 300만 원이면 보험료 20만 원은 꽤 무거운 숫자입니다.

예를 들어 한 달 생활비가 280만 원인 집에서 보장성 보험료가 28만 원이면 10%입니다. 이 비율이 무조건 틀렸다는 뜻은 아니지만, 저축이 거의 안 되는 집이라면 먼저 멈춰서 봐야 합니다. 보험료는 카드값처럼 줄였다 늘렸다 하기 어렵고, 중간에 해지하면 손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비상금이 3개월치도 없다면 보험료를 키우기 전에 현금부터 만든다.
  • 월 보험료는 최소 5년간 유지 가능한 금액으로 잡는다.
  • 보장 금액보다 자동이체일의 통장 잔고를 먼저 본다.

2. 종합보험은 보장 이름보다 중복 여부가 먼저다

종합보험 설계서를 보면 질병입원일당, 상해입원일당, 수술비, 골절진단비, 암진단비처럼 항목이 길게 나옵니다. 이름이 많으면 든든해 보이지만, 이미 다른 보험에서 같은 보장을 갖고 있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저도 예전에 가족 보험을 펼쳐놓고 보니 입원일당이 세 군데에 나뉘어 있었습니다. 각각은 월 4천 원, 6천 원, 9천 원이라 작아 보였는데 합치니 월 1만9천 원이었습니다. 1년이면 22만8천 원입니다. 이 돈이 10년이면 228만 원이고, 그 사이 한 번도 입원하지 않았다면 체감상 꽤 큰 비용입니다.

중복이 모두 나쁜 건 아닙니다. 진단비처럼 여러 곳에서 각각 받을 수 있는 보장도 있고, 실손처럼 실제 손해 범위 안에서 처리되는 보장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입 전에는 기존 보험 목록을 먼저 꺼내야 합니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운영하는 내보험찾아줌 같은 서비스에서 가입 내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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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갱신형 특약은 현재 가격만 보고 고르면 위험하다

종합보험에서 가장 자주 놓치는 부분이 갱신형 특약입니다. 처음 보험료가 낮아서 좋아 보이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보험료가 오를 수 있습니다. 특히 30대에는 별 느낌이 없지만 50대 이후에는 가계부에서 존재감이 커질 수 있습니다.

제가 실제로 본 사례가 있습니다. 40대 부부가 월 16만 원짜리 종합보험을 들었는데, 그중 갱신형 특약 비중이 절반 가까이 됐습니다. 가입 당시에는 괜찮았지만 10년 뒤 예상 보험료를 받아보니 월 25만 원 이상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이러면 보험을 잘 든 게 아니라 미래 생활비에 새 고정비를 예약한 셈입니다.

갱신형을 볼 때 적어두는 숫자

  • 현재 보험료
  • 다음 갱신 시점
  • 60세 전후 예상 보험료
  • 80세까지 납입해야 하는 총액

이 네 가지를 적어두면 판단이 훨씬 현실적으로 됩니다. 월 3만 원이 싼지 비싼지는 지금 통장만 보고는 잘 모릅니다. 20년 동안 내야 하는 돈으로 보면 표정이 달라집니다.

4. 특약은 많이 넣기보다 큰 위험부터 채운다

종합보험을 고를 때 저는 작은 특약을 많이 붙이는 방식보다, 집안 경제가 흔들릴 만한 큰 위험을 먼저 봅니다. 암, 뇌혈관, 심장질환, 후유장해, 배상책임처럼 한 번 생기면 생활비에 충격을 주는 항목입니다.

반대로 통원비 몇만 원, 생활 속 작은 사고 보장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가계가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예산이 넉넉하면 챙길 수 있지만, 월 보험료를 줄여야 하는 집이라면 우선순위를 나눠야 합니다. 저는 이걸 냉정하게 보는 편입니다. 보험은 모든 불편을 없애는 장치가 아니라,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을 버티게 해주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보험료 예산이 월 12만 원인데 설계안이 18만 원으로 나왔다면, 작은 특약부터 빼보는 게 좋습니다. 월 6만 원 차이는 1년에 72만 원입니다. 이 돈이면 가족 치과비, 자동차 보험료 일부, 명절비를 꽤 덜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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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가입 전 3개월 가계부로 유지 가능성을 확인한다

종합보험은 설명을 들을 때보다 자동이체가 시작된 뒤가 진짜입니다. 그래서 저는 바로 가입하기보다 최근 3개월 가계부를 봅니다. 식비가 매달 초과되는지, 카드값이 들쑥날쑥한지, 비정기 지출이 얼마나 자주 터지는지 확인합니다.

가계부에서 매달 남는 돈이 40만 원인데 새 보험료가 15만 원이면 단순 계산으로는 가능해 보입니다. 그런데 명절, 자동차 정비, 부모님 용돈, 아이 학원비 증액 같은 비정기 지출이 월평균 20만 원쯤 있다면 실제 여유는 20만 원입니다. 이때 보험료 15만 원은 꽤 빡빡합니다.

제가 권하는 방식은 간단합니다. 새 보험료를 바로 내기 전에 3개월 동안 그 금액을 따로 모아보는 겁니다. 월 15만 원짜리 종합보험을 생각한다면 3개월 동안 매달 15만 원을 별도 통장에 넣어봅니다. 생활이 버거워지지 않으면 그때 가입을 검토해도 늦지 않습니다. 반대로 두 달 만에 손을 대게 된다면 보험료가 높은 겁니다.

내 돈에 맞는 종합보험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좋은 종합보험은 보장이 화려한 상품이 아니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보험료 때문에 저축이 멈추고, 카드값이 늘고, 비상금이 사라진다면 보장을 갖고도 생활은 불안해집니다.

저는 종합보험을 볼 때 설계서보다 가계부를 먼저 폅니다. 우리 집이 감당할 수 있는 월 납입액, 이미 가진 보장, 앞으로 오를 수 있는 보험료를 같이 봐야 숫자가 현실이 됩니다. 불안해서 더 넣는 보험보다, 생활을 지키면서 오래 가져갈 수 있는 보험이 결국 잔고에도 마음에도 덜 무겁습니다.

종합보험 가입 전 가계부로 걸러낸 5가지 체크포인트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