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교육장에서 아이오닉5N을 계약했다는 수강생을 만났습니다. 표정은 들떠 있었는데, 제가 먼저 물은 건 출력이 아니라 “평소에 오른발을 얼마나 부드럽게 쓰느냐”였습니다. 이 차는 재미있는 차가 맞습니다. 다만 재미와 방심 사이가 아주 짧습니다.
아이오닉5N은 현대자동차 N 제원 기준으로 N 그린 부스트 사용 시 최고출력 650마력,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4초가 제시되는 고성능 전기차입니다. 배터리는 84kWh, 타이어는 275/35R21, 최고속도는 시속 260km로 안내됩니다. 숫자만 보면 서킷 장비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등록하면 똑같이 도로교통법을 받는 승용차입니다.
아이오닉5N은 빠른 차보다 반응이 즉각적인 차입니다
초보 운전자들이 고성능차에서 제일 많이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최고속도보다 출발 반응입니다. 전기차는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기를 기다리는 느낌이 적고, 페달을 밟는 순간 힘이 바로 나옵니다. 아이오닉5N처럼 출력이 큰 차는 차선 합류, 유턴 후 가속, 지하주차장 경사로에서 운전자의 습관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운전학원에서 오래 보면 사고 직전의 운전자는 대부분 “많이 밟았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본인은 조금 눌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차가 이미 앞차와 거리를 줄여버립니다. 그래서 아이오닉5N을 처음 타면 스포츠 모드부터 누르기보다 에코 또는 노멀에서 1주일은 발끝 감각을 익히는 게 낫습니다.
- 출발할 때는 페달을 한 번에 누르지 말고 3단계로 나눠 밟습니다.
- 차선 변경 전에는 가속보다 후방 확인을 먼저 끝냅니다.
- 동승자가 몸을 젖힐 정도의 가속은 일반도로에서 이미 과합니다.
- 비 오는 날, 겨울철, 지하주차장 바닥에서는 출력보다 타이어 접지가 먼저입니다.
과속 단속 기준은 차 성능을 봐주지 않습니다
사실 아이오닉5N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고속도로보다 제한속도 50km 도심 도로일 때가 많습니다. 시속 50km 도로에서 80km로 달리면 운전자는 “조금 빠르다”고 느낄 수 있지만, 법 기준으로는 20km/h 초과 40km/h 이하 구간입니다. 승용차 기준 범칙금 6만원, 벌점 15점이 붙습니다. 무인단속 과태료는 보통 7만원이고 벌점은 붙지 않는 구조입니다.
도로교통법 시행령 기준으로 승용차 속도위반은 대략 이렇게 기억하면 됩니다. 20km/h 이하 초과는 범칙금 3만원, 과태료 4만원입니다. 20km/h 초과 40km/h 이하는 범칙금 6만원과 벌점 15점, 과태료 7만원입니다. 40km/h 초과 60km/h 이하는 범칙금 9만원과 벌점 30점, 과태료 10만원입니다. 60km/h를 넘게 초과하면 범칙금 12만원과 벌점 60점, 과태료 13만원까지 올라갑니다.
여기서 금액보다 무서운 건 벌점입니다. 벌점 40점 이상이면 면허정지 처분 대상이 됩니다. 60km/h 초과 한 번이면 이미 60점입니다. 제한속도를 80km/h 넘게 초과하면 단순 통고처분을 넘어 벌금이나 구류와 벌점 80점 영역으로 들어가고, 100km/h 초과는 벌점 100점까지 갑니다. 650마력은 단속표 앞에서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N 모드는 장소를 가려서 써야 합니다
아이오닉5N에는 N 그린 부스트, N e-시프트, N 액티브 사운드,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 같은 기능이 있습니다. 운전 재미를 위한 장비인 건 맞습니다. 근데 일반도로에서 그 기능을 전부 시험하려는 순간, 안전운전이 아니라 과시운전으로 바뀝니다.
특히 드리프트성 주행, 급가속, 급제동, 차로 사이를 반복해서 파고드는 운전은 단순히 “운전이 거칠다”로 끝나지 않습니다. 도로교통법상 난폭운전은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속도위반, 안전거리 미확보, 급제동, 진로변경 위반, 정당한 사유 없는 소음 발생 같은 행위가 반복되거나 이어져 위험을 만들 때 문제가 됩니다. 고성능 전기차라고 예외가 생기지 않습니다.
저라면 일반도로에서는 N 모드를 ‘상시 모드’로 두지 않습니다. 한적한 길에서도 시야가 열려 있고, 노면이 마른 상태이며, 앞차와 보행자 변수가 없을 때 짧게 반응만 확인하는 정도가 맞습니다. 차의 한계를 보는 장소는 도로가 아니라 서킷입니다. 이 차를 제대로 즐기려면 오히려 장소를 구분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회생제동과 브레이크 감각을 따로 연습해야 합니다
아이오닉5N은 강한 회생제동과 큰 브레이크 시스템을 갖춘 차입니다. 현대자동차 N 안내에는 회생제동 감속이 최대 0.6G까지 제시되고, 전륜 4피스톤 400mm, 후륜 1피스톤 360mm 제동 시스템이 들어갑니다. 숫자로는 든든합니다. 그런데 운전자는 그 힘을 제대로 예측해야 합니다.
회생제동이 강하면 뒤차 입장에서는 앞차가 생각보다 빨리 감속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정체 구간에서 페달을 거칠게 떼면 차가 툭툭 멈추는 식으로 움직입니다. 운전자는 편할 수 있지만 뒤차와 동승자는 불안합니다. 초반에는 회생제동 단계를 낮춰서 차가 굴러가는 감각부터 익히고, 그다음 강한 단계로 올리는 편이 안전합니다.
- 처음 500km는 가속보다 감속 감각을 먼저 익힙니다.
- 회생제동 강도를 바꾼 날은 차간거리를 평소보다 더 둡니다.
- 타이어 공기압과 마모 상태를 월 1회 확인합니다.
- 겨울철에는 여름용 고성능 타이어 특성을 반드시 고려합니다.
초보 운전자는 세팅을 고정해 두는 게 낫습니다
아이오닉5N은 세팅할 수 있는 항목이 많습니다. 그만큼 운전자가 매번 다른 차처럼 느낄 수도 있습니다. 초보나 장롱면허에서 다시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여러 모드를 오가면 안 됩니다. 같은 길, 같은 시간, 같은 모드로 반복해야 차폭과 제동거리, 페달 반응이 몸에 들어옵니다.
처음 한 달 운전 순서
첫째, 출퇴근이나 생활 반경의 제한속도를 먼저 외웁니다. 둘째, 내비게이션 안내보다 표지판을 먼저 보는 습관을 둡니다. 셋째, 고속화도로 합류는 가속보다 옆 차선 흐름 확인을 먼저 합니다. 넷째, 비상제동 연습은 공터나 안전한 교육장에서만 합니다.
고성능차를 조심해서 타라는 말이 재미없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현장에서 본 운전 잘하는 사람들은 차를 억누르는 사람이 아니라, 언제 힘을 쓰면 안 되는지 아는 사람입니다. 아이오닉5N은 제대로 다루면 즐거운 차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면허를 막 딴 사람처럼 기본부터 다시 잡고 타는 게 맞습니다. 빠른 차일수록 운전자의 습관이 제일 먼저 드러납니다.
