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원고택, 사진만 보고 갔다가 놓치기 쉬운 것들

아원고택, 사진만 보고 갔다가 놓치기 쉬운 것들

얼마 전 완주 여행 코스를 보다가 아원고택 사진에서 한참 멈췄다. 한옥 지붕 뒤로 종남산이 조용히 걸려 있고, 현대식 갤러리와 오래된 고택이 한 화면에 같이 들어오는 그 느낌이 꽤 묘했다. 그런데 사진만 보면 감성 여행지 같지만, 실제로는 운영 방식과 관람 동선이 조금 독특한 곳이다.

그냥 한옥 카페라고 생각하면 살짝 다르다

아원고택은 전북 완주군 소양면 오성한옥마을에 있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이름의 아원은 나의 정원, 우리의 정원이라는 뜻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 진주에 있던 약 250년 된 한옥을 옮겨오고, 그 주변에 현대적인 미술관과 생활 공간을 더해 만든 곳이라 분위기가 꽤 선명하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옛집을 그대로 보여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원갤러리, 고택, 마당, 산자락 풍경이 한 덩어리처럼 이어진다. 그래서 한옥만 기대하고 가면 의외로 현대 건축의 비중이 크게 느껴지고, 반대로 미술관만 기대하면 고택의 툇마루와 마당에서 시간을 더 쓰게 된다.

입장료가 있는 이유를 알고 가야 덜 당황한다

아원고택은 숙박객만 들어가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현재 공개 안내 기준으로는 관람 시간 안에 방문해 갤러리와 고택 일부를 볼 수 있다. 다만 무료 산책 코스는 아니다. 입장료가 있고 음료는 별도로 계산하는 방식이라, 카페 한 잔 마시러 들르는 느낌으로 가면 가격이 크게 느껴질 수 있다.

공식 안내 기준으로 아원갤러리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아원고택은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된다고 되어 있다. 입장 마감 시간도 따로 있으니 늦은 오후에 급하게 가는 일정은 아깝다. 또 8세 미만 아이는 입장이 제한되는 노키즈존 안내가 있으니 가족 여행이라면 이 부분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 조용히 건축과 풍경을 보는 데 관심이 있으면 만족도가 높다.
  • 아이와 함께 뛰어놀 공간을 기대하면 맞지 않을 수 있다.
  • 사진만 빠르게 찍고 나오기에는 입장료가 조금 아깝게 느껴질 수 있다.
  • 20명 이상 단체는 사전 문의가 필요하다고 안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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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촬영지라는 말보다 공간 자체가 더 오래 남는다

아원고택이 널리 알려진 계기 중 하나는 BTS의 2019 서머 패키지 촬영이다. 그래서 팬들에게는 완주 여행 코스에서 꽤 상징적인 장소다. 그런데 막상 장소의 매력은 유명 촬영지라는 문구보다 공간의 대비에서 나온다. 낮은 한옥, 넓게 비워진 마당, 콘크리트로 만든 갤러리, 멀리 보이는 산이 서로 튀지 않고 같이 놓여 있다.

사진으로 많이 보이는 포인트는 고택 툇마루와 마당, 지붕 위로 물과 잔디가 이어지는 장면, 갤러리 안쪽의 차분한 공간이다. 다만 사람이 많은 시간에는 원하는 구도로 오래 찍기 어렵다. 조용한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주말 한가운데보다는 평일이나 이른 시간대가 훨씬 낫다. 솔직히 이런 곳은 사람이 적을 때와 많을 때의 체감이 완전히 다르다.

완주 여행 코스에 넣을 때는 속도를 낮추는 게 좋다

아원고택은 전주에서 함께 묶기 좋은 위치라 당일치기 코스에 자주 들어간다. 근처에는 오성한옥마을, 소양고택, 송광사, 위봉산성 같은 장소가 있어 반나절 이상을 완주 쪽에 두고 움직이면 동선이 편하다. 문제는 욕심이다. 전주 한옥마을까지 같이 넣고, 완주 카페도 넣고, 촬영지까지 전부 찍으려 하면 아원고택의 고요한 맛이 흐려진다.

개인적으로는 아원고택을 사진 명소보다 쉬어 가는 장소로 보는 쪽이 더 맞다고 느낀다. 입장료를 냈으니 많이 봐야 한다는 마음보다, 마당 한쪽에서 산을 보고 갤러리의 온도 차를 느끼는 식이다. 한옥은 가까이서 볼수록 나무의 결, 처마의 그림자, 문살 사이 빛 같은 작은 것들이 보인다.

이런 사람에게 특히 잘 맞는다

  • 한옥과 현대 건축이 섞인 공간을 좋아하는 사람
  • 조용한 완주 여행지를 찾는 사람
  • BTS 촬영지를 따라가되 너무 붐비는 관광지는 피하고 싶은 사람
  • 카페보다 공간 감상에 돈을 쓰는 편이 덜 아까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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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 전 체크하면 좋은 작은 부분들

아원고택은 예쁜 사진만 보고 즉흥 방문하기보다, 운영 시간과 관람 가능 구역을 확인하고 가는 편이 낫다. 특히 숙박 공간과 관람 공간이 함께 있는 곳이라 모든 곳을 마음대로 둘러보는 구조는 아니다. 사적인 공간을 조심해 주는 분위기가 이 장소의 고요함을 지키는 데도 필요하다.

또 하나는 신발과 옷차림이다. 돌길과 계단, 마당을 오가게 되니 너무 불편한 신발은 피하는 게 좋다. 사진을 생각한다면 화려한 옷보다 흰색, 남색, 회색처럼 차분한 색이 한옥 배경과 잘 맞는다. 비 오는 날에는 분위기가 더 깊어질 수 있지만 이동이 불편할 수 있으니 우산보다 양손이 편한 우비나 작은 방수 가방이 은근히 유용하다.

아원고택은 막 신나는 여행지는 아니다. 대신 조용히 걷다가 어느 순간 발걸음이 느려지는 쪽에 가깝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입장료가 비싸게 느껴지고, 또 누군가에게는 완주까지 간 이유가 되는 장소가 된다. 나는 이런 공간일수록 기대치를 살짝 낮추고 가는 편이 더 좋다고 본다. 유명해서 간다기보다, 잠깐 다른 속도로 머물러 보러 간다는 마음이면 아원고택의 매력이 훨씬 또렷하게 남는다.

아원고택, 사진만 보고 갔다가 놓치기 쉬운 것들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