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박스오피스 기록을 다시 보는데, 예전엔 당연히 상위권이라고 생각했던 영화들이 2026년 신작들 때문에 한두 칸씩 밀려나 있더군요. 천만 영화는 단순히 많이 본 영화 목록이라기보다, 그해 극장 분위기와 관객 취향이 같이 남아 있는 기록에 가깝습니다.
2026년 기준 천만영화 판도는 어떻게 바뀌었나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보면, 2026년에는 왕과 사는 남자와 오디세이가 천만 영화 목록에 새로 들어오면서 전체 순위가 꽤 흔들렸습니다. 특히 왕과 사는 남자는 약 1,693만 명을 모으며 역대 2위권까지 올라섰고, 명량의 1위 기록만은 아직 버티고 있습니다.
천만 영화는 현재 총 35편 안팎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재개봉 포함 여부, 월마감 공식통계 반영 시점, 2004년 이전 배급사 집계 영화 포함 여부에 따라 세부 숫자는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순위를 볼 때는 숫자 하나하나보다 어느 구간에 어떤 영화가 모여 있는지를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상위권 순위는 이렇게 보면 편합니다
- 1위 명량 - 약 1,762만 명, 아직도 전체 1위
- 2위 왕과 사는 남자 - 약 1,693만 명, 2026년 최대 흥행작
- 3위 극한직업 - 약 1,627만 명, 코미디 영화 흥행의 대표 사례
- 4위 신과함께-죄와 벌 - 약 1,441만 명
- 5위 국제시장 - 약 1,427만 명
- 6위 아바타 - 재개봉 포함 집계에서 약 1,400만 명대
- 7위 어벤져스: 엔드게임 - 약 1,398만 명
- 8위 겨울왕국 2 - 약 1,377만 명
- 9위 베테랑 - 약 1,341만 명
- 10위 서울의 봄 - 약 1,313만 명
상위 10편만 놓고 봐도 꽤 흥미롭습니다. 사극, 코미디, 가족 드라마, 슈퍼히어로, 애니메이션, 정치 드라마가 한 줄에 섞여 있습니다. 극장 흥행은 장르 하나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가족 단위 관람, 입소문, 명절·방학 시즌, 재관람 욕구, 대형관 포맷까지 한꺼번에 맞아야 천만을 넘깁니다.
11위권부터 보이는 흐름도 중요합니다
11위권 아래로 내려가면 괴물, 도둑들, 7번방의 선물, 알라딘, 암살, 범죄도시2 같은 작품들이 촘촘하게 붙어 있습니다. 이 구간은 대략 1,270만 명에서 1,300만 명 초반대라서, 재개봉이나 장기 상영 여부에 따라 체감 순위가 바뀌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광해, 왕이 된 남자, 왕의 남자, 신과함께-인과 연, 택시운전사, 파묘, 오디세이, 태극기 휘날리며, 부산행 등이 이어집니다. 특히 파묘와 오디세이는 팬데믹 이후에도 관객이 극장으로 돌아올 만한 이유가 있으면 천만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사례입니다.
왜 순위가 자료마다 다르게 보일까요?
사실 천만영화 순위를 검색하다 보면 같은 영화인데 관객수가 조금씩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기준 차이입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의 역대 박스오피스는 전일 집계와 보정, 재개봉 누적 상영분이 반영될 수 있고, 공식통계는 월마감·연마감 기준으로 반영 시점이 느릴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2004년 이전 영화입니다.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처럼 통합전산망이 지금처럼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전의 영화는 배급사 집계와 공식 기록을 함께 봐야 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자동 표 하나만 보면 한국 영화사의 중요한 천만 영화가 빠져 보일 때도 있습니다.
관람 전에 보면 좋은 포인트는 따로 있습니다
숫자가 높다고 모두 같은 흥행은 아닙니다
명량과 왕과 사는 남자는 역사·시대극의 강한 대중성을 보여줍니다. 극한직업은 부담 없이 웃고 나오는 코미디의 힘을 보여줬고, 겨울왕국 2와 알라딘은 가족 관객과 반복 관람이 얼마나 큰지 보여준 편입니다. 오디세이처럼 대형관 체험이 중요한 영화는 일반 상영보다 아이맥스나 특별관 수요가 순위 상승에 큰 영향을 줍니다.
천만 영화는 시대 분위기를 같이 봐야 합니다
서울의 봄, 택시운전사, 변호인처럼 사회적 관심이 관람으로 이어진 영화도 있고, 범죄도시 시리즈처럼 캐릭터 브랜드가 흥행을 밀어 올린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천만이라도 관객이 극장에 간 이유는 꽤 다릅니다. 그래서 순위를 볼 때는 장르, 개봉 시기, 입소문 방향을 같이 보는 게 훨씬 재미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의 관심사가 명량의 1위 기록보다, 다음 천만 영화가 어떤 장르에서 나올지에 더 가 있습니다. 2026년에 사극과 대형 외화가 동시에 천만을 넘긴 흐름을 보면, 관객은 여전히 극장에서 봐야 한다고 느끼는 작품에는 꽤 확실하게 반응합니다. 결국 숫자 뒤에 남는 건 그 영화를 극장에서 같이 봤던 사람들의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