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성특례시 장안면에서 기업과 행정복지 현장을 잇는 정기적인 나눔이 이어지고 있다. 펜스 부속 자재 업체 큐에스메탈을 운영하는 박혜숙 대표가 시작한 사랑나눔박스는 지역 업체들의 동참으로 월 20상자 규모까지 늘었다.
한 업체의 기부로 출발한 사랑나눔박스는 서흥공구와 세한이 힘을 보태면서 장안면 세 업체가 함께하는 나눔으로 확장됐다. 생필품과 식품을 담은 상자는 장안면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전달되고 있다.
2006년 창업과 함께 품은 나눔
박 대표는 2006년 처음 창업한 뒤 장안면에서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큐에스메탈은 울타리에 쓰이는 펜스 부속 자재를 생산하고 수입해 유통하는 업체다.
사업을 시작할 당시부터 좋은 일에 참여하고 싶었다는 박 대표의 첫 후원 대상은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던 조손가정의 형제였다. 당시 형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었고 동생은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박 대표는 두 형제가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들어갈 때 교복을 지원하고 매달 용돈도 보냈다. 후원은 두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약 7년 동안 이어졌다. 이후에는 북한이탈주민 대학생 한 명에게 졸업할 때까지 용돈을 지원했다.
법무보호복지공단을 통한 후원도 계속하고 있다. 출소 후 교육과 취업 지원이 필요한 이들을 돕는 후원으로, 동생의 권유를 받아 시작한 뒤 인터뷰 당시 7년에서 8년째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달 채워지는 사랑나눔박스
사랑나눔박스 기부는 2022년 5월 시작됐다. 큐에스메탈이 매달 상자에 생활필수품을 채워 장안면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상자에는 세제와 치약, 칫솔 같은 생활용품이 담긴다. 혼자 생활하는 어르신들이 식사를 준비하기 어려울 때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즉석밥과 라면도 함께 넣는다.
사랑나눔박스는 생활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을 한 상자에 고르게 담아 정기적으로 전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회성 물품 지원에 그치지 않고 매달 같은 방식으로 준비해 지역 복지 현장과 연결하고 있다.
| 구분 | 나눔 내용 |
|---|---|
| 큐에스메탈 | 사랑나눔박스를 처음 월 10상자로 시작해 생필품과 식품을 준비 |
| 서흥공구 | 매달 20만 원을 보태 사랑나눔박스 확대에 동참 |
| 세한 | 금비 물티슈를 매달 2상자씩 지원 |
| 공동 나눔 규모 | 매달 사랑나눔박스 20상자를 마련해 장안면 행정복지센터에 전달 |
세 업체가 함께 만든 20상자
사랑나눔박스는 큐에스메탈이 월 10상자로 시작했다. 이후 취지에 공감한 장안면 업체들이 하나씩 참여하면서 규모가 커졌다.
서흥공구는 매달 2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세한은 금비 물티슈를 매달 2상자씩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사랑나눔박스에는 물티슈 2개가 들어가며, 현재 큐에스메탈을 포함한 장안면 세 업체가 월 20상자를 함께 마련하고 있다.
완성된 상자는 매달 장안면 행정복지센터로 전달된다. 복지 담당자들은 도움이 필요한 가정을 찾아갈 때 사랑나눔박스를 가지고 방문한다. 지역 업체가 물품과 비용을 보태고, 행정복지센터가 복지 현장에서 필요한 가정에 전달하는 구조다.
박 대표에 따르면 복지 담당자들은 지원이 필요한 가정을 빈손으로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반겼고, 상자를 받은 주민들도 고마움을 나타냈다.
한 통의 편지가 남긴 보람
박 대표가 기억하는 보람 가운데 하나는 처음 후원했던 형제 중 한 아이가 대학에 진학한 뒤 보내온 편지다. 편지에는 사회의 일원으로 잘 성장해 자신도 어려운 이웃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는 뜻이 담겼다.
짧은 손편지였지만 박 대표에게는 오랜 후원의 의미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한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 작은 힘이라도 보탰다는 사실에서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사랑나눔박스가 물품을 넘어 마음의 위로가 된 사례도 있었다. 나눔에 참여한 업체에서 근무하다 개인 사정으로 퇴사한 직원의 가정을 면사무소 관계자가 사랑나눔박스와 함께 방문한 일이었다.
해당 직원은 자신이 다녔던 회사가 이런 나눔을 하는 줄 몰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박 대표는 어려운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누군가에게는 정서적인 위로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배운 나눔
꾸준한 기부의 바탕에는 박 대표가 어린 시절 가족에게서 본 생활 속 나눔이 자리하고 있다. 농사를 지었던 부모는 6남매를 키우며 넉넉하지 않은 살림을 꾸렸지만, 가을걷이가 끝나면 빠짐없이 꾸러미를 만들었다.
사촌과 조카, 형편이 어려운 친척들에게 보낼 농산물과 물품을 하나씩 챙겨 포장했다. 박 대표는 이런 모습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나눔이 특별한 행사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졌다고 설명했다.
사업 초기부터 기부를 시작할 수 있었던 배경도 여기에 있다. 사업이 잠시 어려웠던 시기에도 후원 규모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꾸준함을 지탱한 감사
박 대표가 힘들거나 기쁠 때 떠올리는 말은 “항상 감사하라”이다. 불평할 일을 찾으면 끝이 없지만, 감사할 일을 살피면 주변의 많은 일이 감사의 이유가 된다는 생각이다.
사랑나눔박스를 만들 수 있는 여건과 그 일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 나눔의 마음을 품게 된 것까지 감사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형편이 완전히 나아진 뒤에 기부하겠다고 미루기보다 가능한 범위에서 먼저 시작하는 실천으로 이어졌다.
작은 금액도 누군가에게는 큰 힘
박 대표는 기부를 망설이는 이유로 자신의 도움이 너무 작다고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이 대신할 것이라고 여기는 마음을 꼽았다. 형편이 좋아지면 시작하겠다는 생각으로 미루는 경우도 있다고 봤다.
그러나 직접 시작하고 나면 그동안 미룬 시간을 아쉽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자신에게 작아 보이는 물품이나 금액도 필요한 사람에게는 큰 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갑 속 만 원이 친구와 커피 한 잔을 마시면 사라지는 돈일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눔의 크기를 먼저 계산하기보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경력의 공백 뒤 발견한 힘
박 대표는 결혼 전 6년 동안 직장생활을 했다. 결혼과 육아로 7년을 쉰 뒤 다시 약 6년 동안 직장에 다니다가 자신의 사업을 시작했다.
직장에 다닐 때는 맡은 일을 위해 있는 힘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상사들은 더 해보라고 독려했다. 당시에는 그 요구가 버겁게 느껴졌다고 한다.
사업을 시작한 뒤에는 자신에게도 미처 꺼내지 않은 힘이 남아 있었다는 점을 알게 됐다. 박 대표는 이를 물 위에 드러난 부분은 20%이고 물 아래에는 80%가 잠겨 있다는 빙산에 빗대어 설명했다.
직장생활과 육아로 인한 경력 공백, 재취업과 창업을 차례로 거치면서 누구에게나 아직 발견하지 못한 역량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했다는 이야기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선순환
박 대표가 주변에 자주 전하는 말은 도움을 준 사람에게서 반드시 보답받으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신이 A를 도우면 A가 B를 돕고, B가 다시 C를 돕는 식으로 선의가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도움이 처음 출발한 자리로 곧바로 돌아오지 않더라도 나눔의 흐름은 다른 사람을 거쳐 계속될 수 있다. 박 대표 역시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좋은 일을 이어가다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 때가 온다고 설명했다.
장안면 사랑나눔박스도 이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큐에스메탈의 월 10상자로 시작된 나눔에 서흥공구와 세한이 동참했고, 이제는 세 업체가 매달 20상자를 마련한다. 행정복지센터 복지 담당자들은 이 상자를 도움이 필요한 가정으로 전달하고 있다.
기업 한 곳의 작은 시작이 지역 업체의 참여와 행정복지 현장의 전달을 만나 꾸준한 나눔으로 이어지고 있다. 장안면에서 매달 채워지는 20개의 상자는 작은 실천도 이웃의 생활과 마음에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장소 정보
큐에스메탈은 경기도 화성시 만세구 장안면 화곡로 128-13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